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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기대수명 증가 ‘멈춤’…통계 작성 이래 처음

한국인의 기대수명 증가가 멈췄다. 관련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1970년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통계청이 4일 발표한 ‘2018년 생명표’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출생아의 기대수명은 82.7년으로 2017년과 변함이 없었다. 소수점 둘째 자리까지 들여다보면 2017년 82.69년에서 지난해 82.74년으로 근소하게 늘었지만, 소수점 한 자릿수까지 발표하는 공식수치상으로는 보합이다. 매년 꾸준히 늘어났던 국내 출생아의 기대수명이 증가를 멈춘 것은 1970년 통계작성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한국인의 기대수명.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한국인의 기대수명.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지난해 한파로 인한 사망자 증가 영향 

통계청은 기대수명에 당해 사망신고 자료가 반영되다 보니 이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설명했다. 기대수명은 해당연도 출생아가 앞으로 살 것으로 기대되는 연수를 뜻한다. 통계청은 시·구청 등에 신고된 사망신고 자료를 바탕으로 현재 연령별 사망 수준이 유지될 경우 특정 연령의 사람이 몇 세까지 살 수 있을지를 추정해 기대여명 및 기대수명을 발표하고 있다. 이 때문에 해당연도 사망률이 높아지면 기대수명도 제한된다.
 
김진 통계청 인구동향과장은 “2018년 겨울은 1973년 이래로 가장 낮은 기온을 보이는 등 이상기후를 보여 80세 이상 연령층에서 사망자가 많이 늘어난 것이 영향을 미쳤다”며 “유럽에서도 2015년 폭염으로 프랑스와 이탈리아 기대수명이 0.1∼0.2년 감소하는 일이 발생한 바 있다”고 말했다.
 

40세, 43.6년 더 산다…남성 자살률, 위암보다 높아

연령별 기대여명은 80세 이상 남성과 90세 이상 여성을 제외한 전 연령층에서 증가했다. 지난해 40세 인구의 기대여명은 43.6년으로 집계됐다. 남성은 40.8년, 여성은 46.5년으로 여성이 더 오래 생존할 것으로 예상됐다. 60세의 경우 남성은 22.8년, 여성은 27.5년을 더 생존할 것으로 예상됐다. 10년 전보다 각각 2.6년과 2.3년 증가한 수치다.
 
김 과장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경우 여성의 기대수명이 남성보다 5.3년 정도 높은 등 대부분 국가에서 공통으로 이 같은 현상이 나타난다”며 “남성은 사회생활과 경제활동 참가율 상대적으로 높아 음주ㆍ스트레스와 같은 위험요소에 더 많이 노출되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폐렴으로 인한 사망원인 급증.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폐렴으로 인한 사망원인 급증.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사망 원인으로는 암이 20.7%로 가장 높았고 심장질환(11.8%)과 폐렴(10%)이 뒤를 이었다. 특히 폐렴으로 인한 사망확률은 10년 전보다 6.8%포인트로 가장 많이 증가해 처음으로 두 자릿수를 기록했다. 한편 지난해 출생자가 스스로 목숨을 끊을 확률은 남성의 경우 3.3%로 위암(2.7%)과 대장암(2.8%)보다 사망확률이 높았다. 여성의 경우도 1.3%로 전년보다 0.1%포인트 높아졌다.

18.3년은 ‘아프게’ 산다

한편 지난해 출생아가 아프지 않고 건강하게 지내는 기간(유병 기간 제외 기대수명)은 64.4년으로 전망됐다. 총 82.7년 중 18.3년은 병을 갖고 살아간다는 의미다. 유병 기간 제외 기대여명은 2012년부터 격년마다 발표하고 있으며, 매번 감소 중이다. 남성은 64년, 여성은 64.9년이다. 다만 전체 기대여명 대비 건강하게 보낸 기간의 비율은 남성이 80.3%로 여성(75.6%)보다 높았다.
 
김 과장은 “한국이 유럽 등 다른 나라보다 의료보험 서비스나 건강검진 체계가 잘 갖춰져 있다 보니 병원 접근성이 용이하다”며 “암이나 고혈압 등 질환을 조기에 발견하고 관리하는 경향이 늘어 건강수명이 줄어드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한편 남녀가 주관적으로 건강하다고 생각하는 기대수명은 69년으로 상대적으로 길었다.
 
세종=허정원 기자 heo.jeong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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