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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없을때 도입된 임금피크제···대법, "근로계약보다 불리한 취업규칙 안돼"

대법원 전경 [연합뉴스]

대법원 전경 [연합뉴스]

회사에 나오지 않는 사이 취업규칙 변경으로 임금피크제가 도입됐다면 이에 그대로 따라야 할까. 
 
정년 3년 전부터 연봉의 40~60%만 받는 임금피크제를 거부한 A씨가 회사를 상대로 미지급 임금과 퇴직금 등 1억여원을 지급하라고 낸 소송에서 대법원이 A씨 손을 들어줬다. 대법원 2부(주심 안철상 대법관)는 “노조 동의를 얻어 취업규칙이 바뀌었더라도 기존 개별 근로계약이 A씨에게 더 유리하다면 개별 근로계약이 우선한다”고 판결했다.

 
2003년부터 경상북도의 한 회사에서 일해온 A씨는 2014년 회사와 고용 갈등이 생겼다. 2014년 5월 면직 처리된A씨는 노동위원회에서 부당해고 판정을 받고 8월 복직한다. 회사는 복직한 A씨에게 임금피크제 적용을 고지했다. A씨가 회사를 비운 사이 취업규칙을 변경해 임금피크제를 도입하기로 했고 노조 과반수 동의를 얻었다는 것이다. A씨는 “나는 조합원도 아닐뿐더러 취업규칙 변경에 동의한 적도 없다”고 주장하며 이를 거부했다.
 
A씨가 바뀐 취업규칙대로 임금피크제를 적용받으면 기존의 근로계약에 따를 때보다 월급이 크게 줄었다. 2014년 당시 정년이 가까웠던 A씨는 월 590만원가량을 받기로 연봉계약을 했다. 그런데 임금피크제를 적용하면 정년 2년 미만 근로자는 월 350만원가량, 1년 미만 근로자는 236만원가량을 받게 된다. 임금피크제 적용을 반대하며 계속 회사를 다닌 A씨는 2016년 기존 근로계약에 따라 덜 받은 임금과 퇴직금 등 1억 1400여만원을 지급하라고 소송을 냈다.
 
취업규칙은 회사가 일방적으로 정해놓은 규칙이다. 원칙적으로 회사에 작성 및 변경 권한이 있지만, 근로자에게 불리한 내용으로 바꾸려면 근로자 과반수 이상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 1심과 2심은 회사가 변경한 임금피크제가 A씨에게도 적용돼야 한다고 판단했다. 비록 A씨가 개별 동의하지는 않았지만, 근로자 과반으로 조직된 노조가 취업규칙 변경을 동의했기 때문이다. 
 
A씨는 “나는 직급 체계상 1급이어서 노조원이 아니다”라고 주장했지만, 법원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법원은 “직급 체계상 2급 이하 직원은 입사와 동시에 노조원이 될 수 밖에 없고, 2급에서 1급 승진이 가능한 점에 비춰 노조는 전체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돼 적법한 동의 권한을 행사할 수 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판결했다.
 
대법원은 원심판결이 잘못됐다고 봤다. 먼저 대법원은 취업규칙과 단체협약을 구분해서 봐야 한다고 전제했다.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 집단으로 협의를 해서 체결하는 단체협약은 개별 근로계약에 우선한다고 보는 것이 우리 대법원의 입장이다.
 
하지만 취업규칙은 다르다. 대법원은 근로기준법 97조를 근거로 “취업규칙보다 유리한 근로조건을 정한 개별 근로계약이 있다면 이는 유효하고, 취업규칙보다 우선해 적용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이어 “근로자에게 불리한 취업규칙 변경이 집단 동의를 받았다고 해도 A씨가 동의하지 않았다면 기존의 개별 근로계약에 우선할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다만 이런 경우에도 취업규칙 변경에 동의한 노조원은 취업규칙 적용을 받는다. 대법원은 사건을 수원지법 민사합의부로 파기환송했다고 5일 밝혔다.
 
이수정 기자 lee.sujeo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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