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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의 건설자재 브랜드 '이노빌트' 돌풍 예고

1973년 6월 9일 오전 7시 30분, 포항제철 1고로에서 시뻘겋게 달아오른 첫 쇳물이 쏟아지던 순간은 한국 산업화의 가장 극적인 장면 중 하나다. '산업을 일으키는 산업'인 제철이 있었기에 대한민국은 자동차와 거대 선박을 만드는 산업 강국으로 발돋움할 수 있었다.  
 

김상균 포스코 강건재 마케팅 실장 인터뷰
"더 높고, 더 튼튼한 도시 위해 필요한 제품"
중견기업과 공동 연구, 홍보·마케팅도 지원
"한국 철강 건설산업 새로운 도약 이끌겠다"

그런 포스코가 이번엔 강건재 통합브랜드 ‘이노빌트’를 내놓으며 건설 시장 혁신에 나선다. 다음은 이노빌트 런칭을 총지휘한 김상균 포스코 강건재 마케팅 실장(사진)과의 일문 일답.   
그는 “며칠 전 1세대 선배 사우들의 모임이 있었습니다. 함께 사가를 부르는 데 1절이 끝나기 전에 전 행사장이 울음바다가 됐습니다”라고 말했다. 어려운 시설의 헌신과 열정을 떠올렸기 때문인것 같다고 그는 설명했다.   
 
포스코는 12일 포스코센터 아트홀에서 강건재 주요 고객사 및 박명재, 정인화 국회의원을 비롯한 정부 관계자, 건설 관련 학·협회, 건축·토목 설계사, 건설사 등 15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프리미엄 강건재 통합 브랜드 이노빌트 론칭 행사를 열었다. [포스코 제공]

포스코는 12일 포스코센터 아트홀에서 강건재 주요 고객사 및 박명재, 정인화 국회의원을 비롯한 정부 관계자, 건설 관련 학·협회, 건축·토목 설계사, 건설사 등 15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프리미엄 강건재 통합 브랜드 이노빌트 론칭 행사를 열었다. [포스코 제공]

 

이노빌트를 런칭한 배경을 묻자 그는 창밖을 가르키며 이렇게 말했다.   
“앞으로 도시의 모습은 지금과 완전히 달라질 겁니다. 전 세계적으로 인구 1000만이 넘는 메가시티가 점점 더 많아지고 있습니다. 더 높은 빌딩을 만들고, 더 튼튼한 도로와 교량을 만들려면 철로 만든 건설 자재의 중요성이 더 커집니다. 지금처럼 콘크리트 위주의 건축으로는 감당할 수가 없죠.”
 
강건재는 빌딩, 주택과 같은 건축물이나 도로, 교량 등 인프라를 건설하는 데 사용된 철강제품을 말한다. 그의 설명처럼 강건재의 활용 범위는 점점 넓어지고 있다. 건설 시장에서 강건재는 기초 공사나 건축 구조물뿐만 아니라 벽지와 천장을 대체하는 내·외장재로도 사용된다.   
 
사용 범위와 양이 점점 늘어나는 핵심 자재이지만 강건재는 소비자의 직접적인 선택 대상이 되기는 힘들다. 골격이 되는 강건재는 밖으로 드러나지 않고, 확인한다고 해도 전문적 지식이 없으면 제품을 구별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초고층 빌딩과 초장대교량을 지으려면 고품질의 고장력강이 필요합니다. 포스코는 철을 만들지만, 실제 건설자재를 만드는 기업이 어떤 철을 사용했는지 소비자가 알기는 힘듭니다. 이노빌트는 포스코의 소재를 100% 사용하며, 그 품질 또한 포스코가 인증합니다. 건설사나 건축주의 입장에서는 포스코가 품질 관리를 대신해주는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이노빌트 같은 믿을 수 있는 브랜드가 필요한 이유입니다.”  
 
포스코가 인증하는 브랜드이기 때문에 그에 상응하는 책임도 크다. 이노빌트의 브랜드를 함부로 붙일 수 없기 때문에 자격 조건과 검증 과정이 까다롭다. 우선 포스코의 철강 소재를 사용하는 건설 자재 생산 기업을 ‘이노빌트 얼라이언스’라는 ‘빅텐트’ 아래에 모았다. 
 
여기에 사내 각 분야 전문가로 이노빌트 브랜드위원회를 구성해 제품의 특성, 소재의 우수성, 시장에서의 가치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이노빌트 제품을 인증한다. 지속적인 브랜드 관리를 위해 1년에 네 차례에 걸쳐 심사할 계획이다.
 
김 실장은 “이노빌트 얼라이언스는 포스코와 생산 기업의 협력체이자, 소통의 장이 될 것”이라며 “이 틀 속에서 개별 기업이 할 수 없는 마케팅 활동이 이뤄지고, 혁신적인 제품도 만들어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노빌트 브랜드의 스틸커튼월은 100% 포스코의 신뢰할 수 있는 소재로 제작된다. 이노빌트는 스틸커튼월뿐만 아니라 건축 구조, 각종 내외장재, 인프라, 지반 등 건설산업 전반에 사용되는 철강 건설자재를 모두 아우른다. [포스코 제공]

이노빌트 브랜드의 스틸커튼월은 100% 포스코의 신뢰할 수 있는 소재로 제작된다. 이노빌트는 스틸커튼월뿐만 아니라 건축 구조, 각종 내외장재, 인프라, 지반 등 건설산업 전반에 사용되는 철강 건설자재를 모두 아우른다. [포스코 제공]

혁신은 이미 시작됐다. 런칭한 지는 아직 한 달도 안 됐지만, 준비는 2년 전부터 시작했다. 프리미엄 강건재를 만들기 위해 포스코는 건설자재 생산 기업과 공동 연구를 하며 노하우를 공유했다.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해 철강 소재의 혁신도 도모했다.  
 
그는 설명은 이어졌다.“세계에서 가장 긴 터키의 차나칼레 교량에는 12만t의 철강이 사용됐습니다. 모두 포스코의 철강입니다. 포스코의 우수한 제품으로 건물을 지으면 더 얇은 철강 제품으로도 튼튼하게 지을 수 있습니다. 집을 짓기 쉬워지고, 공간을 더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죠. 쉽게 말하면 같은 높이의 건물로 10층을 만들 것을 11층으로 할 수 있습니다. 이뿐만이 아닙니다. 중소기업과 공동 연구해 물을 저장하는 가로수 보호대를 만들었어요. 녹슬 걱정이 없는 포스맥 강판으로 만든 가로수 보호대는 비 올 때 저장한 물을 사용해 가로수의 생육을 돕습니다. 뿌리가 뻗어 도로를 훼손하는 것도 막습니다. 수원, 전주 등 여러 지자체에서 문의가 빗발치고 있습니다.”  
빗물을 저장해 가로수 생육을 돕는 혁신적인 포스코의 가로수 보호대 '포스맥 배리어'.[포스코 제공]

빗물을 저장해 가로수 생육을 돕는 혁신적인 포스코의 가로수 보호대 '포스맥 배리어'.[포스코 제공]

이 밖에도 포스코는 포스코 얼라이언스 기업과 공동 연구를 통해 교량의 가드레일, 진동을 줄이는 철강 구조물 등을 만드는 데 힘을 보탰다. 장소를 옮겨 사용할 수 있는 모듈러 하우스는 2018 평창올림픽에서 미디어 숙소로 사용돼 인기를 끌었다. 
 
“모듈러 하우스는 철강 소재를 활용한 이동형 주택입니다. 공장에서 만들어 나오는데, 그곳에 들어간 기자들을 서로 부러워했다고 합니다. 지금도 인기가 높아 사원들의 휴양 공간으로 쓰고 있습니다. 고창에서는 학교를 개축하는 동안 임시로 모듈러 하우스를 쓰고 있는데, 선생님과 학생들이 새로 짓는 곳보다 임시 거처가 더 좋다며 고민 아닌 고민을 하고 있습니다.” 소재를 생산하는 포스코와 직접 건설자재를 생산하는 기업이 머리를 맞댔기 때문에 거둔 결실이다.
 
이노빌트의 목표는 강건재 시장에서 포스코의 시장 점유율을 높이겠다는 작은 그림이 아니다. 김 실장은 “건설 산업 전체를 아우르는 밸류 체인 업그레이드가 이노빌트의 목표”라고 힘주어 말했다. 처음엔 일본을 참고 모델로 삼았지만, 기획을 거듭하며 시야와 비전을 더 크게 키웠다.  
 
“처음 고려 대상이 된 곳은 일본입니다. 일본은 제철기업을 중심으로 철강 건설 자재 산업이 수직 계열화를 이루고 있습니다. 건설 부품을 만드는 곳까지 제철 기업이 끌어안고 있는 닫힌 구조입니다. 우리는 그와 같은 길을 걷지 않습니다. 이노빌트 얼라이언스는 누구나 들어올 수 있는 열린 구조입니다. 우리는 우수한 기업을 지원하고, 함께 연구하고, 마케팅과 홍보 활동을 도우며 프리미엄 철강 건설 자재 산업을 키워갈 것입니다. 이 속에서 경쟁력을 확보한 이노빌트 제품은 나중에 수출을 통해 더 큰 가치를 창출할 것입니다.”  
이노빌트 스마트 플랫폼에서는 3D 모델링에 대한 데이터와 이노빌트 제품 안내 등 건설사, 설계사와 최종 소비자를 위한 다양한 정보가 제공된다. 철강 외장재로 게임처럼 집을 꾸며볼 수도 있다. [포스코 제공]

이노빌트 스마트 플랫폼에서는 3D 모델링에 대한 데이터와 이노빌트 제품 안내 등 건설사, 설계사와 최종 소비자를 위한 다양한 정보가 제공된다. 철강 외장재로 게임처럼 집을 꾸며볼 수도 있다. [포스코 제공]

포스코는 이노빌트 얼라이언스 기업의 연구 활동을 지원하고 공동 홍보 마케팅을 펼친다. 또 개별 건설 자재의 3D 모델링 데이터를 무료로 구축하고 이를 스마트 플랫폼을 통해 설계사·건설사 등과 공유한다. 이노빌트 얼라이언스를 이루는 개별 기업과 함께 성장하기 위해서다.  
 
상생은 포스코의 심장 깊숙한 곳에 자리 잡은 기업의 DNA다. ‘제철보국’이라는 창업 정신을 최근에는 ‘기업시민’이라는 새로운 경영 이념으로 발전시켰다. 기업이 시민처럼 사회적 역할을 다한다는 의미다. 경제적 성과뿐만 아니라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는 데 더 집중하겠다는 의지다.  
 
“이노빌트라는 이름에 포스코라는 단어는 없습니다. 철강 자재 시장은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점점 더 커질 것입니다. 이노빌트 얼라이언스를 중심으로 한국의 철강 건설 산업을 업그레이드시킬 겁니다.” 이노빌트의 성공도 상생에 달려있다는 게 김 실장의 믿음이자 각오다.  
 
이해준 기자 lee.hayjun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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