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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운하가 시작한 ‘고래고기 사건’ 수사 2년…왜 안 끝나나

2016년 울산 경찰이 압수한 40억원 상당의 고래고기 27t. 이 가운데 21t을 검찰이 피의자에게 돌려줬다. [연합뉴스]

2016년 울산 경찰이 압수한 40억원 상당의 고래고기 27t. 이 가운데 21t을 검찰이 피의자에게 돌려줬다. [연합뉴스]

 
청와대의 하명 수사 의혹으로 ‘울산 고래고기 사건’ 수사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2017년 9월 경찰이 본격 착수한 이 수사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검찰·경찰의 팽팽한 줄다리기로 언제 끝날지 모른다는 관측도 나온다. 
 
2017년 당시 고래고기 사건을 지휘한 황운하 전 울산지방경찰청장(현 대전지방경찰청장)은 지난 1일 페이스북에서 “경찰은 작년 7월 송인택 울산지검장이 부임한 이후 노골적인 수사방해로 이른바 ‘김기현 시장 측근 비리 사건’을 제대로 수사하지 못했다”며 “울산 경찰은 고래고기 사건에 대한 보복으로 이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청와대가 지난 1일 숨진 백원우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 아래 특별감찰반 소속 수사관이 울산 고래고기 사건과 관련 있다고 밝히면서 사건에 더욱 이목이 쏠린다. 
 

경찰, 검사와 검사 출신 변호사 등 수사 

고래고기 사건은 2016년 4월 경찰이 압수한 고래고기 21t(시가 30억원)을 검찰이 피의자(불법 유통업자)에게 돌려준 과정에 위법성이 있었는지 경찰이 조사하는 사건이다. 환부된 고래고기가 울산 고래 축제에 유통됐을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논란이 커졌다. 
 
당시 검찰은 압수한 고래고기의 불법 포획 여부를 판단하기 위한 DNA 검사 결과가 나오기 전에 피의자들에게 고래고기를 돌려줬다. 검찰 측은 “고래연구소가 고래 DNA를 70%만 보유하고 있어 기소 여부를 판단하는 결정적 증거로 삼기 어렵다”고 설명했지만 경찰은 고래고기를 돌려주는 과정에 의혹을 제기했다. 
 
2017년 9월 울산지방경찰청 앞에서 핫핑크돌핀스 회원들이 압수한 고래고기를 돌려준 울산지검 검사를 규탄하고 있다. [연합뉴스]

2017년 9월 울산지방경찰청 앞에서 핫핑크돌핀스 회원들이 압수한 고래고기를 돌려준 울산지검 검사를 규탄하고 있다. [연합뉴스]

 
2017년 9월 해양환경단체 핫핑크돌핀스가 당시 사건 담당 검사를 직권남용 등으로 고발하자 경찰은 고래 유통업자 등 사건 당시 피의자들과 고래고기를 돌려주라고 지시한 담당 검사, 피의자들을 변호한 변호사 등을 수사했다. 이 변호사는 해양 담당 검사 출신으로 경찰이 압수한 고래고기와 관련 없는 고래유통증명서를 검찰에 제출해 수사기관을 속인 혐의 등을 받고 있다. 
 

1월 이후 사실상 수사 제자리걸음  

이후 진행된 수사에서 경찰이 신청한 압수수색 영장 일부를 검찰이 기각한 것을 두고 검·경 갈등이 빚어졌다. 경찰은 “검찰이 계좌·통신 등 핵심 영장을 기각하거나 제한해 수사를 방해했다”고 주장했으며, 검찰은 “경찰에 적극적으로 사건 기록을 제공하고 수사에 협조했다”고 맞섰다. 2017년 12월 담당 검사가 경찰의 서면 질의에 답하지 않은 채 1년 동안 장기연수를 떠나 검찰의 제 식구 챙기기 논란이 일기도 했다. 
 
황 청장이 수사권·기소권 분리를 주창하는 경찰 내 대표적 ‘검찰 저격수’로 꼽혀 사건은 점점 검·경 갈등 양상으로 전개됐지만 당시 황 청장은 진실 규명을 위한 수사일 뿐이라고 선을 그었다. 논란 속에서 황 청장은 지난해 12월 대전지방경찰청장으로 부임했다. 
 
고래고기 사건을 지휘한 황운하 전 울산지방경찰청장(현 대전지방경찰청장). 최근 불거진 청와대 하명 수사 의혹에 연루됐다. [연합뉴스]

고래고기 사건을 지휘한 황운하 전 울산지방경찰청장(현 대전지방경찰청장). 최근 불거진 청와대 하명 수사 의혹에 연루됐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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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의 피의사실 공표 수사가 관건” 

경찰 수사는 지난 1월 연수에서 돌아온 담당 검사에게 ‘원칙과 절차대로 고래고기를 유통업자에게 돌려줬다’는 서면 답변을 받은 뒤로 제자리걸음이다. 이런 와중에 지난 6월 울산지검이 의료법 위반 사건과 관련해 고래고기 사건 담당 부서인 울산청 광역수사대 대장 등 2명을 피의사실 공표 혐의로 입건하자 갈등이 재점화됐다. 
 
(왼쪽부터) 울산지방경찰청, 울산지방검찰청 전경. [연합뉴스]

(왼쪽부터) 울산지방경찰청, 울산지방검찰청 전경. [연합뉴스]

 
고래고기 사건에서 조사받은 불법 유통업자들에 대한 사법 처리는 마무리됐지만 담당 검사와 변호사 건은 현재 경찰 손에 있다. 지역 검·경 사정에 밝은 한 관계자는 “검찰이 경찰의 피의사실 공표 건을 쥐고 있으니 경찰로서는 반격할 카드가 필요할 것”이라며 “현재는 검찰 역시 적극적 움직임을 보이지 않지만 여차하면 경찰이 다시 고래고기 수사에 달려들어 검·경 줄다리기가 벌어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여전히 변호사의 계좌 압수수색, 담당 검사 출석 등이 이뤄지지 않아 경찰이 좀 더 수사할 여지를 두고 있지만 1월 이후로 사실상 의미 있게 진행된 사항이 없다”고 덧붙였다. 
 
한편 울산지검은 4일, 최근 다시 고래고기 사건 언론 보도가 나오자 공식적으로 입장을 밝혔다. 이 내용을 대검찰청이 다시 언론에 공유했다. 검찰은 “당시 구속기소한 공소사실 부분 이외에 고래고기 21t에 대해 불법 포획 등 범죄 혐의를 입증할 증거가 부족해 형사소송법, 검찰 압수물 사무규칙 등 관련 규정에 따라 압수를 계속할 필요가 없다고 인정돼 제출인에게 환부한 것으로 경찰이 증거물로 압수한 고래고기 21t(시가 30억원)을 울산지검이 한 달 만에 일방적으로 피의자인 유통업자에게 돌려줬다는 보도 내용은 사실과 다르다”고 밝혔다. 
 
울산=최은경 기자 choi.eunkyung@joongang.co.kr
 
울산 고래고기 사건
2016년 4월-울산 경찰이 밍크고래 불법 포획·유통 일당 검거, 고래고기 27t 압수
2016년 5월-울산 검찰이 피고인들에게 고래고기 21t 돌려줘
2016년 12월-고래연구소 DNA 검사에서 47개 시료 중 DNA 추출 불가능한 조직 제외한 34점이 불법 유통된 고래라고 나와
2017년 8월-나머지 고래고기 폐기 과정에서 21t 돌려준 사실 알려지면서 논란
2017년 9월-핫핑크돌핀스가 당시 수사 담당 검사 직권남용 등으로 고발, 경찰 수사 착수
2017년 10월-경찰이 수산법 위반 등 혐의로 당시 피의자 중 3명에게 사전구속영장 청구, 1명 구속
2017년 11월-경찰이 당시 피의자들이 선임한 변호사 사무실 등 압수수색영장 신청, 기각
2017년 12월-경찰이 당시 수사 담당 검사에게 서면질의서 보내, 답변 없이 18일 1년 해외연수 떠나
2019년 1월-돌아온 담당 검사 서면 질의에 답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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