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닫기
닫기

정부 판 깔고 업계 자율규제…P2P 법제화 뒤엔 ‘윈윈해법’

지난 9월 23일 서울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P2P 금융 제정법 취지에 맞는 소비자 보호와 산업 육성의 방향성 정책토론회’에 앞서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은성수 금융위원장, 민병두 국회 정무위원장, 김종석 자유한국당 정무위 간사, 유동수 더불어민주당 정무위 간사, 김성준 렌딧 대표. [연합뉴스]

지난 9월 23일 서울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P2P 금융 제정법 취지에 맞는 소비자 보호와 산업 육성의 방향성 정책토론회’에 앞서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은성수 금융위원장, 민병두 국회 정무위원장, 김종석 자유한국당 정무위 간사, 유동수 더불어민주당 정무위 간사, 김성준 렌딧 대표. [연합뉴스]

국회가 마비되면서 스타트업계 여기저기서 탄식이 들린다. 인공지능(AI) 기술 고도화에 필수적인 데이터 3법(개인정보보호법·신용정보법·정보통신망법)에서부터 새로운 이동 서비스를 법제화하는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개정안, 전동킥보드 서비스의 법적 근거를 만들어주는 도로교통법 개정안에 이르기까지 시급한 법안들도 함께 마비됐기 때문이다.
 

렌딧 대표가 말하는 P2P 안착과정

5년 전 첫 서비스 불법 논란 일자
금융위 “일단 해도 된다” 빠른 결정

잦은 사고에 업계 스스로 방지책
중금리로 1·2금융과 마찰도 피해
상의 등이 국회 설득해 입법 성공

그런 면에서 정부가 지난달 26일 공포한 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법은 이례적 성공사례다. 규제 틈바구니에서 스타트업이 새로운 산업을 키웠고, 이를 법제화하는 데까지 성공했기 때문이다. 이 법은 돈이 필요한 사람(대출자)과 돈을 빌려줄 사람(투자자)을 이어주는 피투피(P2P·Peer to Peer) 금융 기업에 새로운 법률적 지위를 부여하고 해당 기업의 의무, 관리방안 등을 담은 법이다. 2014년 말 관련 스타트업이 국내 처음 등장했는데 4년여 만에 제도권에 안착한 것이다.
 
중앙일보는 지난달 13일 김성준(34) 온라인투자연계금융협회 준비위 공동준비위원장을 서울 을지로 렌딧 사무실에서 만나 법제화 과정을 들었다. 김 위원장이 2015년 3월 창업한 렌딧은 개인신용대출 P2P 금융업 시장 점유율 1위다.
 
① 스타트업 고사 전 발 빠른 유권해석=김 위원장은 정부 부처에서 발 빠르게 움직인 점을 가장 중요한 비결로 꼽았다. 2014년 말 P2P 스타트업 8퍼센트가 처음 서비스를 시작했는데 2015년 2월 금융감독원이 불법 대출이라며 홈페이지를 폐쇄하도록 했다. 하지만 폐쇄 이후 금융위가 발 빠르게 유권 해석을 내려줘 사업을 재개할 수 있었고 다른 스타트업도 속속 등장했다.
 
김 위원장은 “모회사는 전자상거래플랫폼으로 등록하고 대부업법상 대출이 가능한 자회사를 세우는 방식을 당시 중소기업청에서 중재했고, 이를 금융위가 허용하면서 현재 방식으로 사업이 가능해졌다”고 말했다. “행정부에서 ‘일단 해도 된다’고 하는 순간 스타트업들이 혁신할 수 있는 ‘판’이 본격적으로 형성됐다”는 것이다.
 
② 강도 높은 자율규제=신용대출을 주로 하는 P2P 금융 스타트업들은 지난해 9월 자율규제안을 발표했다. 통상 저축은행, 카드사 등은 관련 법상 위험자산 비율이 20~30%인데 P2P 금융사는 30%로 한도를 정했다. 또 외부감사 대상이 아니지만, 의무적으로 외부 감사를 받도록 하는 등의 내용도 포함됐다. 김 위원장은 “2017년을 전후해 사고가 많이 터져 업계 전체에 대한 신뢰가 떨어졌다. 신생 산업이고 돈을 다루는 특수산업이기 때문에 업체 스스로 소비자 보호 문제에서만큼은 투명하게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관련 스타트업이 모여 인터넷기업협회 산하 마켓플레이스 금융협의회라는 단체를 만들었고 ‘빡쎈’ 자율규제를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③ 기존 산업과 갈등 최소화=P2P 금융 스타트업은 서비스 초기부터 ‘중금리’(평균 12%)를 강조했다. 제1 금융권의 대출 금리와 제2 금융권의 대출금리 사이 공백 지대에 새로운 수요를 창출하려 했단 얘기다. 기존 시장을 잠식하지 않는다는 시그널을 충분히 줬고, 갈등은 크게 불거지지 않았다.
 
④ 산업계 도움=올해 4월 렌딧 사무실 대표전화로 전화가 걸려왔다. 대한상공회의소였는데 “P2P 금융 관련 법안 입법을 돕고 싶다”는 얘기를 했다. 이후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은 5차례 국회를 방문해 의원들을 적극적으로 설득했다. 인터넷기업협회 등은 수시로 성명서를 내 법 통과를 촉구했다. 김 위원장은 “대한상의, 인터넷기업협회, 코리아스타트업포럼 등 존재하는 거의 모든 협회·단체가 다 나서서 우리를 도와줬다”고 말했다.
 
박민제 기자 letmein@joongang.co.kr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PHOTO & VIDEO

shpping&life

많이 본 기사

댓글 많은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