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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용, 나경원 총선 직전 북·미회담 우려에 “매우 부적절”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최근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내년 4월 전후로 북·미 정상회담이 열리지 않기를 바란다는 취지의 입장을 전달했다는 보도와 관련해 “매우 부적절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 실장은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우리 정치지도자가 이러한 제안을 미국 측에 했을 때 미국 측도 당혹하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초당파적으로 해주셨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정 실장의 이러한 발언은 박경미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진실 공방과는 별도로 (한국당이) 선거를 위해 북풍을 일으켰던 정치집단이었다는 걸 떠올리게 한다. 2019년 판 신(新)총풍사건이라고 규정할 수 있다”는 지적에 답변하면서 나왔다. 총풍사건이란 1997년 15대 대선 직전에 이회창 당시 한나라당 후보 측 인사들이 지지율을 높이기 위해 북한에 무력시위를 해달라고 요청한 혐의로 기소된 사건이다.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29일 국회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29일 국회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에 대해 정 실장은 “이 문제는 민족의 운명을 결정할 중대한 사안이기 때문에 정파적 관점에서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비핵화 협상에 관해서는 한·미 간에 가급적 조기에 타결하겠다는 원칙 하에 여러 가지 대책을 논의하고 있다. 볼턴이나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를 여러 차례 만나서 협의했지만, 한·미 양국 모두 국내 정치 일정과 연계해서 협상 시기나 타결 목표를 협의한 적이 없다”고 했다.
 
박 의원의 ‘나경원 저격’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박 의원은 지난 1일 청와대 비서실 국정감사 당시에도 나 원내대표의 자녀 교육 특혜 의혹 등을 제기하면서 검찰 수사의 형평성을 문제 삼았다. 지난달 2일 교육부 국정감사에서도 나 원내대표 아들의 학술포스터 제1저자 논란과 관련, “서울대 자료를 받아보니 학생 스스로 연구했다는 해명과 달리 대학원생들이 기기 작동법 등을 알려줬다고 하는데, 이는 국민 세금이 동원된 ‘갑질’ 사건”이라고 비난했다.
 
정 실장은 “내년 총선 이전에 북·미 회담이 일어나면 안 된다고 요구하는 거 자체가 외교적으로 ‘구걸 외교’”라고 비판하는 박찬대 민주당 의원에게는 “비핵화 협상과 관련해서는 한·미 정부 모두 지난 4월 이래 북측에서 계속 주장하는 연말 시한을 매우 엄중히 보고, 가급적 조기에 고위급 협상, 또 3차 북·미 정상회담이 개최되도록 여러 가지 노력을 함께 하고 있다”고 답했다.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운영위원회에 출석해 김유근 국가안보실 1차장으로부터 자료를 건네받고 있다. 왼쪽은 노영민 대통령비서실장. [뉴스1]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운영위원회에 출석해 김유근 국가안보실 1차장으로부터 자료를 건네받고 있다. 왼쪽은 노영민 대통령비서실장. [뉴스1]

한국당 의원들은 나 원내대표를 두둔했다. 이만희 한국당 의원은 “야당을 대표하는 입장에서 정략적 차원의 북·미 정상회담이 가짜평화쇼라면 안 하느니만 못하다는 우려를 전달한 것”이라며 “그것을 반(反)민족적이라고 비난하는 것은 과도하다”고 말했다. 정점식 한국당 의원도 “북·미 정상회담이든 남북 정상회담이든 간에 특정 정파의 입장에서 접근하지 않아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며 “그렇게 우리 야당 원내대표의 발언을 곡해할 수 있는지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정 실장은 “유념하겠다”면서도 “외교안보 문제는 국내적으로 여러 가지 이견도 제시해주시고, 강력하게 비판도 해주시면 저희가 경청하겠지만, 대외적으로는 초당적으로 대응해주시는 것이 기본적인 원칙”이라며 물러서지 않았다.
 
하준호 기자 ha.junho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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