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닫기
닫기

‘칼럼계의 아이돌’ 김영민이 논어로 돌아간 까닭은

신간 『우리가 간신히 희망할 수 있는 것』을 펴낸 김영민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교수. [사진 사회평론]

신간 『우리가 간신히 희망할 수 있는 것』을 펴낸 김영민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교수. [사진 사회평론]

“믿거나 말거나 CF 요청을 받은 적이 있습니다. 놀라운 거액이었지만, 안 했습니다.”
 

동아시아사상사 전공 살린 에세이 내
“고전을 만병통치약 찾듯 하면 안돼”

지난해 칼럼 ‘추석이란 무엇인가’로 ‘칼럼계의 아이돌’로 떠오른 김영민(53)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교수가 한 말이다. 3일 서울 서교동 카페에서 열린 새 저서 『우리가 간신히 희망할 수 있는 것-김영민 논어 에세이』(사회평론) 출간기념 간담회에서다. 연구자란 본분에 충실하기 위해설까. 사생활을 위해 얼굴이 너무 잘 보이는 사진만 피해달라고 부탁했다.
 
‘결혼을 하고야 말겠다는 이들을 위한 주례사’ ‘새해에 행복해지겠다는 계획은 없다’ 등 그의 해학 넘치는 글은 지난해 무거운 신문 칼럼계에서 주목받으며 파란을 일으켰다. 당연히 여기던 사실에 “결혼이란 무엇인가” “제정신이란 무엇인가” 등 정곡을 찌르는 장난기어린 질문을 던져, 본질로 다가가는 유연함이 그의 글의 힘이다.
 
이런 기고글을 모아 1년 전 출간한 첫 에세이집 『아침에는 죽음을 생각하는 것이 좋다』(어크로스)는 베스트셀러에 오르며 지난달 전국 서점인이 뽑은 올해의 책에 선정됐다.
 
이번 새 책은 부제가 말해주듯 중국 고전  『논어』에 관한 에세이다. 2000년 넘는 세월을 살아남은 중국 사상가 공자와 그 제자들의 언행을 기록한 이 유교경전에 대한 일종의 입문서다. 그가 하버드대에서 동아시아 사상사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고 관련 연구를 해온 전공을 살렸다. 왜 하필  『논어』였을까.
 
그는 “기존에 나온  『논어』 관련 서적에 불편함을 느꼈다”며 “상당수 저자들이  『논어』나 여러 고전에 대해 현대를 사는 우리의 문제를 해결할 결정적 실마리가 있는 것처럼 제시해온 것에 대해 저는 강하게 동의하지 않는다. 고전을 만병통치약 찾듯 읽어선 안 된다”고 했다.
 
“그럼에도  『논어』는 세상을 해석하는 데 있어 기본적인 개념과 어휘를 제공하는 텍스트”라며 말을 이었다. “『논어』는 다른 고전들에 비해 맥락 없이 나눈 대화처럼 보이는 게 많습니다. 굉장히 집중해서 읽고 여러 배경지식·맥락을 알아야 이해되는 측면이 많죠. 우리가 다 글을 읽을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텍스트나 문장을 풍부하게 이해하는 게 간단한 일이 아니란 걸 생각하게 해주는 좋은 텍스트죠.”
 
그에 따르면 시중 서점에 손쉽게 구할 수 있는  『논어』 관련 책만 50여 종. 그는 “그 모두에 대해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상당 부분 동의하지 않는다”며 “기존 역자나 해설자를 기분 나쁘게 하는 일일 수도 있다. 논쟁적이고 부담스러운 입장일 수 있지만 그걸 다 앎에도 새로운 해석을 해보려 한다”고 했다.
 
그는 해석을 바로잡는 일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연애도 그렇지 않습니까. 너무 좋아하면 상대를 정교하게 이해하기보다 상대에 대한 자신의 환상을 열렬히 사랑하게 되죠. 너무 혐오할 경우도 그렇고요. 이는 동아시아 역사와도 관계있습니다. 전통문화 애호가도 있지만, 전통문화를 급격히 부정한 체험이 있었기에  『논어』나 여러 고전을 제대로 파악하는 데  도움이 안 됐죠.” 또  『논어』에 대해 지난 수십 년간 새롭게 연구돼온 결과를 반영해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지난 14년간 학생들과 매해  『논어』 강독을 하며 준비해왔다고 했다.
 
이번 에세이집은 그의  『논어』 프로젝트의 출발점이다. 새로운  『논어』 번역판과 해설서, 기존 번역 비평판 등 열 권 넘는 시리즈를 차례로 펴낼 계획이다.
 
여러 칼럼 연재도 계속한다. 다방면의 지식을 쉬지 않고 맛깔난 글쓰기로 담아내는 비결은 무엇일까.
 
“양질의 자극에 자신을 늘 노출시켜야 해요. 적절한 종류의 신체적 자극이 없으면 근육이 퇴화하죠. 정신도 다르지 않습니다. 양질의 텍스트·음악·그림·스피치 다양하게 늘 노출돼있지 않으면 몸이 퇴화하듯 손실이 옵니다.”
 
나원정 기자 na.wonjeong@joongang.co.kr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PHOTO & VIDEO

shpping&life

많이 본 기사

댓글 많은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