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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자의 V토크] 손 놓은 협회, 이기적인 구단… 멀어지는 도쿄행

아시아선수권에 출전한 남자배구 대표팀

아시아선수권에 출전한 남자배구 대표팀

손 놓은 배구협회, 이기적인 일부 구단. 남자 배구의 도쿄행에 먹구름이 짙어지고 있다. 국가대표 선수 조기 차출이 무산되면서 올림픽 티켓 획득이 더 어려워졌다.
 
내년 1월 중국 장먼에서는 2020 도쿄올림픽 아시아 예선이 열린다. 8개국이 참가하는 이번 대회에선 1위 팀만 올림픽 본선에 갈 수 있다. 한국(세계랭킹 24위)은 호주(16위), 인도(131위), 카타르(34위)와 함께 B조에 포함됐다. A조에는 이란(8위), 대만(35위), 중국(20위), 카자흐스탄(39위) 등이 경쟁한다. 조별리그 2위까지 준결승에 오르고, 크로스 토너먼트로 결승 진출 팀을 가린다. 아시아 최강 이란, 그리고 중국과 호주의 벽을 넘어야 한다.
 
2000 시드니 올림픽 이후 20년 만의 올림픽 무대를 밟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객관적 전력상 아시아 최강 이란을 꺾기는 쉽지 않다. 중국과 호주는 물론 복병인 대만과 카타르도 쉬운 상대는 아니다. 그러나 전혀 불가능한 건 아니다. 지난 9월 아시아선수권에서 한국은 한선수(대한항공), 문성민(현대캐피탈), 박철우(삼성화재) 등 주축 선수들이 부상으로 빠졌지만 4위에 올랐다. 8강까지는 6연승을 달렸고, 대만과 일본을 한 차례씩 꺾었다. 준결승(이란 2-3패), 동메달결정전(일본 1-3패)에선 졌지만 경기 내용은 나쁘지 않았다. 허수봉(상무), 임동혁(대한항공), 황택의(KB손해보험) 등 신예들의 가능성도 확인했다.
 
그런데 그 가능성은 더 낮아지고 있다. 올림픽을 위해 남자 대표 선수들을 일찍 소집하려던 대한배구협회의 계획이 무산됐다. 남자부 7개 구단 사무국장들은 29일 한국배구연맹(KOVO) 사무실에서 회의를 열고, 조기 소집을 거부하기로 했다. 배구협회는 당초 12월 22일 남녀 배구 대표팀의 소집일을 엿새 앞당기기로 했다. 올림픽 예선전에 사용될 새 공인구에 적응하고, 조직력을 끌어올리기 위해서다.
 
배구협회는 예비엔트리 20명을 선정해 구단에 통보했다. 대한항공이 5명(한선수, 정지석, 곽승석, 임동혁, 김규민)으로 가장 많고, 현대캐피탈이 4명(문성민, 신영석, 최민호, 전광인), 우리카드가 3명(황경민, 나경복, 이상욱), 삼성화재(박철우 박상하), KB손해보험(황택의 정민수)이 각각 2명이다. OK저축은행은 전역예정인 리베로 정성현에 이민규까지 합치면 2명이다. 군복무중인 허수봉, 김재휘(이상 상무)도 포함됐다. 최종 명단은 이 중 14명으로 꾸려진다. 
 
2000시드니 올림픽 당시 김세진이 공격하는 장면. 현재까지 대한민국 남자 배구의 마지막 올림픽이다.

2000시드니 올림픽 당시 김세진이 공격하는 장면. 현재까지 대한민국 남자 배구의 마지막 올림픽이다.

V리그 남자부는 1월 5일부터 13일까지 9일 동안 휴식기를 가진다. 대표팀 소집훈련 기간에는 정상적으로 경기가 열린다. 예정된 소집일에 대표 선수들이 간다면 팀당 2경기를 치러야 했다. 하지만 조기 소집이 이뤄질 경우 3~4경기로 늘어날 수 밖에 없었다. 올림픽 본선 진출 가능성이 낮은 상황에서, 차출 기간 치러지는 경기 수도 다를 수 밖에 없어 공정성 논란이 일 수 빆에 없는 상황이었다. 한 배구 관계자는 "대표 선수들이 많은 구단들의 반대가 심했다. 순위 싸움에 영향을 끼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대표선수가 적은 구단들은 눈치를 보느라 목소리를 내지 못했다"고 전했다.
 
배구협회의 뒤늦은 요구도 문제로 지적됐다. 배구연맹과 구단, 협회는 2019~20시즌을 앞두고 일정 조정에 공감했다. 올스타전을 없애고 휴식기를 둔 것도 그래서다. 하지만 협회가 예선 한 달여를 앞두고 조기 소집 카드를 꺼내들었다. 구단들로선 자연히 반발할 수 밖에 없었다.
 
한국 남자 배구는 2000 시드니 올림픽 이후 올림픽 본선에 나가지 못했다. 세계정상권 기량을 유지하고 있는 여자 배구와 달리 세계 무대와 거리가 멀어지고 있다. 협회는 발리볼네이션스리그의 2부 대회인 챌린지컵 출전을 포기하기도 했다. 국제대회 선전이 인기로 이어진 여자부와는 달리, 하락세를 걷고 있다. 시청률과 모바일 시청자 등 모든 지표에서 이젠 여자부에게 밀리고 있다. ‘남자 배구의 위기'인 것은 틀림없다.
 
그런 상황에서 가능성이 높진 않지만 올림픽 티켓을 따낸다면 다시 한 번 팬들의 관심을 모을 수도 있었다. 하지만 그 가능성은 낮아지고 있다. 중국과 이란 등 경쟁국은 벌써 선수들을 불러모아 훈련을 시작했다. 평가전도 준비하며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는 뒤처졌다. 협회와 구단, 그리고 이를 중재하지 못한 연맹이 스스로 만든 결과다.
 
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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