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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소환 거부에···檢 "윗선이 막나" 체포영장 검토

김기현 전 울산시장 측근 비리 수사를 맡았던 경찰 10여 명이 검찰 소환 조사에 불응하면서 검찰이 체포영장 청구 등 강제수사 방안까지 검토하고 있다. ‘청와대 하명수사 의혹’을 수사하는 검찰은 현직 경찰 10여 명에 대한 소환 조사가 필요하다는 입장이지만 조사에 응한 사람은 한 명도 없다고 한다. 검찰이 강제수사 카드까지 검토하면서 검찰과 경찰이 수사 과정에서 거세게 부딪치는 모양새다.
 

하명수사 의혹 울산경찰청 소속

경찰 “소환에 응하라고 강요 못해”
검찰은 경찰의 ‘조직적 거부’ 의심

검찰, 청와대에 제보 원본 제출 요구
송철호·황운하도 곧 소환 가능성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2부(부장 김태은)는 최근까지 김 전 시장 관련 수사에 참여했던 현직 경찰 10여 명을 불러 조사하려 했으나 불발됐다. 소환 통보를 받은 경찰 관계자들은 울산지방경찰청 소속으로 모두 현직에 있다. 일부는 출석하는 대신 서면으로 조사해 달라고 요구했다고 한다. 검찰은 경찰의 소환 거부가 조직적으로 이뤄지는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검찰은 지난해 지방선거를 전후로 김 전 시장 측근에 대한 경찰 수사가 이뤄진 만큼 수사 경위와 과정에 대해 확인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검찰 수사의 초점이 청와대와 경찰의 수사를 통한 선거 개입 여부를 밝히는 데 맞춰져 있어 당시 수사팀 관계자에 대한 조사가 불가피한 상황이지만 소환 단계부터 막힌 셈이다.
  
특감반원 휴대폰 쟁탈전 이어 소환 공방 … 커지는 검·경 갈등

 
서울중앙지검 수사관들이 지난 6일 울산 남구에서 송병기 울산시 경제부시장의 자택을 압수수색하기 위해 문을 열고 있다. [뉴스1]

서울중앙지검 수사관들이 지난 6일 울산 남구에서 송병기 울산시 경제부시장의 자택을 압수수색하기 위해 문을 열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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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2017년 9월 황운하 당시 울산경찰청장(현 대전지방경찰청장)이 수사팀을 전면 교체한 과정이 석연치 않은 만큼 당시 상황을 수사팀 관계자에게 직접 물을 필요가 있다는 게 검찰의 판단이다. 검찰은 청와대 민정수석실에서 경찰청에 김 전 시장 관련 첩보를 이첩한 2017년 12월 이후 경찰 수사 기조에 변화가 있었는지도 확인할 것으로 보인다.
 
검찰의 소환 통보를 받은 경찰 관계자는 이를 모두 울산경찰청 청문감사담당관실에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의 소환 대상과 소환 요구에 불응했는지를 울산경찰청 차원에서 모두 파악한 셈이다. 경찰 관계자는 “전적으로 검찰 소환 통보를 받은 당시 수사팀 개개인의 판단”이라며 “청문감사관실에서 강요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고 밝혔다.
 
검찰 안팎에서는 경찰이 조사를 지연시키고 ‘말맞추기’를 할 가능성이 있는 만큼 최대한 신속히 소환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검찰 관계자는 “정당한 이유 없이 경찰들이 계속 소환에 불응한다면 체포영장 등 강제수사를 검토할 수밖에 없다”며 “만일 ‘윗선’에서 출석을 방해하고 있다면 직권남용·범인도피 혐의 적용까지도 적극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경찰청 관계자는 “검찰의 출석 요구가 도착한 건 6일인데 8일까지 출석해 달라고 했다”며 “울산에서 근무하는 사람을 충분한 시간도 주지 않고 서울로 조사받으러 오라는 건 검찰 편의주의적인 발상이다”고 강하게 반발했다.
 
김기현 전 울산시장의 측근으로 알려진 박기성 전 울산시장 비서실장이 8일 서울중앙지검에서 조사를 받고 귀가하는 모습. [뉴스1]

김기현 전 울산시장의 측근으로 알려진 박기성 전 울산시장 비서실장이 8일 서울중앙지검에서 조사를 받고 귀가하는 모습. [뉴스1]

한편 검찰은 김 전 시장 측근 비리를 청와대에 제보한 인물인 송병기 울산시 경제부시장을 6·7일 연이어 소환한 데 이어 7일과 8일에는 박기성 전 울산시장 비서실장을 참고인으로 불러 조사했다. 박 전 실장은 김기현 전 울산시장의 측근으로 레미콘 업체 특혜 의혹으로 경찰 조사를 받았지만 검찰은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박 전 실장은 조사를 지휘한 황운하 당시 울산지방경찰청장(현 대전지방경찰청장)을 지난 3월 피의사실공표·명예훼손·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및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등으로 고소·고발했다.
 
검찰은 박 전 실장을 불러 황 청장을 고소·고발한 과정과 송 부시장을 알게 된 경위 등을 물은 것으로 알려졌다. 박 전 실장은 8일 조사실로 가기 전 취재진에게 “황운하 청장 고발인으로서 조사를 받으러 온 것”이라며 “이제는 황 청장이 답변을 내놔야 할 상황”이라고 말했다.
 
앞서 검찰은 송 부시장의 울산시청 집무실과 집, 관용차량 등을 압수수색해 2017~2018년 사용하던 업무일지와 외장 하드, 컴퓨터 등을 확보해 분석하고 있다. 휴대전화도 여러 대 압수했다. 검찰은 송 부시장에게서 제보를 받은 청와대 문모 전 행정관과 박 전 비서실장 비리 의혹을 제기한 지역 레미콘 업체 대표도 불러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최근 청와대에 문 전 행정관이 송 부시장으로부터 2017년 10월 받은 김 전 시장 비리 제보의 원본을 제출해 달라고 요구했다고 한다. 청와대는 아직 검찰에 제보 원본을 회신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문 전 행정관이 처음 받은 비리 제보와 이후 작성해 경찰청에 이첩된 첩보보고서의 내용을 비교해 추가되거나 수정된 사항이 있는지를 비교하기 위해서다.
 
‘청와대 하명수사 의혹’ 관련자들이 연이어 소환되면서 송 시장과 황 청장도 곧 조사를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송 시장과 황 청장은 2017년 9월과 12월에 만난 것이 알려져 논란이 일었다. 황 청장은 중앙일보에 “아직 검찰 조사와 관련해 어떤 이야기도 듣지 못했지만 검찰이 신속하게 수사해 진실을 밝혀 주길 바란다”면서 “하지만 미리 틀을 짜놓고 무리하게 꿰맞추는 식으로 수사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울산=최은경 기자, 정진호 기자 choi.eunky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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