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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호정의 왜 음악인가] 남자였던 적 없는 여성 지휘자

김호정 문화팀 기자

김호정 문화팀 기자

뉴욕타임스는 현재 미국에서 오페라를 맡고 있는 여성 지휘자를 5일(현지 시간) 기사에서 나열했다. 보스턴 오페라 컴퍼니의 사라 콜드웰, 뉴욕 오페라 오케스트라의 이브 퀼러. 그리고 이날 선임돼 뉴스의 중심에 섰던 샌프란시스코 오페라단의 김은선(39). 뉴욕타임스는 김은선을 두고 “역사를 만들고 있다” 했다. “규모와 중요성 면에서 미국 메이저인 오페라단 최초의 여성 음악감독”이기 때문이다.
 
김은선의 뉴욕타임스 인터뷰는 여성 지휘자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말로 이뤄져 있다. “나의 할머니는 1912년생이신데 ‘여의사’로 불렸다. 하지만 의학을 공부한 누구나 그저 ‘의사’로 불리는 시대를 보실 수 있었다. ‘여성 음악 감독’이 된 데에 감사하지만 다음 세대에 ‘지휘자’로 불릴 수 있는 미래를 기대한다.”
 
음악계에서 아직도 ‘여성’ 수식어가 붙는 대표적 분야가 지휘다. 하지만 마치 혁명이라도 일어나듯 지휘대에 여성 마에스트라들이 돌진하고 있다. 사회 다른 분야에서 여성들이 제대로 대우받기 시작할 때와 마찬가지로, 여성 지휘자들은 여성성을 숨기지도 과장하지도 않는다. 일부러 머리를 짧게 자르지도 않고, 여성이라는 점으로 주목받기를 원하지도 않는다.
 
영국 버밍엄시티심포니 오케스트라를 29세에 맡은 미르가 그라지니테 틸라는 소매 없는 검정 레이스 옷을 즐겨 입고, 멕시코 혈통인 알론드라 데 라 파라는 호주 퀸스랜드 심포니에 음악 감독으로 선임될 때 배 속에 둘째가 있었다.
 
이들은 일종의 ‘시험대’라 할 수 있는 매니지먼트와 미팅을 할 때마다 “가족계획은 어떻게 되느냐” “남자 지휘자보다 더 강한가”라는 질문을 받는다. 대답의 명쾌함은 자신감에 비례한다. 역시 여성 불모지대인 현악4중주단으로 유럽에서 각광받고 있는 한국의 에스메 콰르텟은 “여성만 아이를 기르는 것은 아니지 않느냐”고 반문한다. 김은선은 지난해 음악잡지 『객석』과 인터뷰에서 남자 지휘자보다 힘든 적이 없느냐는 질문에 “남자였던 적이 없어서 모르겠다”고 답했다. 이런 태도 덕에 수식어 ‘여성’은 이렇게 저절로 사라지고 있다.
 
김호정 문화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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