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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호의 직격인터뷰] “황교안, 국민과 동떨어진 나홀로 투쟁 하고 있다”

총선 불출마 선언한 수도권 3선 김영우

김영우 자유한국당 의원은 5일 ’황교안 체제에 대한 실망이 크다“며 ’당직 인선을 보거나 주변으로부터 이야기를 들어보면 근본적으로 변화하는데 실패할 수도 있겠다 싶다“고 말했다. 임현동 기자

김영우 자유한국당 의원은 5일 ’황교안 체제에 대한 실망이 크다“며 ’당직 인선을 보거나 주변으로부터 이야기를 들어보면 근본적으로 변화하는데 실패할 수도 있겠다 싶다“고 말했다. 임현동 기자

김영우(3선, 경기 포천·가평) 자유한국당 의원이 내년 총선에 나가지 않기로 했다. “몸담았던 정당의 대통령 두 분이 법정에 섰다. 정치적·역사적 책임을 지는 게 마땅한 일”이라며 물러섰다. 김무성(6선)·김세연(3선)·김성찬(재선)·유민봉(초선) 의원에 이어 다섯 번째다. 그와 만났다. 인터뷰는 5일 중앙일보 7층 회의실에서 했다.
 

한국당 어떻게 변화해야 하는지
국민은 다 아는데 우리만 모른다
황 대표, 내려놓을 생각인지 의심
공천 국민이 하도록 당이 놓아야

불출마 고민은 언제부터 했나.
“길게는 이명박 대통령 구속, 박근혜 대통령 탄핵, 그 무렵부터다. 사실 저는 친이계 출신이지만 박 전 대통령에게도 정치적 도움을 받았다. 19대(2012년) 총선을 앞두고 직접 전화해서 사무부총장을 맡으라 했고 그 덕에 재선했다. 처음은 당연히 이 전 대통령 덕분이었다. 3선은 내 힘으로 했다. 그런데 이제 정치 도의적으로 컷오프(cut off)당했다. 컷오프당하는 게 맞다고 생각을 했다.”
 
당 상황이 영향을 미쳤나.
“최근 한국당과 황교안 대표가 ‘문재인 정권이 나라를 위기에 빠뜨리고 있다’고 비판하는데, 국민의 마음을 얻으면서 하는 게 아니다. 오히려 괴리되면서 나홀로 투쟁을 하고 있다. 뭔가 크게 잘못됐다. 그건 뭐냐면 국민은 한국당이 어떻게 변해야 하는지 다 알고 있는데, 우리만 그것을 모른 체 하는 건지, 외면하는 건지, 정말 모르고 있는 건지. 뭐 하나도 변하는 게 없다. 전략도 부재다. 또 자리싸움을 하고 있고 웰빙 이미지에서 전혀 벗어나질 못한다. 그러니까 이런 답답한 모습으로 내년 총선과 대선에서 좋은 성적을 거둘 수가 없다. 그러면 나 같은 사람이라도 불출마하는 게…. 찻잔 속의 태풍이라는 걸 다 안다. 그럼에도 변화의 불씨는 살려 나가야 한다고 생각했다.”
 
다른 계기는 없었나.
“사실 황교안 대표 체제에 대한 실망도 크다. 변하지 않을지도 모른다는. 물론 황 대표의 진정성은 의심해 본 적이 없는데 실천에 있어 뭔가 많은 자극이 필요하다. 당직 인선을 보거나 주변으로부터 이야기를 들어보면 근본적으로 변화하는 데 실패할 수도 있겠다 싶다.”
 
불출마의 의미가 실패를 막자는 건가.
“변화의 촉구다. 황 대표와 세 차례 정도 개별 면담을 통해 개혁 방향에 관해 이야기를 나눴다. 그런데 그 후 과정이 상당히 지지부진하다. 통합도 아니고 개혁도 아닌 상황이 되고 있다. 당 대표는 국회의원이 될 생각을 하지 말아야 한다. 모든 걸 내려놓을 각오를 하고 그걸 실천에 옮겨야 총선에서 기대해볼 수가 있다.”
 
황교안 리더십을 어떻게 보나.
“정치력이 좀 아쉽다. 진정성은 굉장히 높다고 생각하지만 다양한 의견을 듣고 대화하고 소통하는, 그런 면에서는 아쉬움이 있다. 특히 나경원 원내대표 임기 연장 문제와 관련해선 상식적이지 않은 결정을 했다. 밉든 곱든 원내대표 임기는 의원총회에서 결정할 문제지, 당헌당규를 놓고 유권해석을 내릴 문제는 아니다. 원내대표는 당 대표가 임명하는 당직도 아니다. 의도된 결정인지 모르겠으나, 상당히 의회민주주의에 반하는 제왕적 대표의 모습이었다. 판검사가 가지고 있는 뭐랄까 정치 외면의 극치라고 해야 하나. 실망스럽다.”
 
황 대표가 어떻게 했으면 하나.
“지금 문재인 정권에 대한 전쟁을 치르고 있다. 전쟁을 치르는 많은 병사가 있다. 의원도 있고 시민단체도 있다. 이런 분들과 소통이 돼야 한다. 근데 옆에 있는 측근들과 소통한다. 가끔 정책간담회나 청년들과의 만남 같은 걸 하는데 이건 굉장히 형식적이다. 저도 배석해봤지만, 굉장히 제한된 사람들의 얘기다. 당에 대한 확실한 비판이 나오지 않는다. 지역에서 싸우고 있는 의원들과 당협위원장들과 대화할 수 있는 자리가 있어야 한다. 현재는 활발한 토론과 제대로 된 결론이 나올 수 없는 구조다.”
 
인사 스타일에 대해 비판도 나오는데.
“얼마 전 당직자 35명이 일괄 사표를 내고 몇 명만 바꿨는데 눈 가리고 아웅 식의 인사다. 정말 김세연 여의도연구원장 솎아내기란 오해를 받기에 딱 좋다. 이런 건 안 된다. 그러니까 다양한 소통을 하라는 거다. 지금은 무조건 문 정권에 대한 공격 일변도다. 우리는 어떻게 할 건지가 없다. 맨날 ‘내려놓겠다’ ‘변해야 한다’ ‘통합해야 한다’면서 실행되는 건 하나도 없다. 그냥 원유철 통합추진단장을 내세워 놓고 ‘통합 한번 해봐라’. 이건 공무원 마인드다. 통합이 무슨 공공프로젝트가 아니다. 어떤 지시나 지침에 의해서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우리가 정말 다 내려놓지 않으면 성공하기 어려운 일이다. 다양한 시민단체를 만날 필요가 있다. 지금 특정 종교에 치우친다는 비판을 많이 받지 않나. 우리가 어떤 마음가짐을 가지고 있느냐도 중요하지만, 어떻게 비치느냐가 굉장히 중요하다. 그게 정치다. 그런 거를 위해서는 다양하게 소통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통합의 의지가 보이는 거 같나.
“통합을 하려면 스스로를 깰 수 있는 결단이 필요한데, 지금 보면 그렇지 않다. 당직 인선도 그렇고, 총선기획단도 그렇고, 굉장히 짜인 틀에서 움직이고 있다. 유승민계와의 통합도 그건 정말 일부분이다. 국민통합이 아니다. 정치권의 통합이다, 감동이 뭐가 있겠나. 보수 통합은 흩어져서 헤쳐 모여야 한다.”
 
당을 깰 생각이 없어 보이나.
“그렇게 보인다. 내려놓을 생각이 정말 있는 것인지 의심스럽다. 내려놓을 것 같으면, 이렇게 움직여서는….”
 
당이 어떤 방향으로 바뀌어야 하나.
“단순한 공천 개혁, 사람 바꾸는 것만으로는 안 되고, 하나의 캠페인이 되어야 한다. 하나의 운동이 되어야 한다. 물갈이 원칙 세워서 몇 % 날리고 몇 사람 꽂아 넣고 이런 차원으로는 안 된다. 국민 속에서의 통합이 되지 않으면 안 된다. 지난 10월 3일 광화문에 다양한 그룹들이 모였지만 그 그룹들과 한목소리를 못 내고 있다. 한국당은 나홀로 투쟁을 하고 있다. 그러니 청년들이, 여성들이 들어올 공간이 없다. 오래전부터 많은 세력이 모이는 원탁회의를 통한 통합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불출마를 선언하며 책임을 강조했는데.
“정치인들에 대한 국민의 정서는 첫 번째가 참 뻔뻔하다, 철면피라는 거다. 국민이 그렇게 생각하면 우리는 그에 대한 책임의식이 있어야 한다. 두 대통령이 법정에 섰다. 그런 두 대통령 아래서 호가호위했던 사람들이 문재인 정권만 비판하면 마치 국민과 함께하는 것처럼 행동하고 있지 않나. 반성은 전혀 없이. 그러니까 뻔뻔한 거다. 물갈이 대상은 국민은 딱 보면 아는데 우리만 모른다. 그래서 저는 책임을 이야기했고, 잘못하면 책임을 지는 게 책임 정치다. 그게 정치의 본령인데, 어느 때부터인가 그런 게 거의 사라졌다. 역사의 물레방아를 한 번씩 돌렸던 우리는 흘러간 물이다. 근데 다시 거슬러 올라가서 새로운 것을 하는 것처럼 이야기하는데, 전혀 새롭지 않다. 국민이 볼 때는 딱하다.”
 
불출마 선언문에 막장 공천 관여자 등 교체 대상을 거론했는데.
“국민이 알 거다. 본인도 알지도 모르고. 결정은 본인들 몫이다.”
 
신보라 의원이 ‘당 혁신에 동력이 될 만한 사람은 아쉽게 다 나간다’고 했다.
“우리도 지은 죄가 있다. 진작에 개혁적인 목소리를 더 냈어야 했고, 더 헌신적으로 온 몸을 던졌어야 했는데 솔직히 눈치를 봐 왔던 거다. 늦었지만 남은 서너 달 동안 제대로 된 이야기를 할까 한다. 어떻게 하면 창조적인 파괴를 할 수 있는가? 그게 고민이다.”
 
불출마를 고민하는 분들이 또 있나.
“몇 명인지를 정확히 알 순 없지만 이어질 거라는 확신이 있다. 고민하는 의원들이 좀 있다”
 
12년 의정 생활 동안 느낀 한국당의 가장 큰 문제는.
“웰빙 체질이다. 판사·검사·장차관·장군·대학교수. 열심히 살아온 분들이지만, 국민들이 봤을 때 특권층 집단이라는 이미지를 벗어나기 어렵다. 어려운 환경에서도 일가를 이룬 국민 영웅들을 더 발굴해 그분들을 앞에 내세웠어야 하는데, 지금 보면 판·검사 일색 아니냐. 거기서 국민 정서와 거리감이 있다.”
 
앞으로 계획은.
“현재로썬 아무런 생각이 없다. 일단 선거 때까지는 백의종군하는 거고….”
 
백의종군이라면.
“당직이나 직책을 맡기는 싫고 당의 개혁이든 아니면 통합이든 그런 역할을 물밑이나 뒤에서 할 수 있다면 해야지 않겠나.”
 
소회가 있다면.
“아쉬움은 없고 시원섭섭하다. 저는 이제 공천에서 자유로워졌는데 정치인이 극한투쟁이나 이전투구를 벌이는 것은 공천에 얽매여서 그런 경우가 많다. 공천은 지역 유권자들이 결정하는 게 맞다. 국민의 시각에서 판단하고 결정할 수 있으면 지금보다 훨씬 괜찮은 정치를 할 수 있을 거다. 공천권은 당 지도부가 완벽하게 내려놔야 한다.”
 
신용호 논설위원
 
※ 김혜린 인턴기자가 인터뷰에 참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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