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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돈관리 이렇게 하더라…90년생 은행원 폰엔 이것 있다

344곳. 2일 현재 한국핀테크산업협회에 등록된 핀테크(Fintechㆍ금융과 기술의 합성어) 회원사 숫자다. 300개가 넘는 핀테크 앱 가운데 특히 좋은 앱을 골라내기란 결코 만만한 일이 아니다. 핀테크 앱을 써보고 싶은데 어떤 앱을 쓰는 게 좋을지 모를 독자들을 위해 중앙일보가 '알 만한 사람들'을 찾아가봤다.
 
그 '알 만한 사람들'은 은행ㆍ증권사ㆍ카드사ㆍ보험사 등 대형 금융회사에 근무하는 2030세대 젊은 직원들이다. 입사 전후, 핀테크를 생활 속에서 접했을 이들 휴대폰엔 어떤 앱이 있을까. 이제는 제대로된 핀테크앱 하나쯤 써보고 싶다면, 2030 금융인들의 '현실 사용기'를 먼저 살펴보자.
 

①이 대리 휴대폰엔 '요즘 대세' 뱅크샐러드

 
IBK기업은행에 근무하고 있는 이영호(30ㆍ가명) 대리는 직장생활 4년차에 접어든 올해가 돼서야 돈을 모으기 시작했다. 취직 후 1년 동안은 월급이 입금되는 족족 쓰느라 바빴고, 직장생활 2~3년차엔 마이너스 통장을 만들어 가상화폐에 투자했다가 3000만원대 손실을 본 뒤 이를 메우느라 정신이 없었다.  
 
올해 초 이 대리는 돈을 모으겠다고 결심한 뒤 가장 먼저 휴대폰에 뱅크샐러드를 깔았다. 그는 "당시 뱅샐(뱅크샐러드의 준말)이 워낙 대세 자산관리 앱이었고, 주변 친구들도 많이 사용했기 때문에 앱을 고르는 데 별로 시간을 들이지 않았다"고 말했다.
IBK기업은행에 근무하고 있는 이영호(30ㆍ가명) 대리가 지난달 28일 자신이 사용하는 뱅크샐러드 화면을 보여주고 있다. 정용환 기자

IBK기업은행에 근무하고 있는 이영호(30ㆍ가명) 대리가 지난달 28일 자신이 사용하는 뱅크샐러드 화면을 보여주고 있다. 정용환 기자

 
2017년 6월 출시된 자산관리앱 뱅크샐러드는 사용자가 처음 앱에 접속해 공인인증서 비밀번호를 한 번만 입력하면, 모든 은행과 보험사ㆍ증권사ㆍ카드사 등의 계좌정보를 클릭 한번만으로 앱에 연동해준다. 계좌 정보가 전부 연동되고 나면 그때부터는 모든 예ㆍ적금과 대출ㆍ보험ㆍ카드ㆍ연금ㆍ실물자산 등이 실시간으로 업데이트 된다.
 
뱅크샐러드는 이를 기반으로 금융자산을 계산해 알려주는 'MY금융', 수입과 지출 내역을 기록해주는 '가계부', 소비습관 알림서비스 '금융비서' 등을 사용자에게 제공한다. 이 정보를 활용해 개인 소비패턴에 맞는 카드나 보험, 연금 상품을 제안해주기도 한다. 신용관리나 대출 상품 비교 등도 제공된다.
 
맞춤형 자산관리 서비스가 입소문을 타면서 뱅크샐러드는 2017년 6월 앱 런칭 이후 매달 30%씩 성장하고 있다. 현재는 다운로드 수 550만 건, 금융상품 연동 관리금액 165조원의 '대세' 핀테크 서비스로 자리매김했다.
 
이 대리는 "뱅샐을 설치해 내 순자산과 수입지출 현황을 한눈에 확인하기 시작하면서부터 그 전보다 월 지출을 50만원정도 절약하게 됐다"며 "요즘에도 이틀에 한 번 꼴로 앱에 접속해 수입지출 데이터를 업데이트하면서 내 금융 생활을 되돌아보고 있다"고 말했다.
 

②'간편송금' 그 자체, 임대리 휴대폰엔 카카오페이

 
KB국민은행의 임종민(29ㆍ가명) 대리는 "제일 많이 사용하는 핀테크앱을 보여달라"는 기자의 요청에 카카오페이를 꺼내보였다. 임 대리는 "카카오톡 안 쓴다는 사람을 찾기가 어렵듯, 내 주변에서 요새 카카오페이 안 쓴다는 사람도 거의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카카오페이는 임 대리 생활에 완전히 밀착돼있다. 그는 "친구들과 모임을 가질 때 식사값을 누구 한 사람이 결제하고 나면 나나 내 친구들 대부분이 카카오페이로 더치페이 금액을 송금해준다"며 "한달에 20~30회 정도 카카오페이로 송금을 주고받는 편"이라고 말했다.
 
간편송금을 기본으로 하는 앱은 카카오페이뿐 아니다. 토스와 네이버페이, 페이코 등 여타 핀테크앱은 물론, 임 대리가 근무하는 국민은행(리브 앱) 등 대부분의 시중은행도 각자 간편송금 서비스를 제공한다. 그럼에도 임 대리가 카카오페이를 주로 사용하는 데엔 이유가 있다. 카카오톡에 연동된 건 카카오페이뿐이라서다.
KB국민은행에 근무하는 임종민(29ㆍ가명) 대리가 지난달 28일 자신이 사용하는 카카오페이 화면을 보여주고 있다. 정용환 기자

KB국민은행에 근무하는 임종민(29ㆍ가명) 대리가 지난달 28일 자신이 사용하는 카카오페이 화면을 보여주고 있다. 정용환 기자

 
임 대리는 "카카오페이를 사용하면 카카오톡을 켜둔 상태에서 돈을 보내기 위해 또 다른 앱을 실행시키지 않아도 되는데다, 송금과 연락을 한 번에 취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정말 편리하다"고 말했다.
 
압도적인 편리성을 등에 업은 카카오페이는 지난 8월 누적가입자가 3000만명을 넘어설 정도의 초대형 핀테크 서비스가 됐다. 성장세는 여전히 폭발적이다. 올해 6월말까지 거래액은 이미 지난해 연간 거래액(20조원)보다 큰 22조원을 기록했다. 시중 26개 은행 및 증권사 계좌를 연결한 카카오페이카드는 출시 1년만에 100만장 이상 발급되며 히트를 쳤다.
 
서비스도 다양해지고 있다. 지난해 11월 '카카오페이 투자' 서비스를 출시한 데 이어 올해엔 통합조회ㆍ배송ㆍ신용조회ㆍ간편보험 서비스 등을 연달아 선보였다. 임 대리는 "어른 세대는 모르겠지만 내 또래들은 대부분 카카오페이를 잘 알고 있고, 편리하게 사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2030 금융인 휴대폰 속 핀테크앱 5.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2030 금융인 휴대폰 속 핀테크앱 5.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③'토스'하며 핀테크 트렌드도 체크하는 안 과장

 
신한금융투자에 근무하는 안영곤(35ㆍ가명) 과장은 토스가 처음 출시된 2015년부터 토스를 사용했다. 금융투자업계의 지인이 "이런 게 있다"면서 "공인인증서 없이 100원을 보낼테니 받아보라"고 해 시작하게 된 게 토스를 사용한 첫 경험이었다.
 
금액과 받는 사람 연락처 또는 계좌번호를 입력한 뒤 공인인증서 확인 절차를 생략한 채, 미리 설정한 암호를 인증하는 것만으로 송금을 가능하게 한 토스는 2015년 2월 앱 출시 당시 '혁신' 그 자체로 불렸다. 너도나도 "그게 말이 되냐"며 10원~100원씩 주변 사람에게 간편송금 테스트를 해보곤 했다.
 
신한금융투자에 근무하는 안영곤(35ㆍ가명) 과장이 지난달 29일 자신이 사용하는 토스 화면을 보여주고 있다. 정용환 기자

신한금융투자에 근무하는 안영곤(35ㆍ가명) 과장이 지난달 29일 자신이 사용하는 토스 화면을 보여주고 있다. 정용환 기자

안 과장은 "상대방 계좌번호를 입력해 송금해야 할 경우라면 카카오페이보다 토스 앱을 먼저 찾게 된다"며 "내 소비행태나 자산 규모를 확인하고 싶을 때나 토스에 업데이트되는 금융상품의 트렌드가 궁금할 때 등을 포함하면 일주일에 한두번씩은 꾸준하게 접속하는 편"이라고 말했다.
 
간편송금 서비스로 시작한 토스 앱은 2016년 통합계좌조회, 2017년 무료신용등급조회ㆍ부동산소액투자ㆍ대출맞춤추천 등으로 서비스 범위를 확장했다. 2018년엔 통합카드조회ㆍ내보험조회ㆍ자동차보험료조회ㆍ내차시세조회 등 서비스를 추가한 데 이어 2019년엔 아파트관리비조회ㆍ대출찾기ㆍ내폰시세조회 등 보다 다양한 서비스를 내놓으면서 11월 현재 누적 가입자 1600만명, 누적 송금액 66조원의 초대형 금융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했다.
 
토스의 확장은 여기서 그치지 않을 전망이다. KEB하나은행과 한화투자증권, 중소기업중앙회, 이랜드월드, SC제일은행, 웰컴저축은행, 한국전자인증 및 해외 벤처캐피탈 등과 손잡고 이른바 '토스뱅크' 컨소시엄을 구성한 토스는 지난 10월 금융당국에 제3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를 신청했다. 금융권에서는 토스뱅크 출범을 시간문제로 보고 있다.
 

④보험사 직원이 '숨은 내 보험' 찾으려고 설치한 앱, 레몬클립

 
NH농협생명에 근무하고 있는 김정호(30ㆍ가명) 계장은 지난해 말 병원에서 갑상선암 진단을 받았다. 암 진단에 따른 보험금을 수령해야 했던 김 계장은 보험금 수령에 앞서 자신이 어떤 보험상품에 가입돼있는지부터 알아야했다. 주변을 소수문한 끝에 김 계장이 찾은 답은 레몬클립이었다.
 
김 계장은 "주변의 추천을 받아 처음 설치한 게 레몬클립이었다"며 "앱을 다운받고 맨 처음 가입과정에서 휴대폰 인증, 공인인증서 인증을 한 번 해야하는데 이것만 끝내면 내 모든 가입 보험을 한 번에 확인할 수 있어 무척 편했다"고 말했다.
 
NH농협생명에 근무하고 있는 김정호(30ㆍ가명) 계장이 지난달 29일 자신이 사용하는 레몬클립 화면을 보여주고 있다. 정용환 기자

NH농협생명에 근무하고 있는 김정호(30ㆍ가명) 계장이 지난달 29일 자신이 사용하는 레몬클립 화면을 보여주고 있다. 정용환 기자

레몬클립은 2016년 11월 국내 최초로 출시된 보험통합조회 서비스 앱이다. 40개 민간 보험사는 물론 우체국ㆍ새마을금고ㆍ신협ㆍ수협 등 공제조합에 가입된 보험까지 모든 보험의 보장내역ㆍ보험기간ㆍ납입보험료ㆍ해지환급금ㆍ납입기간 등 상세내역을 한번에 조회할 수 있게 했다.
 
레몬클립은 보험회사 홈페이지에서 직접 검색엔진을 통해 정보를 수집한다는 면에서 신용정보원 정보만을 검색하는 여타 핀테크앱의 보험조회 서비스와 차별화됐다. 여타 보험조회 서비스와 달리 2006년 이전에 가입한 보험상품은 물론 제3자 정보제공에 동의하지 않은 모든 보험상품에 대한 정보 수집이 가능하다는 점이 레몬클립만의 강점이다.
 

⑤사설 환전소 환율비교…카드사 직원 선택은 '마이뱅크'

 
삼성카드에 근무하고 있는 이현미(28ㆍ가명) 사원은 해외여행을 앞두고 환전을 위해 은행에 갈 생각은 하지 않는다. 포털사이트에서 '원달러환율' 내지 '원위안환율' 따위를 검색하지도 않는다. 이씨가 환전을 위해 하는 일은 마이뱅크 앱에 들어가 환율비교 탭을 누르는 일 뿐이다.
 
이 사원은 "대학생때 포털사이트에서 환율 우대에 관해 검색하던 중 마이뱅크 앱을 알게 됐고 그 뒤로 최소 5년 이상 사용해왔다"며 "해외여행에 가기 전 앱에서 찾은 환전소에 가 환전을 하면 은행에서 우대수수료율을 적용받는 것보다도 훨씬 저렴하게 환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삼성카드에 근무하고 있는 이현미(28ㆍ가명) 사원이 지난달 29일 자신이 사용하는 마이뱅크 화면을 보여주고 있다. 정용환 기자

삼성카드에 근무하고 있는 이현미(28ㆍ가명) 사원이 지난달 29일 자신이 사용하는 마이뱅크 화면을 보여주고 있다. 정용환 기자

2014년 11월 출시된 마이뱅크는 세계최초로 모든 시중은행은 물론 사설 환전소의 환율 정보까지 담아낸 실시간 환율검색 앱이다. 서울 중심의 100여개 사설 환전소가 마이뱅크 플랫폼 안에서 은행들과 환율 경쟁을 벌인다. 경쟁의 승자는 대개 사설 환전소다.
 
일례로 2일 오전 10시 현재 마이뱅크 환율비교 탭에서 중국 위안화 구매 환율을 검색하면 명동에 위치한 사설환전소 '나이스환전금융이' 1위안 당 167원을 제시해 가장 높은 금액을 준다. 사설환전소가 상위권(24위까지)을 모조리 석권한 뒤에야 우리은행 앱 위비뱅크 환율(1위안 당 171.48원)이 등장한다. 은행 창구 환율은 1위안 당 176~179원대로 형성돼있어 사설환전소와는 1위안 당 10원 가까이 차이가 난다.
 
마이뱅크는 2015년 9월 세계 최초 O2O(Online to Offlineㆍ온라인과 오프라인 결합) 방식의 환전 플랫폼을 출시하기도 했다. 이 서비스는 고객이 인천국제공항 출국장(3층)에서 마이뱅크를 통해 명동 사설 환전소 환율로 환전을 신청하고 돈을 입금하면 인천공항에 있는 마이뱅크 직원이 즉시 환전된 금액을 고객에게 가져다주는 방식이다. 최근 거래규모 1000억원을 돌파할만큼 인기를 끌고 있다.
 
고용 마이뱅크 대표는 "환전을 할 때 발생하는 환전수수료가 보통 시중은행과 환전소 간 2배 이상 차이가 난다"며 "만약 누군가 인천공항에서 필리핀 페소화를 환전한다고 하면, 은행 창구에 찾아가 230만원을 줘야 받을 수 있는 돈을 마이뱅크를에선 200만원만 지불하고 10분 만에 배송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정용환 기자 jeong.yonghw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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