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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경원 "내 임기연장, 황교안측과 상의 안했다고요? 제가요?"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김경록 기자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김경록 기자

“1년이 정말 전쟁 같았다.”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6일 1년간의 임기를 마치며 이렇게 소회를 밝혔다. 지난해 12월 11일 당선된 나 원내대표의 임기는 10일 만료된다. 

임기 연장 두고 "내가 상의 안 했다?"
황교안에 대해 묻자 "애국심 강한 분"

 
지난해 비대위 체제에서 한국당호의 키를 잡은 나 원내대표는 4월 패스트트랙 저지를 지휘하고 국회 연설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김정은의 수석대변인’에 빗대는 등 ‘강수’를 보였다. 또 최근엔 여권의 선거법 개정안 본회의 상정을 막기 위해 199건의 안건에 필리버스터를 신청하는 의외의 수를 두기도 했다. 그러면서 그동안의 ‘셀러브리티’형 정치인이라는 이미지에서 벗어나 야성(野性)을 가진 정치인이 됐다.
 
4월 19일 오후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가 사법개혁특위가 열릴 것으로 예상되는 국회 본청 특위회의실 앞에서 현안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연합뉴스]

4월 19일 오후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가 사법개혁특위가 열릴 것으로 예상되는 국회 본청 특위회의실 앞에서 현안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연합뉴스]

하지만 이런 과정에서 대화와 타협보다는 극한투쟁이 강조되면서 일각에선 정치가 실종된 국회를 만들었다는 비판이 나오기도 했다. 나 원내대표는 “20대 국회는 사상 최악이다. 송구하다”면서도“청와대와 여당이 야당과의 협치를 포기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원내대표 임기연장을 둘러싸고 일각에서 돌았던 황교안 대표와의 갈등설에 대해선 “하고 싶은 말도 있지만, 지금은 말을 아끼는 것이 제가 할 일”이라면서 언급을 꺼렸다. 마침 56번째 생일이었던 6일 국회 한국당 원내대표실에서 나 원내대표와 만났다.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김경록 기자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김경록 기자

 
원내대표 임기를 마무리하면서 가장 아쉬운 건 어떤 점인가
“패스트트랙 법안과 이와 관련한 수사를 어떻게 마무리하느냐 하는 문제가 남아있는데 그 책임을 다하지 못하는 것 같아 아쉬움이 남고 미안한 마음이 있다. 원내대표 임기를 연장하려고 했던 것도 자리에 대한 미련이 아니라 이것은 제 책임이라고 생각해서였다. 그 전체적인 틀은 내가 세운 전략이니까… 임기를 마치는 이달 10일까지 패스트트랙 법안은 절대 마무리되지 않는다.”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처음 만났을 때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가 되겠다고 했는데 전혀 다른 상황이 됐다.
“개인적인 신뢰나 인간적인 부분에 있어서 서로 존중하지 않은 건 아닌데 이 원내대표는 전임자인 홍영표 원내대표가 패스트트랙이라는 짐을 얹어주고 갔기 때문에 한계가 있었다. 어제도 이 원내대표와 만나 1시간 넘게 얘기했다. 민주당이 원하는 본심이 뭔지 대화했지만 결국 서로 풀지 못한 숙제들이 많다.”
이인영 운영위원장(왼쪽)과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11월 28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인사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이인영 운영위원장(왼쪽)과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11월 28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인사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선거법 개정안에 대해선 추진하기로 합의하고 약속을 어겼다는 비판이 있다.  
“전혀 약속한 적이 없는데 정의당이 그렇게 프레임을 만들었다. 당시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가 단식하고 있는데 ‘밥 좀 먹게 해달라’고 해서 단식 그만하시라고 ‘검토한다 써달라’고 말했을 뿐이다. 의원 정수를 확대하기로 했다는 식으로 또 이야기를 꾸몄다. 지난번처럼 그냥 넘어가면 안 되겠다 싶어서 법적 대응 하겠다고 했더니 그다음부터는 그 말을 안 한다.”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김경록 기자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김경록 기자

 199건 법안에 필리버스터를 신청해 결국 민생법안 처리를 막았다는 비판도 받았다
“법안 전체에 걸지 않으면 우리가 필리버스터를 할 수가 없는 상황이었다. 29일에도 문희상 국회의장과 이인영 민주당 원내대표를 만나서 ‘5건만이라도 필리버스터 권한을 주면 나머지 194건은 협조하겠다’고 했는데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저쪽에서 필리버스터 권한을 보장하지 않으면 194건을 처리한 다음에 문 의장이 본회의를 폐회시킬 수도 있기 때문에 불가피했다. ‘민식이법’ 등이 처리되지 않은 건 명백히 여당의 책임이다.”
 
18대 국회는 ‘동물국회’, 19대 국회는 ‘식물국회’라고 했는데, 20대 국회는 그냥 최악이라고들 한다. 이유가 뭘까
“문재인 정권이 급한 상황에 내몰리니 너무 무리하게 가고 있다. 20대 국회 마지막 해에 이 패스트트랙에 올린 법안을 해야 한다는 절체절명의 위기의식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 야당에 조금도 (협상의) 여지를 안 준다. 이인영 원내대표도 운신의 폭이 크지 않다.”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김경록 기자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김경록 기자

 
최고위가 원내대표 임기 연장을 사실상 거부하면서 당내에선 월권이라는 비판이 나왔다.  
“그 부분에 대해서는 왈가왈부하는 것은 (어려울 것 같다)… 당과 국민과 국가를 생각하면서 말을 아낄 때다. 하고 싶은 말씀도 있지만, 지금은 말을 아끼는 것이 제가 할 일이다.”
 
임기를 연장하는 의원총회를 열기로 하면서 황교안 대표 측과 사전에 상의하지 않았다는 말도 나왔다.  
“임기가 다가오는데 이 부분에 대한 논의를 전혀 안 했다? 제가 그랬을까요?”
 
9개월가량 손발을 맞춘 황교안 대표는.  
“애국심이 강하신 분이다.”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11월 27일 청와대 앞에서 단식 중인 황교안 대표를 찾아가 건강 상태를 살펴보고 있다. 우상조 기자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11월 27일 청와대 앞에서 단식 중인 황교안 대표를 찾아가 건강 상태를 살펴보고 있다. 우상조 기자

 
김세연·김영우 등 개혁성향 소장파 의원들이 연이어 불출마 선언을 했다. 당의 무게 중심이 한쪽으로 쏠리는 것 아니냐는 말도 나온다.
“지금부터가 가장 중요하다. 조국 사태 등으로 지금까지 얻은 지지율을 도로 까먹느냐, 역전하느냐인데. 그런 부분에 있어서 현재 당의 모습은 조금 안타깝고 아쉽다. 쇄신과 통합이라는 부분에서 속 시원히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고 있다.”
 
보수 통합에 대한 생각은?
“국민은 통합을 원한다. 안 된다면 차선책인 연대도 생각해봐야 하지만 통합을 최대한 노력해야 한다. 그것을 위해 내려놓고 다른 목소리를 모아나가는 결단이 필요하다. 이제는 거의 라스트 미닛 아닐까.”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당 원내대책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김경록 기자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당 원내대책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김경록 기자

 
원내대표를 하면서 의외의 강경한 모습을 자주 보였다.
“문재인 정부가 나를 그렇게 만들었다.”
 
차기 원내대표에게 하고 싶은 말은?
“원내대표 자리가 욕먹는 자리니까. 욕먹는 걸 두려워하지 말고 당당하게 해라. 안 그러면 야당 원내대표는 하기 어렵다. 지금 같은 정치 환경에선 용감한 리더십이 필요한 때다.”
  
 유성운 기자 pirat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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