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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년전 盧정부 민경찬 게이트…유재수는 文대신 청문회 나왔다

 
뇌물수수 혐의를 받는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이 27일 서울 송파구 서울동부지법으로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변선구 기자

뇌물수수 혐의를 받는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이 27일 서울 송파구 서울동부지법으로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변선구 기자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에 대한 감찰을 무마시킨 ‘윗선’이 누군지에 대한 관심이 확산하면서 유 전 부시장의 이력과 인맥도 재조명을 받고 있다.
 
유 전 부시장은 노무현 정부 시절 청와대 제1부속실과 민정수석실 행정관을 거친 뒤 주로 외부 파견직을 맡다가 2015년 금융위원회 기획조정관으로 복귀했다.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뒤 2017년 8월 금융정책국장으로 승진한 그는 청와대 특별감찰반의 비위 의혹 감찰에도 국회 정무위원회 더불어민주당 소속 수석전문위원과 부산시 부시장 등으로 영전했다.  
 
이런 이력 때문에 야당에선 유 전 부시장의 ‘뒷배경’이 청와대 친문 라인이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그러면서 15년 전 떠들썩했던 ‘민경찬 653억 불법 펀드 모금 의혹’ 사건도 재조명받고 있다.
 
노 대통령의 사돈인 민경찬씨가 2004년 2월 4일 경찰에 체포돼 경찰청 특수수사과로 압송되고 있다. [중앙포토]

노 대통령의 사돈인 민경찬씨가 2004년 2월 4일 경찰에 체포돼 경찰청 특수수사과로 압송되고 있다. [중앙포토]

노무현 정부의 친인척 관리 논란이 된 '민경찬 게이트'
2004년 1월 중순 『시사저널』은 노무현 대통령의 형 건평씨의 처남인 민경찬씨가 투자회사를 설립해 단기간에 653억원을 모금했다고 보도했다.  민씨가 구체적 투자목적을 밝히지 않은 채 거액을 모았다는 점에서 사회적 파장이 커졌고 금융감독원이 1월 말 이틀에 걸쳐 민씨를 직접 만나 자금모집 경위 등을 조사했다.  
 
민씨는 이 기간에도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계속 돈이 들어오고 있어 걱정이다” “(청와대에서) 사람 숫자가 문제 된다고 해서 다 빼고 (투자자를) 40명 전후로 명부를 만들어 다 컨트롤했다. 그렇게 해서 무마되는 거로 조율했다” “사업을 계속 진행할 것이고 청와대·금감원과 사전에 조율했다”  “오늘 아침 문(재인) 수석하고도 통화했다”라고 말하는 등 청와대와의 밀착 관계를 주장했다. 
 
또 민씨를 만난 금감원 측도 조사 내용은 밝히지 않은 채 “개인의 사적인 경제행위에 불과하다. 법에 저촉되는 위법행위로 단정할 근거가 없다”고만 언급해 논란이 일었다. 결국 청와대는 민씨를 경찰에 수사 의뢰했고 경찰은 민씨를 단순 사기범으로 구속했지만, 야당은 ‘대통령 친인척 비리를 단순 사기로 덮으려 한다’며 청문회를 요구했다.  
 경찰에 체포돼 경찰청 특수수사과로 압송되는 민경찬씨에게 기자들이 질문하고 있다. [중앙포토]

경찰에 체포돼 경찰청 특수수사과로 압송되는 민경찬씨에게 기자들이 질문하고 있다. [중앙포토]

 
문재인·이호철 대신 청와대 민정수석실 '대표'로 청문회 나온 유재수
2월 12일 국회에서 청문회가 열렸을 때 유 전 부시장은 당시 청와대 민정수석실 행정관이었는데, 증인으로 출석했다. 유 전 부시장의 직속 상관은 이호철 민정1비서관, 문재인 민정수석이었다. 당시 야당 측은 문재인 민정수석과 이호철 민정1비서관만 증인으로 채택했다가 불참 가능성이 커지자 유재수 행정관을 추가했다. 
 
이때 청문위원장은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인 한나라당(자유한국당의 전신) 김기춘 의원이 맡았다. 야당 측은 청와대 민정수석실이 민씨와 접촉한 사실과 이어 금감원에 지시한 내용에 대해 집중적으로 캐물었다. 
문재인(가운데) 민정수석이 2003년 11월 3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 앞서 이호철(오른쪽) 민정1비서관, 윤태영(왼쪽) 대변인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중앙포토]

문재인(가운데) 민정수석이 2003년 11월 3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 앞서 이호철(오른쪽) 민정1비서관, 윤태영(왼쪽) 대변인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중앙포토]

유 전 부시장은 금감원에 조사요청을 하고, 민씨와 고교 동창인 박삼철 금감원 비제도금융국팀장에게 ”(민씨를) 만나서 사실 확인해 보라고 요구했다”고 인정했지만 당시 민정수석실에서 민씨를 직접 만난 것이 누구인지에 대해선 끝까지 입을 열지 않았다.  
 
▶최연희 한나라당 위원=“1월 28일 민정수석실에서 민경찬이라는 사람을 조사했지요?”
▶유재수 행정관=“제가 하지 않았습니다.”
▶최연희=“그러면 실제로 민정수석실 누가 조사했습니까?”
▶유재수=“저는 민경찬씨 얘기를 1월 29일 오전 신문에서 처음 봤습니다.” 
▶최연희=“청와대 친인척 담당은 누구예요? 친인척 담당 행정관 이름이 뭐예요? 이 수사를 지시한 사람이 누구예요?”
▶유재수=“공개된 자리에서 민정실의 직제를 말씀드리기가….”
▶최연희=“비공개로는 답변할 수 있어요?”
▶유재수=“비공개로도 어렵습니다.”  
▶최연희=“유재수씨 교육을 잘 받아온 것은 맞는데 너무 증언을 거부하면 그것 자체가 문제가 될 수 있어요. 그것은 알고 있지요?”
 
야당에선 문재인 민정수석이 모두 지휘하는 것이 아니냐고 다그쳤고 유 전 부시장은 인정하지 않았다.  
 
▶최연희=“문재인 (민정) 수석이 처음부터 관여하고 조정해서 결국 그 사건을 엉뚱한 사기 사건으로 만들어 개인 비리로 조사하고 청와대에서 조율해 온 이 사건을 유야무야시켜서 백지화하려는 의도라는 취지로 언론에 나와 있지요?“
▶유재수=“제가 알고 있는 것은 『시사저널』에서 보았습니다.”
 
2004년 2월 10일 오전 국회 법사위의 청문회에서 열린우리당 송석찬의원(左)과 이종걸(右)이 김기춘위원장의 의사봉을 잡고 개회를 막고 있다. 안성식 기자

2004년 2월 10일 오전 국회 법사위의 청문회에서 열린우리당 송석찬의원(左)과 이종걸(右)이 김기춘위원장의 의사봉을 잡고 개회를 막고 있다. 안성식 기자

유 전 부시장은 야당의 질타가 이어지자 “청와대 민정비서실에서 민씨의 혐의를 언론 보도 전에 알고 있었을 것”이라면서도 정확한 증언은 피했다.  
 
▶심규철 한나라당 위원=“그러면 증인은 이 사건이 『시사저널』 인터뷰를 통해서 알려진 후에야 청와대도 알게 되었다고 알고 있어요?”
▶유재수=“아닙니다. 민경찬 씨 관련해서 친인척팀에서는 알고 있었을 것입니다.”
▶심규철=“이렇게 수백억의 돈을 여러 사람들한테 모으고 있었다는 것을 사전에 청와대가 알고 있었습니까?”
▶유재수=“(언론 보도 전에) 친인척으로서 민경찬 씨를 알고 있었을 것입니다. 저는 자세히 알지 못하고 있습니다.”
▶심규철=“민정비서관이나 이런 분들과 이야기를 안 해 보셨어요?”
▶유재수=“민정비서실은 친인척 관리 말고 해야 될 업무가 굉장히 많아서 저희는 밤늦게까지 근무하고 있습니다. 그것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이야기를 나누지 않았습니다.”  
▶심규철=“많아도 이 사건은 중요한 문제입니다.”
▶유재수=“그것은 맞습니다마는 다른 것도 역시 중요합니다.”
 
유 전 부시장에게서 의혹과 관련한 내용을 끄집어내는 데 실패하자 야당 의원들은 문재인 민정수석과 이호철 민정1비서관의 불출마 사유를 추궁하기도 했다.
 
▶심규철 위원=“이 자리에는 증인 대신에 이호철 비서관이 나왔으면 더 좋았을 뻔했는데, 그렇지 않나요?” 
▶유재수=“그렇다고 생각합니다.” 
▶심규철=“그런데 왜 안 나오지요?” 
▶유재수=“자세히 얘기해 보지 않아서 잘 모르겠습니다.” 
▶심규철=“청와대에서 안 만나요?”
▶유재수=“만납니다”.
▶심규철=“만나는데 그런 얘기 안 나누었어요?“
▶유재수=“예, 안 나누었습니다.”
▶심규철=“이호철 비서관도 소환받았어요. 아무 사유서도 안 내고 어제 안 나왔어요. 대통령 친인척을 민정1비서관이 관리하고 있잖아요?”
▶유재수=“예.”
▶심규철=’민경찬 사건에 관해서 증인은 뭘 알고 있습니까?”
▶유재수=“저도 제가 왜 증인에 채택되었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文, 청문회 열린 날 민정수석 사임 
한편 문재인 민정수석은 청문회가 열린 2월 12일 사임했다. 8일 뒤 열린 청문회에서 다시 증인으로 채택된 문재인 전 민정수석과 이호철 민정비서관은 또 불참했다.
문재인(왼쪽) 전 민정수석과 신임 박정규 민정수석이 2014년 2월 14일 오전 청와대에서 임명장 수여식이 끝난 뒤 환담하고 있다. [중앙포토]

문재인(왼쪽) 전 민정수석과 신임 박정규 민정수석이 2014년 2월 14일 오전 청와대에서 임명장 수여식이 끝난 뒤 환담하고 있다. [중앙포토]

문재인 전 수석은 “민정수석 비서관직을 사임했고, 대선자금 관련 의혹은 검찰과 특검에 의한 수사가 진행 중”, 이호철 민정비서관은 “불법대선자금과 관련한 사건은 검찰과 특검에 의한 수사가 진행 중이고, 민경찬 펀드 사건은 검찰에 의한 수사가 진행 중이고, 불법대선자금과는 무관하다”며 각각 불참 이유를 댔다. 또 사건의 핵심인 민경찬씨는 “경찰·검찰에 의해 수사를 받고 있어 신체적·정신적으로 허탈한 상태에 있다”며 불참했다.
 
2004년 11월 서울중앙지검은 국회 청문회 증인출석요구를 받고 불참한 혐의로 다시 청와대로 복귀한 문재인 시민사회수석과 이호철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에서 벌금 200만원과 300만원에 약식 기소했다. 
 
한편 당시 청문위원으로 참석했던 김영환 전 국민의당(당시엔 새천년민주당 소속) 의원은 27일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당시 문재인 민정수석이 민경찬씨와 관련해 매우 곤란한 입장이었고 그래서 유재수 행정관만 나온 것으로 기억한다”고 말했다.  
 
민경찬 씨는 2005년 4월 서울고등법원에서 병원시설임대료 등 명목으로 받은 17억여원을 가로채고 청와대 청탁과 관련해 거액을 받은 혐의 등으로 징역 2년 6개월에 벌금 1600만원과 추징금 1억2056만원이 선고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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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성운 기자 pirat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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