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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하명, 노영민 거짓말 논란 불렀다···기구한 울산 고래고기

2016년 5월 울산 중부경찰서가 밍크고래를 불법 포획하고 시중에 유통한 총책과 운반책, 식당업주 등 16명을 검거해 이중 4명을 구속하고 12명을 불구속 입건했을 당시 냉동창고에 보관된 고래 고기 모습. [사진 울산 중부경찰서]

2016년 5월 울산 중부경찰서가 밍크고래를 불법 포획하고 시중에 유통한 총책과 운반책, 식당업주 등 16명을 검거해 이중 4명을 구속하고 12명을 불구속 입건했을 당시 냉동창고에 보관된 고래 고기 모습. [사진 울산 중부경찰서]

김기현 전 울산시장에 대한 청와대의 하명 수사 의혹이 거듭되는 가운데 검경 갈등의 대표적인 사례인 ‘울산 고래고기 사건’이 재조명되고 있다.

  
 당시 울산지방경찰청장으로 재직하며 김 전 시장 측근 수사와 고래고기 환부사건을 지휘했던 사람은 황운하(57) 현 대전지방경찰청장이다. 경찰청 수사구조개혁단장을 역임한 황 청장은 평소 경찰 수사권 독립, 수사권·기소권 분리를 주장해 왔다. 
 
 황 청장은 지난 1일 페이스북을 통해 울산 고래고기 사건을 언급했다. 그는 “김 전 시장 측근 수사는 경찰이 무리한 수사를 한 것인지 검찰이 불순한 의도로 무리한 불기소 결정을 한 것인지 따져봐야 한다”며 “울산 경찰은 고래 고기 사건에 대한 보복으로 이해하고 있다”고 적었다.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도 2일 춘추관 브리핑을 통해 “(하명 수사로 언급된)두 분의 (청와대) 감찰반원은 울산 고래고기 사건에 대한 현장 대면 청취를 담당했다”며 “2018년 1월 11일 오전 기차를 타고 오후 울산에 도착해 고래 고기 사건에 대해 청취했다”고 말했다.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도 지난달 29일 열린 국회 운영위원회에서 해당 사건을 언급했다. 노 실장은 지난해 6·13 지방선거를 앞두고 청와대 민정수석실 특감반이 김 전 시장 측을 사찰하기 위해 울산을 방문한 것 아니냐는 의혹에 대해 “당시 고래 고기 사건을 두고 검경이 서로 다투는 상황을 조율하고자 울산에 간 것”이라는 취지로 답했다.
  
 울산 고래고기 사건은 경찰이 범죄 증거물로 압수한 고래고기를 검찰이 유통업자에게 돌려주자 이를 둘러싸고 검찰과 경찰이 갈등을 벌인 사건이다. 울산 중부경찰서는 2016년 4월 밍크고래를 불법 포획한 유통업자 6명을 검거하면서 이들이 창고에 보관하고 있던 고래고기 27t(시가 40억원 상당)을 압수했다. 울산지검은 이중 6t만 폐기 처분하고 나머지 21t(시가 30억원 상당)을 한달만에 유통업자에게 돌려줬다.  
  
 검경 갈등은 해양환경보호단체가 고래고기 환부를 결정한 담당 검사를 직무유기‧직권남용 혐의로 2017년 9월 울산경찰청에 고발하면서 커졌다. 때마침 2017년 8월 울산청으로 부임한 황운하 청장은 고래고기를 되돌려 받은 유통업자를 구속하는 등 고강도 수사를 진행했다.  
  
 당시 검찰은 유전자정보(DNA) 분석으로 고래유통증명서가 발부된 고래고기와 불법포획된 고기를 구분하기 어렵다며 유통업자에게 돌려주는 건 적법하다는 입장을 냈다. 하지만 경찰은 DNA 분석 결과가 나오기 이전에 검찰이 섣부른 결정을 했다며 맞섰다. 경찰이 신청하는 영장 대부분은 검찰이 증거 불충분을 이유로 기각했다.
 
황운하 대전지방경찰청장이 2일 점심식사를 하기 위해 대전 둔산동 대전지방경찰청 1층 로비를 나서고 있다. 황 청장은 내년 4월 치러지는 총선 출마를 위해 명예퇴직을 신청했지만, 현재 불가 통보를 받은 상태다. [프리랜서 김성태]

황운하 대전지방경찰청장이 2일 점심식사를 하기 위해 대전 둔산동 대전지방경찰청 1층 로비를 나서고 있다. 황 청장은 내년 4월 치러지는 총선 출마를 위해 명예퇴직을 신청했지만, 현재 불가 통보를 받은 상태다. [프리랜서 김성태]

 
 고래고기 환부를 결정한 담당 검사는 경찰 수사가 본격화되자 캐나다로 연수를 떠났다가 지난해 12월 귀국해 지금은 다른 지역 검찰청에서 일하고 있다. 해당 검사는 “원칙과 절차에 따라 처리한 것”이라는 서면 답변서를 경찰에 보냈지만 소환에는 응하지 않았다. 경찰은 담당 검사와 유통업자 측 검사 출신 변호사에 대한 수사를 마무리 짓지 못하고 유통업자 5명만 검찰에 송치하는 데 그쳤다.
  
 검찰 관계자는 “담당 검사는 재산권과 관련돼 증거 분리가 안 되면 돌려줘야 한다고 규정한 현행법대로 처리했을 뿐”이라며 “경찰의 문제 제기는 법이 있는 문명국가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강하게 항변했다.  
  
 울산 고래고기로 시작된 검경 간 앙금은 여전히 남아 있다. 울산지검은 지난 6월 앞서 경찰이 언론 보도자료로 배포한 의료법 위반 사건과 관련해 피의사실 공표 혐의로 고래고기 환부사건 담당 부서인 울산경찰청 광역수사대 관계자 2명을 입건했다. 경찰은 검찰의 소환 요구에 응하지 않고 있는 상태다.  
  
 황운하 청장은 오는 9일 오후 7시 대전시민대학에서 출판기념회를 열기로 했다. 내년 4월 총선에서 대전 출마를 계획하고 있는 가운데 출판기념회에 낼 책 제목은 『검찰은 왜 고래고기를 돌려줬을까』이다. 울산 고래고기 사건에서 검찰의 잘못을 직접 언급할 것으로 예상된다. 황 청장은 최근 명예퇴직을 신청했지만 경찰청으로부터 김 전 시장 수사와 관련 검찰이 수사 중이라는 이유로 불가 통보를 받았다.  
  
김민상 기자 kim.mins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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