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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세정의 시선] 송철호 ‘문재인 찬스’ 쓴 건가, 조국·황운하 얽힌 울산 요지경

문재인 대통령이 새정치민주연합(민주당 전신) 소속 국회의원이던 2014년 7월 울산남을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에 출마한 무소속 송철호(현 울산시장)후보의 선거운동을 하고 있다. 같은 당 후보가 나왔는데도 무소속 후보의 선거운동을 도울 정도로 문 대통령과 송 시장의 친분은 특별하다고 한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새정치민주연합(민주당 전신) 소속 국회의원이던 2014년 7월 울산남을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에 출마한 무소속 송철호(현 울산시장)후보의 선거운동을 하고 있다. 같은 당 후보가 나왔는데도 무소속 후보의 선거운동을 도울 정도로 문 대통령과 송 시장의 친분은 특별하다고 한다. [연합뉴스]

2014년 7월 조국 당시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전 민정수석)가 울산남을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에 출마한 무소속 송철호(현 울산시장)후보의 선거운동을 돕기 위해 토크콘서트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2014년 7월 조국 당시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전 민정수석)가 울산남을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에 출마한 무소속 송철호(현 울산시장)후보의 선거운동을 돕기 위해 토크콘서트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2005년 당시 노무현 대통령이 송철호 국민고충처리위원장(현 울산시장)에게 위촉장을 주고 있다. 지역구도를 깨겠다며 8번 선거에 출마해 낙선한 송철호 울산시장은 '울산의 노무현'으로 불린다. [중앙포토]

2005년 당시 노무현 대통령이 송철호 국민고충처리위원장(현 울산시장)에게 위촉장을 주고 있다. 지역구도를 깨겠다며 8번 선거에 출마해 낙선한 송철호 울산시장은 '울산의 노무현'으로 불린다. [중앙포토]

지난해 6·13 지방 선거 당시 울산은 초반부터 유달리 잡음과 논란이 많았다. 문재인 대통령의 절친 송철호(70)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울산시장 재선을 노리던 김기현(60) 자유한국당 후보에 도전하면서 선거판이 과열됐다.  
 송철호가 누구인가. 부산 출신으로 노무현·문재인과 함께 '부·울·경 인권 변호사 3인방'으로 불렸다. 별명은 '울산의 노무현'이다. 지역 구도를 깨겠다며 1992년 14대 총선에 민주당 후보로 출마했으나 3위로 낙선했다. 국회의원 6회, 울산시장 2회 등 모두 8회 출마해 낙선했다. 민주당·무소속·민주노동당·민주당으로 수차례 당적을 옮겨 논란이 됐다.

청와대 하명수사, 판세 역전 의혹
송철호는 '문재인 찬스' 이용했나
"표심 왜곡한 중범죄" 진상 밝혀야

 그는 문재인 대통령과 30여년 호형호제(呼兄呼弟)해왔다. 양정철 민주연구원장은 지난 6월 "문 대통령의 실제 복심(腹心)은 송철호 시장"이라고 토로했다. 2014년 김기현의 울산시장 출마로 공석이 되면서 치른 울산 남을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는 '송철호-문재인 특수 관계'를 생생하게 보여줬다. 당시 송철호가 무소속으로 출마했는데 문재인 당시 새정치민주연합(더불어민주당 전신) 의원이 자당 후보 대신 무소속 송철호 지원 유세에 나섰을 정도로 친분이 각별했다. 당시 선거대책본부장과 후원회장이 조국 전 민정수석이었다.
김기현 전 울산시장이 11월 27일 국회에서 "2018년 울산시장 선거는 청와대가 국가 시스템을 동원한 관건 선거였다"고 주장했다. 김 전 시장은 황운하 전 울산경찰청장(현 대전청장)을 비판했다. [뉴시스]

김기현 전 울산시장이 11월 27일 국회에서 "2018년 울산시장 선거는 청와대가 국가 시스템을 동원한 관건 선거였다"고 주장했다. 김 전 시장은 황운하 전 울산경찰청장(현 대전청장)을 비판했다. [뉴시스]

 김기현은 누구인가. 울산 태생으로 서울 법대를 나온 엘리트 판사 출신이다. 울산 YMCA 이사장 등 시민운동을 하다 정계에 입문했다. 2004년 17대 국회의원 선거 때 울산 남구을에 출마해 내리 3선 의원을 지냈다. 2014년 지방선거에서 65%의 높은 지지율로 울산시장에 당선했다. 취임 이후에도 17개 시·도 단체장 직무수행 평가에서 줄곧 1~2위를 달렸다.  
 '8전 8패 송철호'와 '4전 4승 김기현'으로 대진표가 압축되던 2018년 2월 무렵 김기현이 여론조사에서 약 15%포인트 정도 여유 있게 앞섰다. 역대 시장 선거에서 좌파가 한 번도 이기지 못한 전례 때문인지 송철호의 역전승을 장담하는 사람은 드물었다.  
 하지만 경찰대 1기 출신이자 '검찰 개혁의 아이콘'으로 불린 황운하(57)가 2017년 7월 울산청장으로 부임하면서 울산이 술렁거렸다. 경무관 계급 정년(6년)에 걸려 2017년 연말에 퇴직이 예상됐지만 6개월을 앞두고 치안감으로 '구제'됐다. 그해 9월과 12월 황 청장은 지역 여론 수렴을 내세워 송철호 민주당 예비 후보를 만났다.
황운하 대전지방경찰청장은 11월 27일 청와대 하명으로 김기현 전 울산시장의 측근을 수사했다는 선거 개입 의혹에 대해 "왜곡된 프레임"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특검을 하자"고 주장했다. [뉴스1]

황운하 대전지방경찰청장은 11월 27일 청와대 하명으로 김기현 전 울산시장의 측근을 수사했다는 선거 개입 의혹에 대해 "왜곡된 프레임"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특검을 하자"고 주장했다. [뉴스1]

 경찰대를 졸업한 황 청장은 고려대에서 행정학 석사 학위를 받아 송철호 변호사와는 고대 행정학과 선후배 사이다. 청와대 민정수석실이 12월 경찰청에 내려보낸 김기현 측근 관련 첩보는 이듬해 1월 초 황 청장에게 전달된다.  
 2018년 3월 16일 김기현 시장이 한국당 후보로 공천이 확정된 당일 울산경찰청은 김 시장의 측근을 상대로 압수수색을 강행한다. 이 소식이 알려지자 김 시장의 지지율이 급락했고 선거 직전에 김 시장 측근이 기소 의견으로 송치되면서 선거는 하나 마나였다. 표적 수사 의혹을 제기한 김 시장의 결백 호소는 묻혀버렸다.
 결국 52% 대 40%. 송철호의 극적 역전승으로 선거는 끝났다. 그런데 경찰이 김기현 측근 등 70여명을 저인망식으로 수사했지만 지난 3월 검찰에서 모두 무혐의 처분되면서 반전이 일어났다. 당시 검찰은 이례적으로 경찰이 증거도 없는데 무리하게 수사했다는 취지로 조목조목 꼬집었다. 김기현 측은 황 청장을 선거법 위반 등으로 고소했다.   
 그렇지만 선거 결과는 번복되지 않았고 황 청장은 지난해 12월 대전청장으로 영전했다. 황 청장은 고향 대전에서 내년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하기 위해 최근 명예퇴직을 신청했지만, 검찰이 수사 중이라 명퇴 절차가 중단된 상태다.    
 황 청장 피소 사건이 최근 울산지검에서 서울중앙지검으로 이첩되면서 다시 한번 극적 반전이 일어나고 있다. 송철호의 8전 9기 역전 드라마 배후에 청와대 하명에 따른 김기현 표적 수사 의혹이 줄줄이 불거지면서다. 
청와대 하명 수사 개입 의혹을 놓고 진실 공방을 벌이는 김기현 전 울산시장과 황운하 전 울산경찰청장.

청와대 하명 수사 개입 의혹을 놓고 진실 공방을 벌이는 김기현 전 울산시장과 황운하 전 울산경찰청장.

 김기현은 전화 통화에서 "국가 시스템을 이용한 선거 조작에 세금으로 봉급 받는 공무원들이 대거 동원됐다. 사악한 민심 강탈 사건"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황운하는 "경찰청에서 이첩받아 수사했을 뿐"이라면서 "청와대의 검찰 개혁을 막고 싶은 검찰이 쓸데없이 세상을 시끄럽게 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청와대의 불법적 선거 개입으로 '표심(票心)'이 왜곡됐다면 유권자가 농락당하고 민주주의가 유린당한 중대 범죄다. 울산시장 선거 관련 의혹은 이제 김기현과 황운하의 진실 게임 차원을 넘어섰다. 백원우(전 청와대 민정비서관)·조국·노영민(대통령 비서실장)이 한두 마디 변명으로 대충 넘길 일이 아니다. 송철호가 '문재인 찬스'를 썼는지, 청와대 핵심 인사들이 국민 앞에 고해성사해야 마땅하다.
지난해 1월 당시 조국 민정수석이 청와대 춘추관에서 브리핑하고 있다. 오른쪽 둘째부터 당시 민정비서관이던 백원우 민주연구원 부원장, 박형철 반부패비서관. [중앙포토]

지난해 1월 당시 조국 민정수석이 청와대 춘추관에서 브리핑하고 있다. 오른쪽 둘째부터 당시 민정비서관이던 백원우 민주연구원 부원장, 박형철 반부패비서관. [중앙포토]

지난 10월 조국 당시 법무부 장관과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이 청와대에서 밀담하는 모습. 지난해 지방선거 당시 청와대 하명 수사로 김기현 울산시장의 재선을 막았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청와대 사진기자단]

지난 10월 조국 당시 법무부 장관과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이 청와대에서 밀담하는 모습. 지난해 지방선거 당시 청와대 하명 수사로 김기현 울산시장의 재선을 막았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청와대 사진기자단]

장세정 논설위원 zhang@joongang.co.kr
장세정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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