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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인싸] 文과 충돌했던 이종걸, 한달간 보이콧…'원내대표'가 뭐길래

‘여의도 인싸’는 국회 안(inside)에서 발생한 각종 이슈와 쏟아지는 법안들을 중앙일보 정치팀 2030 기자들의 시각으로 정리합니다. ‘여의도 인싸’와 함께 ‘정치 아싸’에서 탈출하세요.
대체 ‘원내대표’가 뭐길래.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당 원내대책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이날 열린 회의는 나 원내대표가 주재한 마지막 원내대책회의였다. 김경록 기자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당 원내대책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이날 열린 회의는 나 원내대표가 주재한 마지막 원내대책회의였다. 김경록 기자

 
요즘 정치 뉴스 보면서 이런 생각 한 번쯤 해보셨을 것 같습니다. 야권에선 지금 원내대표 자리를 둘러싸고 전쟁 아닌 전쟁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자유한국당에서는 황교안 대표가 최고위원회의를 소집해 나경원 원내대표의 임기연장을 하지 않기로 결정한 걸 두고, 당내에서 격론이 오갔습니다. 바른미래당에선 손학규 대표가 자신이 임명한 당 윤리위원회에서 중징계를 받은 비당권파 오신환 원내대표에게 원내대표직 박탈을 공지했지만, 오 원내대표가 “당 윤리위 결정으로 국회법상 교섭단체 대표의원 지위가 상실되지 않는다”라고 반박하고 있습니다. 야당 원내사령탑들에게 혹독한 겨울입니다. 대체 원내대표가 뭐길래 이런 일이 벌어지고 있을까요?
 
원내대표는 과거 ‘원내총무’라는 이름으로 불렸던 정당의 직책입니다. 당원과 일반인의 참여로 선출되는 당 대표와 달리, 당 소속 국회의원들의 투표로 뽑힙니다. 국회법에는 따로 원내대표라고 명기돼 있지는 않고, 교섭단체(의석수 20석 이상인 정당)에 한해 ‘교섭단체 대표의원’으로 설명되고 있습니다. 국회에서 각 정당 간 협의로 결정되는 사안마다 교섭단체 대표의원의 역할이 명시돼 있습니다. ▶국회 원 구성 ▶의사일정 ▶국회 사무처 인사 ▶인사청문특위‧예산결산특위 등 구성도 국회의장과 교섭단체 대표의원들이 협의해 결정한다고 합니다. 심지어 본회의에서 의원들의 발언 시간(국회법 제104조)까지 교섭단체 대표의원들끼리 정할 수 있으니, 원내 역할이 어마어마한 셈이죠.
 
당에서도 당 대표 다음가는 영향력을 갖고 있습니다. 각 정당의 당헌‧당규에 따라 조금씩 차이는 있지만, 일단 당연직 최고위원으로 당 지도부에 포함됩니다. 의원총회‧원내회의를 소집할 수 있고, 필요에 따라 각종 당내 특별위원회나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할 수도 있습니다. 당을 대표해 원내에서 당의 정책과 전략을 좌우하는 역할인 만큼, 언론에 매일 노출돼 인지도도 높아지는 부수효과도 있습니다.  
 
이 때문에 원내대표 선거는 어느 당에서든 '격전'입니다. 소속 계파, 학연, 지연, 혈연, 사돈의 팔촌까지 동원되는 경쟁이죠. 일례로, 지난해 치러졌던 한국당 원내대표 선거에 출마했던 한 의원은 직접 당 소속 의원 111명에게 손편지를 써서 돌리기도 했습니다. 교회‧성당‧절을 따라가고, 식사대접으로 마음을 사기도 합니다. 정치인들을 상대로 삼고초려, 오고초려의 설득전이 벌어지는 만큼, “원내대표 선거가 가장 어려운 선거”란 '너스레'도 있습니다. 여당인지 야당인지, 선거를 앞두고 있는지, 당 지지율이 어떤지, 당 대표가 누구인지에 따라 결과가 전혀 예상 밖으로 나올 때도 있습니다. 한 의원은 “원내대표 선거는 상식이 통하는 선거가 아니다”라고 단언하기도 했습니다.
 
원내대표가 이렇게 중요한 직책이다 보니, 당의 전략이나 정책을 진두지휘하고 인사권을 가진 당 대표와 갈등을 빚는 경우도 종종 있습니다. 여당일 경우에는 청와대와 원내대표가 원내전략을 두고 갈등을 빚기도 합니다.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의 임기연장을 둘러싼 논란도 “최근 일련의 원내 전략 설정 과정에서 황교안 대표와의 마찰이 잦아지면서, 황 대표가 사실상 불신임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민주당에서는 2015년 6월 원내대표가 당 대표와 불화로 열흘간 최고위원회의에 불참하는 일도 있었습니다. 당시 이종걸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가 문재인 당 대표와 당직 인선을 놓고 갈등을 빚었고, 최고위 참석을 거부했습니다. 같은 해 12월에는 전당대회 문제를 놓고 문 대표와 갈등을 빚으며 한 달 넘게 당무를 거부하기도 했습니다.
 
같은 해 6월 집권당이던 새누리당에서 계파 갈등을 수면으로 끌어올렸던 “배신의 정치” 사건도 기억하실 겁니다. 당시 유승민 원내대표가 국회법 개정안을 놓고 박근혜 전 대통령과 크게 충돌했고, 당시 당내 친박계의 사퇴 요구를 거세게 받았습니다. 결국 논란이 인 지 13일 만에 유 원내대표의 거취 문제를 논의하는 의원총회가 열렸고, 유 원내대표는 의총 결과에 따라 사퇴했습니다.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2015년 7월 8일 국회 정론관에서 사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2015년 7월 8일 국회 정론관에서 사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유 의원은 5일 변혁(변화와 혁신을 위한 비상행동) 회의에서 당시를 회상했습니다. 최근 야권에서 원내대표 거취 문제를 놓고 벌어진 일련의 사건들을 언급하면서입니다. 유 의원은 “원내대표는 의총에서 의원 다수가 선택하고 임기가 보장된 자리”라며 “저도 당시 대통령과 정권 실세들이 저에게 아무리 물러나라고 해도 의총에서 뜻을 모아주지 않으면 절대 물러날 수 없다고 하면서 의총이 열릴 때까지 버텼다”고 말했습니다. 
 
9일 한국당은 새로운 원내대표를 뽑기 위한 경선 절차에 돌입합니다. 지금 각 정당의 원내대표들은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에 오른 법안들(유치원 3법‧선거법‧공수처법)을 놓고 20대 국회의 마지막 줄다리기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꽉 막힌 국회를 잘 풀어낼 수 있는 새로운 얼굴이 오게 될까요.
 
성지원 기자 sung.ji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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