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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당 "공수처 있었다면 '3대 친문농단' 드러나지 않았을 것"

자유한국당이 유재수·황운하·우리들병원 사건을 ‘3종 친문 농단 게이트’로 규정하고 국정조사를 요구한 가운데,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를 바라보는 야권 의심도 커지고 있다. 요지는 ▶공수처가 있었다면 이번 사건이 드러날 수 있었겠는가 ▶대통령·국회의장까지 나서 공수처 신속 설치를 요구하는 게 결국 여권 비리를 감추려는 것 아니겠느냐는 주장이다.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29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모두발언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29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모두발언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는 29일 당 회의에서 “3종 친문 게이트의 충격적 실체를 두 눈으로 보고도 여전히 공수처를 입에 올린다는 것은 몰염치 중의 몰염치”라며 “공수처 설치의 명분은 완전히 사라져버렸다. 양심이 있다면 공수처 포기하라”고 주장했다. 이날 한국당 다른 의원들도 “(3종 게이트는) 공수처가 있었다면 검찰 수사가 불가능했을 사건들”(민경욱 의원), “이 정권이 왜 그토록 공수처에 목을 매는지 충분히 알 것 같다”(이만희 의원)고 했다.
 
공수처장 추천위 7명 최대 5명(71%) 여권 성향
야권이 공수처를 ‘친문은폐처’라고 주장하는 이유 중 하나는 공수처장 임명 권한 때문이다. 지난 4월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에 지정된 백혜련 더불어민주당 의원안에 따르면 공수처장은 7명으로 구성된 추천위원회가 최종 2명을 꼽아 대통령에게 추천하고, 이 중 1명을 대통령이 최종 임명하는 것으로 되어있다.  
 
백 의원은 법안 ‘제안 이유’로 “고위공직자의 직무 관련 부정부패를 엄정하게 수사하기 위한 독립된 수사기구의 신설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음”이라고 적었지만, 처장 임명에 있어선 최고 고위공직자(대통령)의 임명권에서 독립되진 못한 셈이다. 현행 검찰총장도 국무위원인 법무부 장관의 제청으로 대통령이 임명하는 구조다.  
 
또 후보군 2명을 선발하는 추천위원회 구성에서도, 야권은 ‘여권 편향적’이라고 비판해왔다. 총 7명의 위원 중 여야가 각 2명씩을 뽑고 나머지 3명은 법무부 장관, 법원행정처장, 대한변호사협회장이 1명씩 뽑기 때문이다. 이 경우 최소 4명(여당, 법무부 장관, 법원행정처장 추천)이 여권 성향으로 분류될 수 있고, 대한변협 회장 성향에 따라 최대 5명까지 될 수 있다고 본다. 2명의 후보 모두 여권이 선호하는 인물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최원목 이화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공수처장 임명을 대통령이 하는 만큼, 정부의 정치적인 부패 사안은 적극적으로 사건을 들춰내서 심사할 가능성이 떨어진다”며 “유재수 사건 등은 공수처 설치의 위험성을 대표적으로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공수처의 검찰 수사 이첩권
야권이 우려하는 또 하나의 문제는 검찰·경찰이 수사 중인 사항을 공수처가 강제로 가져올 수 있게 한 조항이다. 즉, 현재 검찰이 수사 중인 유재수 사건 등에 대해, 공수처가 “수사가 공정하지 않다”고 판단하면, 이첩을 요구할 수 있고 검찰은 의무적으로 따라야 한다. 야권이 공수처를 “수퍼 사정 기관”(권성동 의원)이라고 주장해 온 이유다.  
 
문재인 정부에서 대검찰청 검찰개혁위원을 맡았던 김종민 법무법인 동인 변호사는 “정부·여당에서 요구하는 공수처는 ‘사건 이첩 권한’ 등 우월적 지위를 전제로 한다”며 “유재수 사건 등은 그러한 공수처가 절대 도입돼선 안 되는 이유를 확인시켜준 계기였다”고 했다. 
 
그런 한편, 황운하 대전경찰청장이 사건에 휘말린 게, 공수처 설치와 더불어 검찰개혁안의 하나인 검·경 수사권 조정 명분을 약화한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간 여권은 검찰의 수사·기소권 중 일부를 경찰에 줘야 한다고 했는데, 경찰 수사권 독립을 주장한 대표적 인물이 바로 황 청장이기 때문이다. 황 청장은 지난 정부에서 수사구조개혁단장을 맡다가 문재인 정부 취임 후 치안감으로 승진해 울산경찰청장이 됐다. 
 
그런데 청장 취임 직후 맡은 김기현 당시 울산시장 측근 비리 수사 사건이 청와대의 하명이었다는 의혹이 나오면서, 당장 김기현 전 시장은 “검찰의 수사 지휘와 통제를 받는 현 제도하에서도 황운하 같은 일부 정치경찰은 청와대 권력 실세에게 충성하기 위해 사냥개 역할을 하고 있다. 최소한의 통제장치인 검찰의 경찰수사지휘권까지 없애버리면 국민의 인권이 크게 훼손될 여지가 농후하다”고 말했다.
김준영 기자 kim.jun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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