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닫기
닫기

'겨울왕국2' 아이들은 더빙 상영관으로 가라? '노키즈존' 논란

겨울왕국2 [사진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겨울왕국2 [사진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영화 관람 매너는 개인의 문제인데 아이들 전체를 배제하는 건 너무 매몰차지 않나요. 성인도 ‘진상’ 관객이 있는데…”  
 
디즈니 애니메이션 ‘겨울왕국2’가 개봉 일주일 여 만에 관람객 수 600만명 돌파를 앞두고 있다. 겨울왕국2는 애니메이션 최초로 국내 관객 1000만명을 돌파한 겨울왕국(2013)의 두 번째 이야기다. 현재 곳곳에서 주인공인 ‘엘사’ 열풍이 일며 관련 '굿즈'들이 품귀 현상을 겪고 있을 정도다. 어린이집과 유치원 등에는 어린이들이 엘사 드레스를 입고 등원하는 ‘엘사 퍼레이드’가 이어지고 있다고 한다.  
 
겨울왕국2의 인기 행렬에 동참하는 건 어린이들뿐 만이 아니다. 비(非) 학부모인 2030 성인들도 여기에 합류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는 성인들의 영화 관람 후기와 ‘스포일러’를 다수 찾아볼 수 있다. 성인용 엘사 드레스도 주문 제작을 통해 판매되고 있을 정도다.

 
노키즈관을 주장하는 트위터 사용자가 올린 글 [사진 트위터 캡쳐]

노키즈관을 주장하는 트위터 사용자가 올린 글 [사진 트위터 캡쳐]

 
성인들마저 흥행 대열에 합류하자, 영화 관람을 둘러싼 잡음이 나오기 시작했다. 각종 카페나 커뮤니티에 “시끄럽고 산만한 아이들 때문에 영화 관람에 크게 방해가 됐다”는 내용의 글이 다수 올라오며 ‘노키즈(No Kids)관’ 을 설치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확대된 것이다. 호텔이나 식당 등에서 일정 나이 이하 아동의 출입을 금지하는 ‘노키즈존’을 만든 것처럼, 영화관도 아동을 분리해 성인들이 방해받지 않고 영화를 볼 권리를 보장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더빙 상영관 부족해”…평균 30% 정도 뿐

서울 시내의 한 극장 티켓매표소 많이 본 영화 순위에 겨울왕국2가 올라있다.. [뉴스1]

서울 시내의 한 극장 티켓매표소 많이 본 영화 순위에 겨울왕국2가 올라있다.. [뉴스1]

 
그러나 어린 아이들을 둔 부모들은 “우리도 오히려 아이들끼리만 보는 게 편하지만 선택지가 별로 없다”고 입을 모은다. ‘더빙’관이 부족해 부득이하게 자막 상영관으로 가야 하는 경우도 있다는 주장이다. 외국 애니메이션의 경우 한국인 성우가 목소리를 입힌 ‘더빙’과 소리는 영어 그대로 내보내고 한국어 자막을 밑에 넣는 ‘자막’ 두 가지를 상영하는데, 더빙 관객은 주로 미취학 아동들이고 자막은 청소년이나 성인 관객이 주를 이룬다. 사실상 성인 관객은 더빙 영화를 거의 보지 않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더빙관=키즈관’이 돼 서로 피해를 줄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 29일을 기준으로 겨울왕국2 더빙과 자막 상영관 수를 비교하면 CGV는 더빙관이 자막관의 26%, 메가박스는 35%(서울시 내 상영관 기준) 정도다. 서울에 거주하는 김경임(36)씨는 “되도록 어른들이 적고 아이들이 많은 상영관으로 가고 싶지만, 선택지가 적어 부모들도 힘들다”며 “아이들에게 인기가 많아 좋은 자리들은 빨리 매진돼 집에서 가까운 영화관 대신 좀 더 먼 곳까지 가서 보고 왔다” 설명했다.

 
영화관 관계자는 이에 대해 “겨울왕국2의 경우 애니메이션임에도 성인 수요도 많은 점을 반영해 상영관을 잡은 것이기 때문에 더빙과 자막 상영관 수를 기계적으로 맞추기는 어렵다”며 “아이들 방학이 시작되는 등 수요가 늘어나면 탄력적으로 조정할 수 있다”고 밝혔다. 노키즈관 설치 여부에 대해서는 “어린이 때문에 피해 본 관객들의 고충도 이해하지만, 영화관 측은 다양한 관객층을 포용해야 하기 때문에 불필요한 갈등이 야기될 수 있는 노키즈관을 설치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설명했다.  
 

"'노키즈' 주장 느는 건 관용성 약화된 결과"

전체관람가인 애니메이션 마저 ‘노키즈’로 구분 짓는 것은 “관용성이 약화된 결과”라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 27일 5세 딸과 함께 신촌의 한 영화관에 겨울왕국2를 관람하러 온 윤모(32)씨는 “겨울왕국의 경우 성인들에게도 인기가 많지만 사실 아이들을 위한 콘텐트 아니냐”며 “중요한 모임이 잦은 고급 식당 등에서 노키즈존을 설정하는 건 어느 정도 이해가 되지만, 전체관람가 영화까지 아이들이 못 들어가게 구분 짓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고 말했다.  
 
윤인진 고려대 사회학과 교수는 “자신의 권리를 위해 ‘노키즈’를 요구하지만, 이로 인해 아이 부모의 권리 역시 침해받을 수 있다”며 “아이들이 다른 사람의 자유를 침해할 경우 그 행위를 제지하면 되는 것이지, 아예 접근 자체를 제한하는 건 차별”이라고 말했다. 이어 “정말로 아이들이 영화 관람을 방해한다고 생각하면 저녁 시간 등 아이들이 잘 안 가는 시간을 선택할 수 있지 않냐”며 “우리 사회의 관용성이 점점 약화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권유진 기자 kwen.yujin@joongang.co.kr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PHOTO & VIDEO

shpping&life

많이 본 기사

댓글 많은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