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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소문 포럼] 스타트업 원더랜드, 동남아

최지영 산업 부디렉터

최지영 산업 부디렉터

중앙일보는 올해 초 ‘규제OUT’ 시리즈를 통해 동남아시아와 한국의 스타트업 현장을 찾았다. ‘뛰어가는 동남아, 기어가는 한국’. 규제에 가로막혀 신음하는 한국 스타트업과, 탈규제·무규제 환경에 힘입어 쭉쭉 뻗고 있는 동남아 스타트업의 대비되는 현실은 이렇게 요약됐다. 1년이 지났다. 국내 현실은 변한 게 없다. 데이터 3법, 의료법 등 각종 규제에 막힌 스타트업 상당수는 구상하던 사업 모델을 접었는가 하면, 돈줄이 말라 고사 직전이다.
 
반면 동남아 스타트업 시장은 뜨겁다 못해 끓어 넘치고 있다. 하지만 동남아 시장은 BAT(바이두, 알리바바, 텐센트)로 대표되는 중국 IT기업의 놀이터가 된 지 꽤 됐다. 알리바바는 동남아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 라자다를 인수하는데 1조1300억원을 쏟아부었고, 인도네시아 전자상거래 기업 토코피디아와부칼라팍에도 투자했다. 텐센트는 싱가포르 전자상거래 업체 쇼피의 모회사 시(Sea), 인도네시아 차량 공유업체 고젝, 필리핀 온라인 교육업체 ABC360, 태국의 우카비U와시눅에도 거액을 넣었다. 글로벌 컨설팅 기업 맥킨지에 따르면 아시아는 전 세계 스타트업 투자의 41%를 차지하고, 이 중 약 70%가 아시아 역내에서 이뤄지고 있다. 돈이 아시아에서 아시아로 오가고 있다는 거다.
 
BAT가 동남아를 노리는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다. ①6억5000만명의 세계 3위 거대 시장인데 평균 연력은 29세로 젊고 ②스마트폰 보급률이 급속도로 늘고 있는 데다가 ③신용카드 등이 자리 잡지 않은 현금 사회란 점이 매력적일 것으로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CB인사이츠는 봤다. 물론 동남아 곳곳에 뿌리를 내리고 있는 화교 네트워크의 든든한 지원을 등에 업을 수 있는 것도 무시할 수 없는 요인이다.
 
카카오·미래에셋·현대차 등 동남아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한국 대기업이 있긴 하지만 중국에 비하면 미약한 수준이라 할 수밖에 없다.
 
이런 와중에 몇 년 전부터 동남아의 보석 같은 가치를 알아보고 현지에 뛰어들어 스타트업을 일군 한국 젊은이들이 있다. <중앙일보 12월 3일자 B1면> K뷰티, K패션에 특화한 e커머스 업체들부터 한국의 앞선 IT 기술을 활용한 물류와 인사 관리 시스템 등 사업 영역도 다양하다. 동남아에 지사를 만든 것이 아닌, 처음부터 동남아 시장을 노리고 현지에 회사를 차린 진정한 ‘글로벌 시민’이다. 이해진·김범수 등 한국 IT를 이끄는 창업자들이 86·87학번인 반면, 이들은 1986~87년 태어난 밀레니얼 세대가 대부분이란 점이 더욱 특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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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에겐 낯선 나라에서 처음 창업하는 일이 전혀 두렵지 않았다. 든든한 자산은 동남아에서 일해 본 자신의 경험이다. “외국인이 창업해서 성공한 케이스가 많아 두렵지 않았다”(마니아 기반 e커머스 아이템쿠 김성진 대표), “레드 오션이 아닌 블루오션에서 혁신적이고 창의적인 플레이를 해보고 싶었다”(K패션 쇼핑몰 쇼퍼블 김은희 대표)는 다부진 각오를 밝힌다.
 
이들이 한결같이 동남아서 시작한 K스타트업에 대한 한국 정부의 지원이 부족하다는 걸 지적하는 건 씁쓸하다. 오히려 외국인에게 개방적인 현지 스타트업 기관들로부터 적극적인 도움을 받았다고 한다. K스타트업이 동남아에서 든든히 자리를 잡는다면, 한국에서 관련 시스템을 연구&개발(R&D)하거나 한국 제품 수출 같은 부수 효과를 톡톡히 얻을 수 있다는 점에서 더 아쉽다.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우뚝 솟긴 힘들겠지만, 동남아에서 성공하긴 상대적으로 쉬울 수 있다. 국내에서 창업하는 스타트업에만 관심을 기울였던 한국 정부의 지원 체계가 이참에 바뀌어야 한다.
 
최지영 산업 부디렉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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