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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발암 아동 패딩’ 환불·사과는 두곳뿐…적발 뒤에도 온라인서 판매


한국소비자원(이하 소비자원)이 발암 물질이 기준치를 초과해 검출된 유·아동 의류 브랜드를 적발했으나 사건 발생 나흘이 지나도록 온라인에서 해당 제품이 판매된 것으로 드러났다. 또 문제가 된 6개 브랜드 중 공식 홈페이지에 사과문과 환불 방법 등을 올린 브랜드는 두 곳뿐인 것으로 나타났다.

 
발암 물질이 기준치를 초과한 베네통키즈의 패딩이 쿠팡에서 판매되고 있는 모습. 베네통키즈와 쿠팡은 본지 취재가 시작된 9일 오후 판매를 중단했다고 밝혔다. [IS포토]

발암 물질이 기준치를 초과한 베네통키즈의 패딩이 쿠팡에서 판매되고 있는 모습. 베네통키즈와 쿠팡은 본지 취재가 시작된 9일 오후 판매를 중단했다고 밝혔다. [IS포토]


유·아동 옷에서 발암 물질…환불·사과는 딱 두 곳만  
 
소비자원은 지난 5일 시중에 유통·판매 중인 아동용 겨울 점퍼 13개 제품을 조사한 결과 6개 제품의 모자에 부착된 천연 모(너구리 털·여우 털)에서 안전기준(75㎎/㎏ 이하)을 초과하는 폼알데하이드가 검출됐다고 밝혔다.  

폼알데하이드는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가 발암 물질로 분류한 물질이다.
 
유·아동은 아직 면역체계가 완성되지 않아 유해 물질에 노출될 경우 발병 위험이 높다. 소비자원이 유·아동 관련 제품의 안전 및 유해성 여부를 밝히는 데 공을 들이는 이유다.  

발암 물질 검출 소식이 전해지면서 큰 파문이 일었다.  

소비자원에 적발된 브랜드는 디스커버리 익스페디션 키즈·블루독·베네통키즈·네파키즈·탑텐키즈·페리미츠 등 6개였다. 대부분 인지도가 높은 고급 브랜드다. 겨울용 점퍼의 경우 평균 가격이 10만~30만원 대에 이른다.  

해당 브랜드에서 자녀의 옷을 구매한 부모의 충격도 컸다. 온라인 '맘카페'와 블로그 등에는 ‘유명한 브랜드라 믿고 샀는데 당했다’, ‘비싼 옷이라 좋을 줄 알고 샀는데 너무 무섭다’, ‘이미 옷을 입혔는데 괜찮을까’라는 내용의 글이 수없이 올라왔다. 

피해자는 있는데 해당 브랜드의 제대로 된 공식 사과는 없다. 이번에 적발된 6개 브랜드 중 공식 홈페이지에 사과문과 환불 방법을 게시한 곳은 블루독과 네파키즈뿐이었다.

블루독 측은 폼알데하이드가 검출됐다는 소식이 전해진 이튿날인 6일 안내문을 올리고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며 해당 모델을 전량 수거했으나 구매 고객을 대상으로 AS 및 교환, 환불을 진행 중이라고 했다.  

블루독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소비자원의 결과와 차이가 있어 제품의 안정성을 보다 철저히 확인하기 위해 추가적인 검사를 진행하기로 했다. 심려를 끼쳐드린 점 사과한다"고 재차 고개를 숙였다.  

블루독은 어린 자녀를 둔 부모는 상당수가 알고 있는 브랜드다. 평소 해당 브랜드를 자주 이용하던 부모들은 블루독의 사과와 상황 설명을 보고 안도할 수 있었다.

그러나 9일 본지 확인 결과, 블루독을 제외하고 디스커버리 익스페디션 키즈·베네통키즈·탑텐키즈·페리미츠 등 4개 브랜드는 공식 홈페이지에 사과문이나 환불 방법을 게시하지 않았다. 베네통키즈는 취재가 시작되자 뒤늦게 사과문을 올렸다.

다만 디스커버리 익스페디션 등은 제품을 구매한 고객들에게 일일이 전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일부 오프라인 매장에 환불 관련 내용을 게시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소비자는 자신이 산 물건이 문제가 있다는 점을 인지하면 해당 브랜드의 공식 홈페이지부터 간다.  

공식 사과를 하지 않으면 소비자는 혼란을 겪는다.  

실제로 소비자들은 온라인상에 글을 올려 환불 방법을 묻고 있다. 경기도 기반의 한 맘카페 회원은 발암 물질이 나온 탑텐키즈 럭스 롱패딩을 구매했다면서 환불 방법과 해당 매장 연락처를 질문했다. 글쓴이는 "매장 연락처가 포털 사이트에 나와 있지 않다"고 했다.  
  
 

'발암 패딩' 회수는커녕 쿠팡서 버젓이 판매돼  
  
소비자원은 유해 물질이 검출된 제품의 판매 사업자에게 판매 중지와 회수 등 자발적 시정을 권고했고, 해당 사업자가 권고를 따라 제품을 즉시 회수 조치했다고 밝혔다.

본지 확인 결과, 6개 브랜드가 공식 홈페이지에서 해당 제품을 삭제했다.

하지만 베네통키즈의 ‘밀라노롱다운점퍼(QADJ07961-NY, 네이비)'는 소비자원 발표 나흘이 9일 오전까지 e커머스 사이트인 쿠팡(오픈마켓)에서 판매됐다.  

특히 쿠팡에서는 원래 가격보다 15% 싸게 판다며 '매진임박' 단어까지 동원해 손님을 끌어모았다. 실제로 기자가 구매 결제를 하자 결제 완료 표시와 함께 ‘12월 12일 도착 예정’이라는 안내문이 떴다.  

소비자원 측은 해당 제품이 이번에 적발된 것이라고 확인했다. 소비자원 관계자는 이날 본지와 전화통화에서 "쿠팡에서 판매하고 있는 제품의 품번 등을 확인 결과 유해 물질이 기준치를 초과한 베네통키즈의 밀라노롱다운점퍼가 맞다. 베네통키즈에서 해당 제품 회수와 판매 중지를 약속했는데…"라며 당황스러워했다.

소비자원은 명령 권한이 없다. 문제 제품을 생산하고 유통한 해당 업체들이 약속을 지키지 않아도 이를 강제로 이행하게 하거나 징계를 내릴 수 없다.  

소비자원 관계자는 “조사를 통해 제품에 문제가 있을 경우 해당 업체들을 불러 간담회를 열고, 제품 리콜 및 구체적인 시정 계획서를 받고 있다”며 “베네통키즈에 통보한 뒤 해결되지 않으면 소관 부처인 국가기술표준원에 건의하겠다”고 말했다. 명령 권한이 있는 국가기술표준원은 자체 조사 뒤 벌금 등의 징계를 내릴 수 있다.  

베네통키즈 관계자는 "소비자원의 발표 뒤 백화점과 아웃렛 등 대부분의 영업망에서 해당 제품을 회수했다. 하지만 일부에 남아있는 물건이 모두 회수되는데 지연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베네통키즈는 본지 취재가 시작된 뒤 다시 한번 오픈마켓에서도 철수했다고 밝혔다.  

쿠팡 관계자는 "보통 소비자원 등의 권고가 있을 경우 자체적으로 제품을 확인하고 바로 조치한다. 해당 상품은 확인 후 판매중지했다"고 말했다.
 
서지영 기자 seo.jiy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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