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닫기
닫기

檢 칼끝, 靑 향하는데…봐주기 수사해도 국민은 알 수 없다

검찰 수사가 청와대를 향해가는 와중에 전면 ‘밀실 수사’로 전환됐다. 법무부 훈령인 '형사사건 공개 금지 등에 관한 규정'이 1일부터 시행되면서다. 해당 규정에 따르면 검사와 수사관은 기자와의 접촉이 전면적으로 금지된다. 브리핑 등 수사 상황에 대한 공식적인 설명도 불가하다.
 

靑 수사 한복판서 시행된 '공개금지' 규정

검찰의 청와대 하명수사 의혹과 유재수 감찰 무마 사건 수사가 청와대를 향하고 있는 상황에서 수사내용을 알 수 있는 방법이 없어졌다. 국민의 알 권리를 침해한다는 지적은 물론 권력기관인 검찰에 대한 감시를 약화한다는 우려가 나온다. 기자의 검사실 출입이나 연락이 제한되면서 피의사실이 아니더라도 형사사건 내용 일체가 비밀에 부쳐지기 때문이다.
백원우 청와대 민정비서관이 지난해 8월 15일 서울 강남구 허익범 특검 사무실에 참고인 신분으로 출석하고 있다. 우상조 기자

백원우 청와대 민정비서관이 지난해 8월 15일 서울 강남구 허익범 특검 사무실에 참고인 신분으로 출석하고 있다. 우상조 기자

서울동부지검 형사6부(부장 이정섭)는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을 뇌물 혐의 등으로 구속하고 청와대의 유 전 부시장 감찰 과정에서 외압이나 청탁이 있었는지를 확인하고 있다. 청와대 하명수사 의혹을 수사중인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2부(부장 김태은)는 박형철 청와대 반부패비서관으로부터 “김기현 전 울산시장 관련 첩보를 백원우 당시 민정비서관으로부터 받았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검사들 "전화 못 받는다"…공보관도 심의위 거쳐

정권 실세에 관한 검찰 수사가 ‘봐주기’로 끝났다는 의혹이 여러 차례 제기된 바 있는데도 검찰 수사가 더욱 '깜깜이'로 이뤄지게 된 셈이다. 실제 서울중앙지검을 비롯한 검찰 관계자들은 아예 전화를 받지 않거나 “공보 담당자에게 문의하라”는 식으로 대응하고 있다. 서울중앙지검의 한 부장검사는 지난달부터 “12월 1일부터는 전화를 못 받을 것 같다. 이해해달라”는 말을 반복했다.
 
수도권의 한 검사는 “검사들끼리 만나 기자의 전화를 어떻게 거절해야 할지를 의논했다”고도 말했다. ‘깜깜이 수사’가 법무부 규정 시행 전부터 예견됐지만 법무부는 출입기자단의 항의에도 기자 접촉 금지 조항을 수정하지 않았다. 검사나 수사관이 기자 접촉 금지 조항을 어기면 상급자에게 보고된다.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뉴스1]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뉴스1]

서울중앙지검은 전문공보관을 두고 각 검찰청도 공보 담당자를 지정했지만 공보는 사실상 제한된 상황이다. 기존에 공보를 담당하던 차장검사와 달리 전문공보관은 수사에 참여하지 않는다. 언론 대응을 전담하기로 한 전문공보관조차 수사 상황을 알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는 의미다.
 
공보 담당자가 공개할 수 있는 검찰 수사 사건과 공개 범위도 형사사건 공개심의위원회를 거쳐 결정된다. 2일 서울중앙지검은 청와대 ‘하명 수사’ 의혹 사건 수사 진행 상황의 공개 여부를 판단하는 심의위원회 개최 여부를 검토 중이다. 공개 심의위가 사건을 어느 정도 공개할지 결정하면 전문공보관은 그 결과에 따른다. 이조차도 심의위가 결정한 범위 내에서 수사팀이 작성한 서면 자료에 따라 간단히 발표하는 식이다.
 
서울동부지검은 이날 오후 4시 유재수 사건 관련 공개 심의위를 개최한다. 새로운 공보 규정 시행 이후 처음이다. 동부지검은 심의위에 의해 유 전 부시장 사건의 공개 범위가 결정되면 3일 오후 공개된 장소에서 브리핑을 할 예정이다.
 

"피의사실공표보다 더한 인권침해" 우려 

검찰 안팎에서도 형사사건 공개 금지 규정 시행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 차장검사 출신의 변호사는 “검찰 수사 중 이뤄지는 사건 관계자 소환이나 압수수색 등이 모두 비밀리에 진행되는 등 수사 과정이 전혀 공개되지 않는다면 눈치 보지 않고 수사를 대충 할 수도 있다”며 “국민의 관점에서 피의사실공표보다 더 심한 인권침해가 이뤄질 수 있다”고 말했다.
 
지방의 한 부장검사는 "헌법으로 보장하고 있는 언론의 자유가 법률도 아닌 법무부 훈령에 의해 침해된 셈이다"며 "검찰에 대한 감시와 견제가 약해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정진호 기자 jeong.jinho@joongang.co.kr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PHOTO & VIDEO

shpping&life

많이 본 기사

댓글 많은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