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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울산시장 형제비리 사건 만든 건 경찰 아닌 김기현 전 시장 측"

울산지방경찰청 [연합뉴스]

울산지방경찰청 [연합뉴스]

지난해 6·13 지방선거를 앞두고 벌인 경찰의 김기현 전 울산시장 측근 비리 수사를 놓고 ‘하명수사’ 의혹이 제기된 가운데 당시 수사팀이 경찰의 선거개입 의혹을 정면으로 반박하는 내용 등을 담은 내부 보고서를 작성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이 보고서에는 김 전 시장 측근이 수사에 비협조 하면서 오히려 ‘울산시장 형제 비리’ 사건을 키웠다는 취지의 주장 등이 담겼다. 
 

울산청, 51쪽짜리 내부 문건작성  

울산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지수대)는 지난 6월 김 전 시장 측근 비리수사와 관련한 51쪽 분량의 내부 보고서를 작성했다. 앞서 4월 검찰이 기소의견으로 경찰에게 송치받은 김 전 시장 동생사건을 무혐의 처분한 이후 시점이다. 이때 검찰은 경찰 수사의 문제점을 불기소 결정문으로 조목조목 지적했다. 
 
여기에 김 전 시장 핵심 측근인 비서실장까지 이미 같은 처분을 받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지역 정가를 중심으로 “경찰이 야당 후보(자유한국당)인 김 전 시장을 낙선시키려 무리하게 수사를 진행한 것 아니냐”는 선거개입 의혹이 일었다. 이 의혹은 현재 하명수사 의혹으로 옮겨붙은 상황이다.
김기현 전 울산시장. [중앙포토]

김기현 전 울산시장. [중앙포토]

 

경찰, "출석 불응 도피로 사건 길어져" 

지수대는 내부 문건을 통해 “김 전 시장 형제는 변호사법 위반 혐의로 지난해 1월 고발됐다”면서 “조기에 종료될 수 있던 사건이 경찰 출석에 수차례 불응, (결국) 지방선거에 근접한 시기까지 진행될 수밖에 없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단기간에 마무리될 수 있었던 사안을 ‘울산시장 형제비리’ 사건으로 전국적 관심사로 만든 것은 김 전 시장 형제”라고 했다.  
 
당시 김 전 시장 동생은 2014년 울산 북구의 한 아파트 신축 사업권을 딸 수 있게 도와주는 조건으로 모 건설업자 측과 30억 원짜리 계약을 맺은 혐의(변호사법 위반)로 고발됐다고 한다. 동생은 5차례에 걸친 경찰의 출석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3월 1일 법원에서 체포영장이 발부되자 도주했고, 같은 달 27일 자진 출석했다. 이 과정에서 휴대전화를 해지하는가 하면, 가족의 조직적인 도피도 의심된다는 게 지수대의 설명이다.
 

김기현 전 시장은 조사 안 해 

경찰이 접수한 고발장에는 김 전 시장도 피고발인으로 적시돼 있다고 한다. 하지만 지수대는 관련 증거가 부족한 데다 선거에 미칠 영향 등을 두루 고려해 김 전 시장을 수사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더욱이 피고발인이던 김 전 시장의 신분도 참고인으로 전환했던 경찰이었다. 당시 울산지방청장이었던 황운하 대전지방경찰청장은 최근 한 유튜브 방송에 출연, “김 전 시장은 정치자금을 받은 주체로 얼마든지 피의자로 조사할 수 있었지만 (소환조사) 하지 않았다”며 “그렇게 배려했다”고 말했다.
황운하 대전지방경찰청장. [뉴스1]

황운하 대전지방경찰청장. [뉴스1]

 

"프레임을 선거에 맞추지 말아야" 

경찰청 고위 관계자는 “자꾸 프레임을 ‘선거’에 맞추다 보니 꼬이는 데 강남 클럽 ‘버닝썬’사건을 생각해보라”며 “경찰은 첩보나 제보를 분석해 내사를 진행한다. 이 중에는 내사 가치가 없다고 판단되는 것도 있고, 물적 증거확보를 위해 압수수색 영장이 발부되는 것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압수수색 이후 관계자들 소환이 이뤄지는 건대 김 전 시장 측근 사건 역시 수사의 물리적 흐름대로 진행한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 울산시청 비서실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 등이 발부됐다.
 
김 전 시장은 지난 2일 선거무효 소송을 제기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공정한 선거 관리를 해야 할 경찰과 청와대가 도리어 공권력을 동원해 조직적으로 불법 선거를 주도했다”며 “울산시장 선거는 중대한 하자로 인해 무효”라고 주장했다.  
 
김민욱·최은경 기자 kim.minwo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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