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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살 종이박스 소년이 울렸다…코트 내놓은 아일랜드 시민들

노숙자들을 위한 의복들이 줄지어 걸려있는 아일랜드 더블린의 하페니 다리에서 한 시민이 의복을 걸고 있다. [사진 트위터]

노숙자들을 위한 의복들이 줄지어 걸려있는 아일랜드 더블린의 하페니 다리에서 한 시민이 의복을 걸고 있다. [사진 트위터]

아일랜드 수도 더블린의 명물인 하페니 다리에 각양각색의 옷들이 줄줄이 걸려있다. 두터운 점퍼, 자켓, 번듯한 코트 등 종류도 다양하다. 언뜻보면 플리마켓이라도 열린 것 같지만, 이것은 사실 노숙자들을 위한 더블린의 시민들의 크리스마스 선물이다. 이들은 추운 겨울을 보내고 있는 노숙자들이 크리스마스만이라도 온기를 느낄수 있도록 각자의 옷들을 자발적으로 걸어놓은 것이다.
한 시민이 하페니 다리 위에 걸린 의복들을 바라보고 있다. [사진 트위터]

한 시민이 하페니 다리 위에 걸린 의복들을 바라보고 있다. [사진 트위터]

 

[서소문사진관]

'웜 포 윈터'(Warm For Winter) 캠페인이라 불리는 이 자선 활동은 패트릭 프라이어스라는 한 더블린 시민에 의해 시작돼 SNS를 통해 확산됐다. 그는 늘어나는 더블린의 노숙자들에 대한 걱정에서 이 캠페인을 시작했다고 현지 매체를 통해 밝혔다. 하페니 다리의 난간에 노숙자들이 입을 수 있을 만한 겉옷, 장갑, 목도리 등을 걸어두는 이 캠페인은 온오프라인 상에서 공감을 불러일으켰고, 다리위에는 노숙자들을 위한 다양한 옷들이 걸려졌다. 또한 옷들 옆에는 "필요하다면 한벌 가져가세요, 돕고 싶다면 한벌 걸어주세요"라고 적힌 메모도 붙여졌다. 더블린 시민들은 이 캠페인이 이웃과 사람들간의 정을 나누는 성탄절의 의미를 되새기게 한다고 반겼다.
하페니 다리에 붙여진 메모. 웜포윈터의 해쉬태그와 함께 '필요하다면 한벌 가져가세요, 돕고 싶다면 한벌 걸어주세요'라고 적혀있다. [사진 트위터]

하페니 다리에 붙여진 메모. 웜포윈터의 해쉬태그와 함께 '필요하다면 한벌 가져가세요, 돕고 싶다면 한벌 걸어주세요'라고 적혀있다. [사진 트위터]

 
그러나 이 자선 활동은 시의회에 의해 지난 7일(현지시간) 강제 수거 됐다. 시 의회는 매일 수천 명이 오가는 하페니 다리의 보행자들의 혼선을 막고, 안전 사고를 방지 하기위해 옷들을 수거했다고 밝혔다. 또 비가 오면 의복들이 망가질수도 있으니, 관련 기관을 통해 노숙자들에게 의복을 나눠주겠다고 덧붙였다.
지난 7일 시 의회 관계자가 하페니 다리에 걸린 의복들을 수거하고 있다. [사진 트위터]

지난 7일 시 의회 관계자가 하페니 다리에 걸린 의복들을 수거하고 있다. [사진 트위터]

 
하지만 더블린 시민들은 의회의 이 조치가 다리를 지나는 관광객들로부터 해마다 늘어나는 노숙자들의 숫자를 감추기 위한 방편에 불과하다고 보고 SNS상에서 거센 비난을 이어갔다. PJ Maguire Kavanagh라는 한 누리꾼은 시의 이런 방편에 대해 "그들의 의도는 도시의 노숙자 문제를 숨기기 위한 것 뿐"이라 밝혔다.
    
템플바 가와 리피가를 잇는 하페니 다리는 관광객을 비롯해 지역 주민 수천명이 매일 오고간다. [사진 트위터]

템플바 가와 리피가를 잇는 하페니 다리는 관광객을 비롯해 지역 주민 수천명이 매일 오고간다. [사진 트위터]

가디언이 파악한 현지 정부의 노숙자 통계에 따르면 아일랜드의 수도인 더블린에서만 1만514명이 일정한 거주 지역이 없이 생활하고 있다고 한다. 또 이중 어린이들만 3800명이라 한다. 지난 10월에는 5살짜리 소년이 종이박스를 깔고앉아 길거리에서 음식을 먹는 모습을 담긴 사진이 공개되어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눈이 내리는 하페니 다리 위에서 한 노숙인이 구걸을 하고 있다. [사진 트위터]

눈이 내리는 하페니 다리 위에서 한 노숙인이 구걸을 하고 있다. [사진 트위터]

1816년에 놓여진 더블린의 명소 하페니 다리. [사진 트위터]

1816년에 놓여진 더블린의 명소 하페니 다리. [사진 트위터]

 
하페니 다리는 아일랜드 더블린 리피강에 있는 보행자 전용 다리이다. 아일랜드의 첫 번째 철제교량으로 1816년에 건립되었다. 템플바 지역과 리피가 를 연결한다. 폭 3.66m, 길이 43m의 아치형의 다리로, 주철로 된 난간이 있고 양쪽 난간을 잇는 3개의 램프장식이 있다. 건립 당시의 이름은 웰링턴 공작의 이름을 딴 웰링턴 교였으나 이후에 리피교로 변경되었다. 흔히 하페니교로도 불리는데, 이는 다리를 세운 후부터 1919년까지 약 100년 동안 다리 이용료로 2분의 1페니(half penny)의 돈을 받은 것에서 유래한다. 
하페니 다리의 야경. [사진 트위터]

하페니 다리의 야경. [사진 트위터]

 
우상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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