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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구폐기 약속한 동창리서 ICBM 엔진 시험했나

북한 국방과학원의 대변인이 8일 “7일 오후 서해위성발사장(철산군 동창리 장거리미사일발사장)에서 진행했다”는 ‘대단히 중대한 시험(실험)’은 뭘까. 일단 장거리 로켓이나 미사일의 시험발사는 아닌 것으로 보인다. 군 관계자는 “7일 북한 상공에서 포착된 발사체는 없었다”고 말했다. 인공위성 발사를 위한 로켓 엔진 연소시험을 했을 가능성이 크다.
 

북 ‘대단히 중대한 시험’ 발표
북 “전략적 지위 또 한번 변화” 주장
화성-14·15형 발사 때와 같은 표현
인공위성 로켓은 ICBM 전용 가능
김정은 최근 백두산행 퍼포먼스

동창리 미사일발사장엔 로켓 발사대와 로켓 엔진 시험 시설이 있다. 이춘근 과학기술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동창리 발사장은 액체 엔진을 시험하는 수직 엔진 시험 시설만 갖췄다”며 “북한이 우주의 평화적 이용이라는 표현을 수시로 사용했다는 점에서 인공위성 발사를 위한 새로운 로켓(미사일)을 선보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군 당국 “7일 북한 상공 발사체 없었다”
 
2017년 3월 이곳에서 진행한 로켓 엔진 지상분출 시험 장면. [사진 노동신문]

2017년 3월 이곳에서 진행한 로켓 엔진 지상분출 시험 장면. [사진 노동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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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2017년 개발한 액체 엔진인 백두산엔진 여러 개를 묶은 뒤 이를 연소하는 시험을 해봤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백두산엔진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인 화성-14형과 화성-15형의 주 엔진이다. 백두산엔진의 원형은 러시아의 액체 엔진인 RD-250인데, RD-250의 개량형 가운데 치클론 위성 발사용 로켓 엔진이 있다.
 
장영근 항공대 항공우주·기계학부 교수는 “400~500㎏짜리 위성을 우주로 쏘려면 320t 정도의 추력이 필요하다”며 “백두산엔진 1개의 추력이 80t이니 최소 4개를 클러스터링(여러 개의 엔진을 다발로 묶어 큰 추력을 내는 기술)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반면에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북한은 이번에 ICBM용 고체연료 엔진의 연소시험을 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북한 스스로 동창리 미사일발사장을 가동한 사실을 공개하면서 한국과 미국에 약속했던 비핵화 선제조치를 거슬렀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해 4월 제1차 북·미 정상회담 직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미사일 엔진시험장(동창리 미사일 발사장) 폐쇄를 구두 약속했다”고 말했다.
 
또 지난해 9월 평양 공동선언에서 남북한은 ‘동창리 엔진시험장과 미사일발사대를 유관국 전문가들 참관하에 우선 영구 폐기’하는 데 합의했다. 미국의 북한 전문 매체 38노스는 지난해 7월 23일 동창리 미사일발사장의 시설을 해체하는 모습을 위성사진으로 포착했다.
 
그러더니 올 2월 제2차 북·미 정상회담이 결렬된 뒤 이상 징후가 발견되기 시작했다. 3월 6일 38노스는 북한이 동창리 미사일발사장을 빠른 속도로 재건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지난달 말 익명을 원한 고위 당국자는 “동창리 미사일발사장에 최근 차량과 장비의 움직임이 늘었다”고 말했다. CNN은 지난 5일 동창리 미사일발사장 앞에 대형 컨테이너가 있는 위성사진을 내보냈다.
 
북한은 7일 평안북도 동창리 서해위성발사장에서 ‘대단히 중대한 시험’을 했다고 8일 밝혔다. 이번 시험은 인공위성 발사체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엔진 개발과 관련됐을 것으로 추정된다.

북한은 7일 평안북도 동창리 서해위성발사장에서 ‘대단히 중대한 시험’을 했다고 8일 밝혔다. 이번 시험은 인공위성 발사체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엔진 개발과 관련됐을 것으로 추정된다.

북한 국방과학원 대변인이 “시험의 결과는 머지않아 (북한의) 전략적 지위를 또 한번 변화시키는 데서 중요한 작용을 하게 될 것”이라고 한 점도 주목된다. 북한은 2017년 3월 신형 엔진 연소실험과 뒤이은 화성-14·15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발사한 뒤 ‘전략적 지위’가 변화됐다고 밝혔다. 핵탄두 운반 가능한 미사일 개발로 핵무기 개발에 성공했다는 주장이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지난 4월 12일 최고인민회의 시정연설에서 “연말까지 미국이 새로운 셈법을 가지고 나오길 인내심으로 기다리겠다”고 했다. 특히 ‘연말 시한’을 두 달여 앞둔 지난 10월 13일 백두산에 올라 ‘담대한 구상’을 했다고 북한 매체들이 전했다. 지난 3일에도 백두산에 올랐다. 백두산은 김정은이 중대한 정세 변화를 앞둘 때 찾는 ‘결심’의 장소다. 따라서 그의 연이은 백두산 등정이 한반도에 심상치 않은 상황을 예고하는 ‘퍼포먼스’라는 분석도 나온다. 전직 정부 고위 당국자는 “김 위원장은 2013년 12월과 2017년 12월 백두산에 오른 뒤 각각 고모부(장성택)를 처형했고, 지난해 평화공세를 결심했다”며 “북·미 실무협상이 중단된 가운데 군 지휘관들을 데리고 백두산에 오른 건 미국과 ‘결전’을 각오하는 일종의 시위”라고 분석했다. 미국에 변화를 주문했지만 먹히지 않자 ‘강 대 강’ 구도를 택했다는 얘기다.
  
북·미 대화 식자 동창리 재가동 징후 뚜렷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7일 양덕온천문화휴양지 준공식에 참석해 준공 테이프를 끊었다고 8일 북한 조선중앙TV가 보도했다. 김 위원장이 온천지구 내 스키장 리프트를 타고 있다. [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7일 양덕온천문화휴양지 준공식에 참석해 준공 테이프를 끊었다고 8일 북한 조선중앙TV가 보도했다. 김 위원장이 온천지구 내 스키장 리프트를 타고 있다. [연합뉴스]

북한은 2021년까지 국가우주개발 5개년 계획을 세웠는데, 지난해 말 중국 등에서 기술을 들여와 신형 인공위성을 준비했지만 발사는 하지 않았다. 인공위성에 사용되는 다단계 로켓은 곧바로 ICBM으로 전용할 수 있다.
 
또 화성-15형과 같은 ICBM의 실거리 사격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 북한은 2017년 11월 29일 화성-15형을 쏠 때 최고 고도를 4475㎞까지 올리면서도 거리 950㎞로 ‘조절’하는 고각 발사를 했다. 통상 미사일 사거리는 최고 고도의 2~3배인 점을 감안하면 화성-15형은 1만㎞ 이상 날아갈 것으로 추정된다. 실제 사거리 발사로 미국을 타격할 능력을 과시할 수 있다는 얘기다.
 
동시에 북한이 (준)전시사태 분위기 조성을 통해 대내외에 군사적 긴장을 고조시킬 가능성도 제기된다. 김 위원장이 지난 3일 백두산에 오를 때 군종 사령관 및 각 군단장을 대동한 점이 이런 관측을 뒷받침한다.
 
정용수·이철재 기자 nky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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