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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후 경유차 과태료 부과 첫날 “2분에 한 대씩 적발”

서울 '녹색교통지역' 내 배출가스 5등급 차량 운행 제한 첫날인 1일 오후 서울시청 지하에 마련된 상황실을 찾은 박원순 시장이 단속 현황을 점검하고 있다. [뉴스1]

서울 '녹색교통지역' 내 배출가스 5등급 차량 운행 제한 첫날인 1일 오후 서울시청 지하에 마련된 상황실을 찾은 박원순 시장이 단속 현황을 점검하고 있다. [뉴스1]

1일 오후 2시 20분쯤 서울시청사 지하 3층 교통정보센터(TOPIS·토피스). 대형 모니터에 가로 10개, 세로 6개 60개의 폐쇄회로(CC) TV 화면이 올라왔다. 서울 사대문 안 녹색교통지역(16.7㎢)으로 진입한 배출가스 5등급 차량(노후 경유차)을 감시하는 카메라 60대(총 119대)가 실시간 영상을 보내온다.
 

서울시 교통정보센터 가보니

화면 속에서 차량이 쉴 새 없이 움직이는 사이 사직터널 북쪽에서 도심으로 은색 카니발 한 대가 들어왔다. 공해 저감장치를 달지 않은 배출가스 5등급 차량이다. 차주인 정모씨에게 ‘단속에 걸렸다’는 카카오톡 메시지가 날아갔다. 조수석을 가린 사진과 함께 적발된 시간과 지점, 과태료 납부 방법, 이의신청 요령 등이 안내됐다.
 

첫날 416대 적발…과태료1억400만원

정씨 차량을 비롯해 이날 단속시간(15시간) 동안 노후 경유차 416대가 서울 도심으로 들어오다 적발됐다. 차주에게 2초 만에 단속 사실이 문자나 카톡 메시지로 날아갔다. 평균 6초 만에 메시지가 날아갔고, 늦어도 10초를 넘기지 않았다. 이수진 서울시 교통정보과장은 “악천후에서 시속 60㎞ 이상으로 달려도 99% 이상 차량번호를 식별한다”며 “이를 통해 차종과 차적, 사용 연료까지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이날은 서울시가 녹색교통지역에서 노후 경유차 운행 제한을 본격 시행하는 첫날이었다. 지난 7~11월 시범 운영을 거쳐 서울시가 내놓은 ‘가장 강력한’ 미세먼지 저감 대책이다. 적발되면 지속가능교통물류법에 따라 과태료 25만원(하루 1회)을 문다. 종로구 청운효자·사직·삼청·혜화동, 중구 소공·회현·명·장충동 등 15개 동 16.7㎢가 대상 지역이다. 서울시 전체 면적의 2.8%에 해당한다. 단속 대상은 전국의 모든 노후 경유차로, 단속 시간은 매일 오전 6시~오후 9시다. 공휴일도 예외가 없다. 
 
이날 오후 9시 통행 현황을 집계했더니 416대가 적발됐다. 전체 진입 차량 16만4761대 중 5등급은 2572대였으나 공해 저감장치를 부착(1420대)했거나 긴급 차량(1대), 장애인 차량(35대), 국가유공자 차량(3대), 유예 대상 차량(687대)은 제외됐다. 대략 2분에 한 대꼴이다. 서울에 등록된 차량이 190대(45.7%)로 가장 많았으며 경기 142대(34.1%), 인천 13대(3.1%), 기타 71대(17.1%) 순이었다. 서울 차량 중 녹색교통지역에 등록된 경우는 8대였다. 
 

일부 시민들 “단속 사실 전혀 몰랐다”

과태료 부과와 관련해 이날 오후 6시 기준으로 서울시 다산콜센터와 담당 부서에는 104건의 전화가 접수됐다. 대부분은 “도심에서 이런 단속을 언제부터 했느냐” “내 차가 5등급인지 몰랐다” “단속 위치가 어디냐”는 내용이었다. 경기도에 산다는 한 남성은 서울시 차로과징팀 사무실을 찾아가 “전혀 단속 사실을 몰랐다”는 의견진술서를 내기도 했다. 
 
단속 대상인 5등급 차량은 지난달 말 기준으로 전국에 218만여 대가 있다. 이 가운데 공해 저감장치를 부착한 26만여 대, 긴급·장애인·국가유공자 차량을 제외한 191만여 대가 단속 대상이다. 코란도를 비롯한 쌍용자동차의 일부 차량과 수입차 등 저감장치 장착이 불가능한 차량은 내년 12월까지, 저감장치 부착을 신청한 차량은 내년 6월까지 단속이 유예된다. 녹색교통지역 안에 등록된 5등급 2114대 중 246대가 단속 대상이다. 서울시는 녹색교통지역 모든 진출입로에 119개의 단속 카메라를 설치했다.
 
이날 고지된 과태료 1억400만원은 전액 서울시에 귀속된다. 이 같은 추세라면 월 30억원대 과태료가 걷힐 수 있다. 이수진 과장은 “시범 운영기간(7~11월) 중이던 지난달 기준으로 하루 평균 1600여 대가 적발된 것과 비교해 실제 단속량이 상당히 줄었다”며 “앞으로 더 감소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서울연구원은 녹색교통지역에서 노후 경유차 운행이 완전히 중단되면 지역 내 초미세먼지 배출량이 15.6% 줄어들 것이라고 분석했다.
 
서울 녹색교통지역 개요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서울 녹색교통지역 개요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도심에서 ‘반값버스’ 운행, 따릉이 두 배로

녹색교통지역에서는 주차요금도 오른다. 서울시가 운영하는 시영주차장(24곳)에서는 내년부터 주차요금이 25% 인상된다. 노후 경유차는 50% 오른다. 서울시는 여기서 한 걸음 더 나가 강남·여의도를 녹색교통지역으로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강남은 스마트 차량과 공유 교통, 여의도는 자전거 중심 등 지역 특성에 맞게 차별화한다. 황보연 서울시 도시교통실장은 지난달 25일 기자설명회에서 “강남·여의도 녹색교통지역 지정, 운행제한 차량 확대(5등급→4등급) 방안을 연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신 도심 대중교통을 촘촘하게 하고, 인센티브도 제공한다. 내년 1월부터 녹색교통지역에선 서울역·시청·종로 등 주요 지점과 명동·남산·동대문디자인플라자·고궁 등 관광지를 연결하는 ‘녹색순환버스’가 운행된다. 노선은 4개이며 기본요금은 서울 시내버스의 반값인 600원이다. 노후 경유차에 부과한 과태료를 재원으로 쓴다.  
 
녹색교통지역 내 따릉이(공유자전거)를 1200대에서 내년 2400대로 늘린다. 현재 20대인 나눔카는 40대(2020년)→60대(2021년)로 단계적으로 확대한다. 서울시 관계자는 “도로 위에서 편리하게 대여·반납할 수 있는 나눔카 노상 운영소를 500m마다 설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서울 사대문 안 녹색교통지역 배출가스 5등급 차량 단속 첫 날인 1일 서울시내 녹색교통지역 경계지점인 숭례문 앞에 단속카메라가 운영되고 있다. 우상조 기자

서울 사대문 안 녹색교통지역 배출가스 5등급 차량 단속 첫 날인 1일 서울시내 녹색교통지역 경계지점인 숭례문 앞에 단속카메라가 운영되고 있다. 우상조 기자

박원순 서울시장은 이날 토피스를 찾아 단속 상황을 점검하면서 “미세먼지는 우리 시민의 삶을 위협하는 재앙”이라며 “단속 내용이 알려지면 도심에서 5등급 차량은 거의 사라질 것이다. 전국 지자체, 중앙정부 등도 참여해 미세먼지로부터 자유로운 대한민국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유정훈 아주대 교통시스템학과 교수는 “기본적으로 바람직한 방향”이라면서도 “서울과 경기도를 오가는 친환경 버스 등 대체 교통수단을 확충해 시민 불편을 줄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상재 기자 lee.sangja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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