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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조계 "靑 해명이 되레 발목…제보 편집은 직권남용 소지"

 
김기현 전 울산시장.[중앙포토]

김기현 전 울산시장.[중앙포토]

청와대가 김기현 전 울산시장 측근 비리에 대해 민정수석실 행정관이 외부에서 첩보를 제보 받아 그 문건을 정리한 것뿐이라며 하명 수사 논란을 부인했다. 그러나 해당 제보자가 현 울산시장의 측근인 송병기 현 울산 경제부시장으로 드러나면서 논란은 더욱 거세게 일고있다. 이에 검찰은 공권력을 통한 선거개입 사건으로 보고 수사에 속도를 낼 방침이다. 검찰 안팎에서도 청와대 해명 자체가 ▶첩보 내용 편집 ▶선출직 지자체장에 대한 첩보 생산 등을 인정하고 있어 법 위반 소지가 크다는 지적이 나온다.

캠핑장서 우연히 안 송철호 측근…김기현 첩보 제보

 

✔ 靑 첩보 내용 ‘편집’은 '직권남용'?

 
청와대에 따르면 지난 4일 지인으로부터 제보 내용이 담긴 SNS 메시지를 받은 A행정관은 이를 복사해 외부 이메일로 전송한 후, 문서파일로 옮겨 요약하고 일부 편집해 제보 문건을 정리했다고 했다. 다만 그 과정에서 추가한 비위 사실이나 법리 설명은 없다고 했다. 
 
송철호 울산시장. [뉴스1]

송철호 울산시장. [뉴스1]

이어 청와대는 A행정관은 민정수석실에 파견 오기 전 제보자와 캠핑장에서 우연히 만나 알게 된 사이로 몇차례 만나 연락을 주고받게 된 사이라고 했다. 그러나 해당 인물이 송철호 현 울산시장의 측근인 송 부시장인 것으로 드러나면서 의혹은 증폭됐다.  
 
법조계에서는 해명이 되레 청와대의 발목을 잡는다고 지적한다. '공안통' 출신 변호사는 “처음 제보 받은 내용을 추가하거나 건드렸으면 그건 편집”이라며 “직권남용 혐의를 입증하는데 도움 될 수 있다”고 봤다. 줄간격이나 폰트 등 양식에 맞게만 정리한 게 아닌 이상 어떤 형태의 가공이든 위법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이같은 과정을 청와대 스스로 첩보 생산 과정에 개입한 것으로 보면, 이후 첩보를 경찰에 넘겨 수사하도록 만든 일련의 행위 역시 '하명 수사'로 보일 여지가 크다는 게 법조계의 중론이다.
 
이와 관련, 검찰은 첩보의 '작성명의인'을 밝히는데도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첩보를 받아 그대로 내려 보냈다면 작성명의인도 제보자 명의가 되어야 하지만 민정비서관실 명의라면 기존 첩보를 행정관이 요약·발췌하고 편집한 방증으로 볼 수 있다는 취지에서다.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 [청와대사진기자단]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 [청와대사진기자단]

절차에 대한 의문도 제기된다. 공안 수사 경험이 많은 한 변호사는 “공식적인 제보 절차가 있을 텐데 그런 식(SNS메시지)으로 받아 하달한 것이라면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이례적 형태로 전달된 첩보의 최초 제보자가 김 전 시장의 상대 후보였던 송 시장 측 인사였다는 점에서, 정치적 목적을 띤 제보가 경찰 수사로 이어졌다는 하명 수사 논란은 더욱 거세지고 있다.
   

✔ 靑 민정수석실, 첩보 생산 권한 있나

 
이날 청와대가 민정비서관실이 첩보 생산 주체임을 인정한 것과 관련한 비판도 나온다. 민정비서관실이 지방선거를 약 8개월 앞둔 2017년 10월에 감찰권이 없는 선출직 지자체장에 대한 첩보를 생산하는 것 자체가 이례적이며 위법 소지가 있다는 것이다. 
 
전 울산시장 비위 첩보 전달 과정 [연합뉴스]

전 울산시장 비위 첩보 전달 과정 [연합뉴스]

대통령 비서실 직제에는 대통령이 임명하는 행정부 소속 고위공직자나 공공기관‧단체 등의 장 및 임원, 대통령의 친족 등에 있는 사람이 감찰 대상에 해당하다. 선출직 지자체장, 즉 김 전 시장에 대한 감찰 권한은 없는 것이다. 심지어 첩보를 생산한 A 행정관은 당시 민정비서관실 소속이었을 뿐 특별감찰반 소속도 아니었다고 한다.  
 
이에 따라 지방선거를 앞둔 시점에서 현직 시장에 대한 첩보를 생산하는 게 극도로 민감한 일이라는 것은 청와대도 충분히 알았을 거라는 지적이 나온다. 청와대 해명처럼 설사 행정관과 제보자가 서로 아는 사이였다 하더라도 ‘권한이 없어 첩보를 받을 수 없다’고 한 뒤, ‘수사기관에 고발하라’고 돌려보내는 게 통상의 경우라는 것이다. 실제로 인지사실을 남기기 곤란한 사건의 경우 익명의 투서 형태로 수사기관 스스로 접수하게 하는 관행이 흔하다는 게 복수의 사정기관 관계자의 전언이다.  
 

'유재수 감찰 무마 의혹' 압수수색…핀트 다른 靑해명

청와대 연풍문 앞 스케치 검찰이 청와대 압수수색에 나선 4일 청와대 연풍문 앞에 적막감이 흐르고 있다. 변선구 기자

청와대 연풍문 앞 스케치 검찰이 청와대 압수수색에 나선 4일 청와대 연풍문 앞에 적막감이 흐르고 있다. 변선구 기자

 
한편, 청와대는 지난 4일 '유재수 감찰 무마 의혹'에 대한 검찰의 청와대 압수수색 종료 후 " 비위 혐의가 있는 제보자 김태우의 진술에 의존해 검찰이 국가중요시설인 청와대를 거듭 압수수색한 것은 유감"이라고 밝혔다. 김 전 수사관 사건 당시인 지난해 12월 이미 청와대가 검찰에 자료를 제공했다는 취지에서다.
 
반면 청와대가 언급한 김 전 수사관과 유 전 시장 사건은 다소 동떨어져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청와대가 언급한 김 전 수사관은 유 전 부시장 감찰에 직접 참여하지 않았다. 유 전 부시장 감찰 무마 사건이 검찰에 고발된 시기도 김 수사관과 관련된 압수수색 이후인 올해 2월이다.
 

김수민‧김기정‧정진호 기자 kim.sumin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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