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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보다 무거운 클라리넷 부는 조성호, "힘과 음색 포기 못해"

일본 도쿄 필하모닉의 클라리넷 수석인 조성호. 한국예술종합학교를 졸업하고 베를린에서 유학 후 일본 오케스트라에 입단했다. [사진 강태욱/목프로덕션]

일본 도쿄 필하모닉의 클라리넷 수석인 조성호. 한국예술종합학교를 졸업하고 베를린에서 유학 후 일본 오케스트라에 입단했다. [사진 강태욱/목프로덕션]

“오페라 연주를 이렇게 많이 할 줄은 몰랐다. 오페라마다 클라리넷이 이 정도로 많이 나오는 줄도 몰랐고….”
클라리네티스트 조성호(34)는 2017년부터 도쿄 필하모닉의 종신 수석으로 연주하고 있다. 연간 공연 150여회로 워낙 바쁜 오케스트라다. 6일 서울에서 만난 조성호는 “한 해 10편, 70회 정도 오페라 연주를 하고 있다”고 했다. 일본이 배경인 푸치니 ‘나비부인’은 2년 동안 30번 넘게 연주했을 정도다.

도쿄 필하모닉 수석 연주자, 13일 한국 독주회

 
“게다가 오페라 작품들에서 클라리넷이 중요하지 않은 순간이 없다. 악기가 맡은 솔로 부분도 많고, 독창 아리아가 나올 때마다 클라리넷이 같이 노래한다. 내 자리 양옆에 오보에와 플루트 주자가 앉아있는데 그중에 나만 악기를 불고 있는 경우가 많다.” 그는 “그럴 때마다 악기를 잘못 선택했나 생각하게 될 정도”라 너스레를 떨었다.
 
“음악대학 다닐 때 학생 오페라에 참여해본 것이 경험의 전부였던” 조성호는 2년 동안 집중적으로 오페라를 탐험했다. 이제 오페라에 푹 빠진 그는 13일 서울에서 오페라의 노래를 주제로 한 독주회를 연다. 베르디 오페라 ‘일 트로바토레’의 주제로 작곡가 바시가 만든 디베르티멘토, 베르디 ‘라 트리바이타’에 의한 로브렐리오의 환상곡, 마스카니 ‘카발레리아 루스티카나’에 의한 환상곡 등이다.
 
“교향곡에 비해 오페라는 감정적인 노동이다. 줄거리, 등장인물들의 심리, 배경을 다 따라가야 하고 오케스트라 안의 다른 악기뿐 아니라 가수들의 악보까지 다 알고 있어야 연주할 수 있다.” 조성호는 생소했던 오페라에서 느끼게 된 재미를 독주회에서 청중에 전달하려 한다. 오페라를 주제로 후대의 작곡가들이 만든 곡에는 오페라 전체의 스토리와 분위기가 들어가 있다.
 
이런 재해석 작품의 또 다른 특징은 기교다. 오페라라는 재료를 가진 작곡가들은 연주자의 많은 기량을 보여줄 수 있는 음악을 만들었다. 조성호는 “보통 독주회에서 한 두 곡 정도 넣어 연주하긴 하지만 전체를 이렇게 한 경우는 없었다. 아무래도 기교가 많이 필요한 곡들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조성호의 연주 욕심은 새로운 일이 아니다. 그는 독주 악기로서 클라리넷의 장점을 알리기를 원한다. “음역대도 4옥타브를 넘나들며 음색이 다양하고, 사람의 목소리와 닮은 느낌도 있는 악기”라고 했다. 그는 “오케스트라 오디션을 볼 때도 독주자처럼 악기를 불었고, 지금도 독주 활동을 최대한 많이 하려 한다”고 말했다.
 
이런 욕심 때문에 악기도 묵직한 것을 쓰고 있다. 조성호가 쓰는 악기인 셀머(Selmer) 클라리넷은 1㎏이다. 다수의 클라리네티스트가 사용하는 부페 크람폰(Buffet Crampon)는 800g 정도. 조성호는 “불과 200g이지만 몇시간씩 들고 연주를 하다보면 큰 차이로 느껴지고, 악기가 큰만큼 호흡의 압력도 세야 하기 때문에 어렵다”고 했다. 그도 대학교에 다닐 때야 악기를 셀머로 바꿨다. “다른 악기에 비해 두껍고 어두운 소리가 난다. 무엇보다 나의 힘을 가장 잘 받을 수 있는 악기다. 오케스트라에서 불 때도 소리가 더 돋보인다.”
 
그는 “음색 때문에 악기를 셀머로 바꿨다가 다시 부페 크람폰으로 돌아간 연주자도 많다”고 했다. 하지만 그는 힘과 소리를 유지하기 위해 이 “인체공학적이지 않은” 악기를 계속 사용하고 있다. 프랑스의 셀머 본사가 그에게 악기를 무상 지급했을 정도로 전세계에서도 몇 안 되는 셀머 아티스트다. 이처럼 천생 독주자인 조성호의 독주회는 13일 오후 8시 서울 예술의전당 IBK챔버홀에서 열린다.
 
김호정 기자 wisehj@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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