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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물살 탄 '타다 금지법'···"도대체 국민이 얻는 건 뭐냐"

지난 6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서 '타다 금지법'으로 불리는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개정안이 의결되며 법제사법위원회와 본회의 절차를 남겨둔 가운데 타다가 8일 오후 서울 중구 남대문로 일대에서 운행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6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서 '타다 금지법'으로 불리는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개정안이 의결되며 법제사법위원회와 본회의 절차를 남겨둔 가운데 타다가 8일 오후 서울 중구 남대문로 일대에서 운행되고 있다. [연합뉴스]

 
‘타다’는 멈출 것인가.

지역에 차고지 많은 박홍근 총대
이틀만에 국회 국토위 전격 통과
“법사위선 분위기 다를 것” 전망도
확정 땐 2021년 후반기부터 못 타


일명 ‘타다 금지법’으로 통하는 여객운수사업법 개정안(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의원 대표발의)이 지난 5일과 6일 국회 국토교통위 법안심사소위와 전체회의를 잇따라 통과했다. 국회 본회를 통과할 경우 시행유예 기간(1년 6개월)이 끝나는 2021년 하반기부터 ‘타다’는 지금과 같은 상태로 달릴 수 없게 된다. ‘타다’는 현행 여객운수사업법이 렌터카 업자가 차를 빌려주면서 기사까지 알선하는 것을 금지하면서도 ‘승차정원 11인승 이상 15인승 이하인 승합자동차’ 를 빌리는 경우엔 예외적으로 허용하는 시행령에 근거해 운영돼 왔다. 하지만 개정안이 통과되면 그 예외 허용범위가 대폭 축소된다. 새 법안에 따르면 ‘타다’와 같은 형태의 영업은 ▶관광 목적으로 ▶6시간 이상 빌리는 소비자를 대상으로 ▶대여ㆍ반납 장소가 공항과 항만일 경우에만 허용된다. ‘타다’가 지금처럼 시내 곳곳을 누비기 위해서는 기존 택시 업체들과 계약을 맺고 가맹사업을 하거나, 스스로 택시를 사들이고 운전사들을 고용해 택시업체로 전환하는 길 밖에 없게 된다.
 

국토부의 드라이브와 다수 의원의 침묵

‘타다 금지법’의 국토위 통과 직후 이재웅 쏘카 대표는 페이스북에 “이렇게 모빌리티를 금지해서 국민들이 얻는 편익은 무엇이냐”는 정부 성토 글을 올렸다. 이 대표가 강조한 ‘모빌리티 혁신’은 지난 6일 국토위 법안 처리 과정에서 심도 있게 논의되지 않았다.
▶박홍근 의원=“오늘 통과될 여객운수사업법이 ‘타다 금지법’입니까.”

▶김경욱 국토교통부 2차관=“‘타다’와 택시 모두를 위한 법안이라고 생각합니다.”

법안의 긍정적 측면을 부각시키는 박 의원과 보조를 맞춘 김 차관 사이의 문답이 사실상 토론의 전부였다. “‘타다’ 플랫폼이 겨냥하는 것은 택시 산업이 아니라 자동차 소유 개념”이라거나 “‘타다’ 영업이 개인택시 매출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등 ‘타다’ 측 주장을 대변하는 의원은 없었다.
 
박순자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위원장이 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토위 전체회의에서 '타다 금지법'으로 불리는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일부개정법률안 등 안건을 의결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순자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위원장이 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토위 전체회의에서 '타다 금지법'으로 불리는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일부개정법률안 등 안건을 의결하고 있다. [연합뉴스]

 
여야 이견도 거의 드러나지 않았다. 전날 법안심사소위 양상도 비슷했다. 익명을 원한 한 민주당 국토교통위원은 “지역구에 택시 차고지가 유난히 많은 박 의원(서울 중랑을)이 총대를 메고 나머지 의원들은 눈을 감는 양상”이라며 “다른 의원들도 들끓는 택시 민심을 자극해 선거에서 득 볼 일이 없다고 판단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왜 서두르나

지난달까지만 해도 ‘타다 금지법’ 처리 전망은 낙관적이지 않았다. 지난달 17일 조정식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국토위원들 내부에서도 이견이 정리되지 않은 상태”라고 말했다. 지난 10월 28일 검찰이 ‘타다’ 서비스를 운영하는 VCNC 박재욱 대표와 모회사인 쏘카의 이재웅 대표를 여객운수사업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하자 정부 내에서도 “너무 전통적 생각에 머문 것”(박영선 중소기업벤처부 장관) 등의 목소리가 나왔다.
 
 5일 국회에서 열린 국토교통위원회 교통법안심사소위원회에서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의원(왼쪽)이 소위원장인 같은 당 윤관석 의원(오른쪽), 김경욱 국토교통부 제2차관(가운데)과 논의하고 있다. [연합뉴스]

5일 국회에서 열린 국토교통위원회 교통법안심사소위원회에서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의원(왼쪽)이 소위원장인 같은 당 윤관석 의원(오른쪽), 김경욱 국토교통부 제2차관(가운데)과 논의하고 있다. [연합뉴스]

 
여당에서도 “21대 국회로 넘겨 논의의 새 틀을 짜야 한다”(익명의 국토교통위원)는 의견이 있었다. 문재인 정부 들어 혁신 산업의 아이콘으로 떠오른 ‘타다’와 이재웅 대표의 상징성 때문에라도 ‘타다 금지법’에 드라이브를 걸기 어려울 거라는 관측이 있었다. 그러다 갑자기 이틀만에 법안이 국토위 문턱을 넘었고 같은 날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도 “‘타다’가 지금과 같은 형태로 사업을 한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 수십만 택시 운전사가 입는 피해를 방치할 수 없다”고 했다. 왜 갑자기 속도가 붙었을까. 박 의원에게 물었다.
 
갑자기 드라이브가 걸렸다

법안 심사 전반이 늦어져 그렇지 논의가 답보상태인 적은 없다. 한국당에서도 반대가 없었다.

20대 국회에서 꼭 처리돼야 하나

(놔두면)갈등이 커진다. 택시 기사들이 분신하고 현장에서 택시와 ‘타다’가 충돌하는데 정치권이 손놓고 있는 게 무책임하다.

재판결과를 지켜볼 수도 있지 않나

확정 판결이 나는 데까지 2~3년이 걸린다. ‘타다’를 둘러싼 사회적 갈등이 카풀 논란 때보다 훨씬 커질 것이다.

시행 유예기간 1년 6개월은 어떻게 정해졌나

나는 6개월이면 충분하다고 봤다. 정부가 갑자기 2년안을 들고 나와 논의 끝에 1년 6개월로 정리가 됐다.

소비자 편익은 뒷전이라는 비판이 있다

‘타다’가 사실상 택시 영업인 이상 택시와 같은 규제를 받아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불공정한 특혜가 된다. 똑같은 조건 아래서 혁신 서비스를 해보라는 ‘타다 수용법’이지 ‘타다 금지법’이 아니다.

 

법사위도 넘을까

이제 ‘타다’의 운명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달렸다. 법사위만 통과하면 본회의에서도 별다른 논란 없이 처리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그러나 법사위 분위기는 사뭇 다룰 수도 있다. 일단 민주당 법사위원 8명 중 정성호 의원을 제외한 7명이 초선이고 정 의원과 금태섭 의원 등은 그간 당 주류와 다른 목소리를 내온 사례가 꽤 있다. 또 이미 불출마를 선언한 이철희ㆍ표창원 의원은 지역 이해관계에서 벗어나 있다. 금 의원은 통화에서 “택시기사 생존권도 중요하지만 소비자 편익도 함께 고려해야 할 요인”이라며 “방향을 정해두진 않았지만 그동안 제기돼 온 주장들을 진지하게 검토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고위 관계자는 “패스트트랙 법안과 예산안 처리만으로도 정리해야 할 사안들이 넘친다”며 “타다 관련법 처리는 특별히 당론을 정하는 일 없이 상임위와 법사위 논의 결과에 따를 것”이라고 말했다. 일부 야당쪽 법사위원들도 ‘타다 금지법’에 태클을 걸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임장혁ㆍ김경희 기자 im.janghyu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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