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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동지서 사라진 배고픈 독수리…"이대로면 또 돼지열병 비상"

경기도 파주시 민통선 내 장단반도 독수리 월동지의 과거 모습. [중앙포토]

경기도 파주시 민통선 내 장단반도 독수리 월동지의 과거 모습. [중앙포토]

 
천연기념물(제243-1호) 독수리의 세계 최대 월동지인 경기도 파주시 장단면 민간인 출입 통제선(민통선) 내 장단반도가 이번 겨울 텅 비다시피 했다. 민통선 지역과 접경지역에서 집중적으로 발생하고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의 확산 방지를 위해 독수리 먹이 주기가 중단된 때문이다. 
 
지난달 2일부터 28일까지 경기 파주(9건), 연천(8건)과 강원 철원(13건) 등지의 민통선 일대에서는 야생 멧돼지 총 30마리의 폐사체에서 ASF 바이러스가 검출된 바 있다.

 
군사분계선과 3㎞ 떨어진 장단반도에는 매년 11월부터 이듬해 3월까지 독수리 700∼1000마리가 몽골에서 날아와 겨울을 난다. 장단반도는 6·25전쟁의 포성이 멎은 뒤 농사짓는 사람 등을 제외하고는 민간인의 출입이 금지된 군 작전지역이어서 생태계가 잘 보존돼 있다.  
파주 장단반도 내 독수리 월동지 위치도. [중앙포토]

파주 장단반도 내 독수리 월동지 위치도. [중앙포토]

 
29일 한국조류보호협회와 파주 민통선 주민들에 따르면 예년의 경우 11월 말이면 월동을 위해 몽골에서 300여 마리의 독수리가 장단반도를 찾았지만, 올해는 월동지 주변에서 상공을 선회하는 독수리 몇 마리만 간혹 목격되는 게 전부다. 대신 민통선 바깥인 인근의 한강 하구 철새도래지와 양계농장 주변 상공에서 가끔 모습이 보이는 실정이다.
 

“월동지서 사라진 독수리, 전국 흩어질 수도”   

파주 민통선 내에서 산란계 농장을 운영하는 한 주민은 “죽은 동물의 사체를 먹는 독수리는 통상 민통선 일대에서 야생 멧돼지 또는 고라니 사체를 먹곤 했다”고 말했다. 한갑수 한국조류보호협회 파주시지회장은 “독수리 먹이 주기를 중단되면서 수백 마리의 독수리 떼가 먹이 부족으로 전국의 양돈 농장 주변으로 흩어질 우려가 높은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매년 해왔던 먹이 주기가 중단된 여파로 독수리들이 먹이 부족으로 집단 떼죽음을 당한 위기에 놓였다”며 “이 같은 상황은 독수리 먹이 주기가 이뤄지다 이번에 중단된 독수리 월동지인 강원 철원, 경남 고성·산청·김해 등지도 마찬가지”라고 강조했다. 
독수리 이동경로. [사진 문화재청]

독수리 이동경로. [사진 문화재청]

 

“월동지 먹이 주기는 민통선에 독수리 머물게 하는 효과”

조류보호협회 측은 이 결과 ASF에 감염돼 죽은 야생 멧돼지 폐사체를 먹은 독수리가 전국의 양돈 농장 주변 지역으로 흩어지면서 ASF 바이러스를 전파할 위험이 있는 상황이라며 독수리 먹이 주기 재개를 촉구하고 있다. 이 경우 독수리를 민간인의 출입이 통제된 민통선 내 월동지에 머물게 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문화재청은 앞서 지난 4일 “최근 전문가 자문회의 결과 멧돼지 등 죽은 동물의 사체를 먹는 독수리가 ASF 확산의 매개체 역할을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며 “이에 따라 한국조류보호협회 측에 독수리 먹이 주기 중단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문화재청은 이 같은 내용의 협조요청 공문을 독수리 먹이 주기가 이뤄지는 경기 파주, 강원 철원, 경남 고성·산청·김해 등 지자체에도 보냈다.  
 

경기 북부 최대 양돈 지역 포천시, 긴장 

이와 관련, 경기 북부 최대의 양돈 지역인 포천시가 긴장하고 있다. 독수리가 월동지를 벗어나 주변 지역 양돈 농장 주변으로 날아들 경우 포천시가 가장 독수리 떼의 출몰 가능성이 높은 지역이기 때문이다. ASF 발생 지역인 파주·연천·철원·강화·김포 등 주변 접경지역의 돼지는 현재 수매 또는 예방적 살처분 조치로 인해 모두 없어진 상태여서다. 
 
포천은 경기 북부 최대 규모 양돈 사육지역이다. 포천 관내에는 163개 농가에서 돼지 29만여 마리를 사육 중이다. 포천시 방역 관계자는 “시는 양돈, 양계 농장 측에 독수리·야생 멧돼지 등의 침범을 막을 수 있도록 출입문 관리를 철저히 하고, 시설물과 장비에 대한 방역소독을 철저히 할 것을 당부하고 있다”고 말했다.  
 
환경부 소속 국립환경과학원은 지난 27일 경기도 파주시 군내면 정자리 민통선 내에서 확인된 ASF 바이러스가 검출된 멧돼지 폐사체는 감염·위험 지역을 차단하고 있는 2차 울타리 내에서 관·군 합동 폐사체 정밀수색 과정 중 발견됐다고 밝혔다. 
 
정원화 국립환경과학원 생물안전연구팀장은 “환경부와 국방부가 합동으로 파주·연천·철원 지역 2차 울타리 안에서 폐사체 수색을 진행하고 있다”며 “정밀 수색으로 폐사체가 계속 발견되고 있어, 양성 검출수는 더 늘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파주 독수리 월동지 등에 대한 먹이 주기 중단 조치는 농림축산검역본부의 ASF 감염 및 전파에 대한 역학조사 결과 나올 때까지 지속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일단 다음 달 중순 전문가 자문회의에서 독수리 먹이 주기 중단에 대한 타당성 여부를 다시 검토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파주·포천=전익진 기자 ijj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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