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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입학 취소’ 불운이 행운으로, LPGA 루키 전지원

내년 시즌 LPGA 무대에 데뷔하는 전지원. 그는 ’5년 뒤에는 세계 1위도 찍고, 존경받는 선수가 되겠다“고 다짐했다. 김경록 기자

내년 시즌 LPGA 무대에 데뷔하는 전지원. 그는 ’5년 뒤에는 세계 1위도 찍고, 존경받는 선수가 되겠다“고 다짐했다. 김경록 기자

전지원(22)은 초등학교 3학년 때 골프를 시작했다. 집안 형편 때문에 지원이 넉넉하지 못했다. 선수를 지망하는 아이들이 대개 가던 이른바 ‘아카데미’에도 못 다녔다. 대구의 전장 70m짜리 동네 연습장에서 배웠다. 재능이 특출한 편도 아니었다. 중고연맹전 9등이 제일 좋은 성적이었다.
 

Q스쿨 한번에 통과, 내년 투어 데뷔
좌절 위기마다 극복 새로운 길 찾아

치열한 한국 여자 주니어 골프 무대에서 전지원은 조용히 사라질 운명 같았다. 그러던 어느 날 행운이 찾아왔다. 전지원은 중학교 3학년 때 인생 최고의 라운드를 했는데, 마침 해외 유학이 걸린 대회였다. 전지원은 “‘내가 이렇게 잘 치나’ 생각이 들 정도로 그 대회에서 컨디션이 좋았다”고 기억했다. 초·중·고 출전자 전체에서 1등을 했고, 호주로 떠났다. 영어를 못해 두렵기도 했지만 “큰 세상을 보라”는 아버지 말에 힘을 냈다.
 
호주 힐스 칼리지는 남자 골프 전 세계 1위 제이슨 데이가 다닌 명문 국제 스포츠 학교다. 이 학교는 여자 제이슨 데이를 만들고 싶어 했다. 여자 골프 최강국 한국에서 온 전지원에게 파격적으로 3년 지원을 약속했다. 언어도 서툰데, 수업과 숙제까지 꼬박꼬박 다 하면서 골프를 하기가 어려웠다. 골프가 안 되면 마음이 답답해 공부도 잘 안 됐다. 전지원은 “‘돌아가고 싶다’고 집에 전화한 적이 여러 번”이라고 말했다.
 
전지원은 이겨냈고 웃으면서 졸업해미국 워싱턴 대학에 장학생으로 진학이 결정됐다. 그런데 입학을 앞두고 청천벽력 같은 소식이 날아왔다. 전지원이 이수한 과목으로는 입학이 안 된다는 통보였다. 전지원은 “알아보니 호주 학교 교무 담당 직원의 실수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대학 입학 사정은 이미 끝난 상태였다. 전지원은 2년제인 데이토나비치 대학에 가까스로 입학했다. 전지원은 “급히 수소문해 페이스북에서 감독님 연락처를 찾아냈고, 겨우 들어가게 됐다”고 말했다. 플로리다주 데이토나비치에는 LPGA 투어 사무국이 있다. 학교와 7분 거리다. ‘하늘이 오히려 LPGA 투어에 대한 각오를 다질 기회를 준 것일지도 모른다’고 위안했다.
 
전지원은 대학에 재학하던 2년간 미국 주니어대학 최강전인 주니어 대학 내셔널 챔피언십 우승을 포함해 5승을 했다. 2017년 주니어 대학 올해의 선수상을 받았다. 그 덕에 미국 남부의 명문인 앨라배마대에 스카우트됐다. 그가 합류하고 앨라배마대는 1부 리그에서 우승했다.
 
전지원은 지난해 US 여자 아마추어 챔피언십에서 준우승했다. 그리고 지난달 LPGA 투어 Q스쿨에서도 단번에 합격했다. 그와 매니지먼트 계약을 한 IMG 박상현 팀장은 “성적도 좋았지만, US 여자 아마추어 64강전부터 세 차례 연장전 승리, 네 차례 역전승 등 포기하지 않는 자세가 매우 훌륭한 선수”라고 평가했다. 전지원은 “대학 입학이 취소됐을 때, ‘골프와 마찬가지로 인생이 내 마음대로 되지 않고 이겨내야 한다’는 걸 알게 됐다. 이 불운이 오히려 나를 강하게 만들었다”고 말했다.
 
LPGA 투어에서 한국 선수가 5년 연속 신인왕을 수상했다. 2020년엔 전지원이 유력 후보다. 불운도 행운으로 만드는 그의 능력을 보면 그렇다. 전지원은 “5년 후에는 세계 1위도 찍고, 올림픽 금메달도 따고, 무엇보다 존경받는 선수가 되겠다”고 말했다. 그는 “항상 감사하는 마음이 있다. 도움도 많이 받았다. 좋은 사람이 되고 싶다. 유명 선수가 돼 팬들이 사인해달라고 하면 1㎞ 줄을 서도 다해주겠다”고 말했다.
 
성호준 기자 sung.hoj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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