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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당 일하는 홀어머니 밑에서 수능 만점…‘전교 꼴찌’의 반란

2020학년도 수능만점자 송영준군. [연합뉴스]

2020학년도 수능만점자 송영준군. [연합뉴스]

 중학교 1학년 때 아버지가 사고로 돌아가셨다. 어머니는 식당 아르바이트를 하며 홀로 아들을 뒷바라지했다. 아들은 어려운 환경에서도 전교 10등대를 유지하며 ‘모범생’이었지만, 외고로 진학한 뒤 치른 첫 시험에서 꼴찌에서 두 번째 성적을 받았다. 입학 일주일 만에 “공고로 진학하겠다”고 결심했지만, 선생님의 만류로 마음을 다잡았다. 사교육은 사치였기에, 이를 악물고 학교 공부에 매달렸다. 그 노력은 수능 만점으로 보상을 받았다.
 

“꼴찌 믿어준 선생님에 보답하려 학업 매진”

2020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만점자 송영준(18)군 이야기다. 김해외국어고등학교에 재학 중인 송군은 올해 수능에서 경남 지역 응시생 중 유일하게 만점을 받았다. 송군은 사회적 배려 대상자 전형으로 김해외고에 진학했지만, 입학 일주일 만에 “공고로 진학하겠다”며 담임선생님에게 상담을 신청했다. 127명 중 126등이란 반편성고사 성적표를 받고 “공부엔 재능이 없다. 하루빨리 취업해 어머니 고생을 덜어드려야겠다”고 생각해서다. 담임선생님은 “형편이 어려우면 장학금을 알아봐 주겠다”라면서 “포기하지 말고 한 번 더 해보자”고 다독였다. 덕분에 송군은 장학생에 선정돼 고교 3년간 1000만원을 받았다. 송군은 “선생님이 저를 믿어주니 거기에 보답하고 싶다는 마음 때문에 더 학업에 매진했다”며 “교과뿐 아니라 고민이 있을 때마다 열린 마음으로 상담해주신 선생님들께 깊이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송군은 부족한 과목부터 차근차근 실력을 쌓아나갔다. 고1 여름방학 때 취약 과목인 수학 문제집 7권을 풀고 자신감을 얻었다. 다른 과목에도 투자 시간을 늘리기 시작했다. 그 결과 고 2 첫 모의고사에서 전 과목 1등급을 받았고 이후 줄곧 1~2등을 했다고 한다.  
 

‘정공법’ 통했다…“개인사 당당해야 좋은 세상”

사교육은 거의 받지 못했다. 초등학교 4~6학년 때 동네 공부방에서 영어와 수학을 배운 게 전부였다. 고 2 겨울방학 때 인터넷 강의를 듣기도 했지만, 남들보다 1시간 늦게 자는 정공법으로 승부를 걸었다. 시험 기간에는 기상 시간도 1시간 앞당겼다. 김해외고는 전교생이 기숙사 생활을 하는데 의무 자습시간은 밤 11시까지, 기상 시각은 오전 6시 20분이다. 친구들보다 부족했던 영어 실력은 원어민 교사 수업을 활용해 보충했다. 쉬는 시간에는 유튜브로 게임 영상을 보면서 스트레스를 풀었다. 유난히 공부하기 힘든 날이나 힘든 일주일을 보내고 일요일 오전 1~2시간씩 짬을 냈다.
 
송 군은 “힘든 가정사를 숨길 생각도 해봤지만 이런 것도 당당하게 말할 수 있어야 좋은 세상이라 생각해 말하게 됐다”며 “공교육에만 충실해도 열심히 한다면 좋은 성적을 받는다는 것을 보여줄 수 있어 기쁘다”고 말했다. 송 군은 오는 10일 발표되는 서울대 자유전공학부 수시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장래희망은 검사다. “좋아하는 일도 하면서 사회 정의에 이바지할 수 있다는 점이 마음에 든다”는 게 그 이유다.  
 
강무석 김해외고 교장은 “영준이의 수능 만점은 학생 개인의 노력과 바른 인성, 선생님들의 노력과 학생들의 꿈을 키워주는 학교 프로그램이 어우러져 이뤄낸 결과라고 생각한다”며 “수능 만점이라는 결과보다 자신의 시련을 극복하는 과정을 더 높이 평가하며 앞으로 포용력 있는 글로벌 리더로 성장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추인영 기자 chu.in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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