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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시장 하명수사 의혹' 커지는데…경찰청 “절차대로 했을 뿐”

황운하 대전지방경찰청장이 27일 오후 대전지방경찰청 브리핑실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스1]

황운하 대전지방경찰청장이 27일 오후 대전지방경찰청 브리핑실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스1]

지난해 6·13 지방선거 이전에 김기현 전 울산시장 측근 관련 뇌물수수 첩보가 청와대의 하달로 경찰에 이첩된 것으로 알려지며 '청와대 하명(下命)수사' 논란이 번지고 있다. 당사자인 경찰 관계자들은 "절차대로 수사한 것"이라면서도 정확한 첩보 경위에 대해서 "잘 알지 못한다"고 밝혔다. 
 

경찰 "통상적인 첩보 처리 절차 따른 것"  

당시 수사 지휘자였던 황운하 대전경찰청장은 27일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경찰청에서) 하달된 첩보의 내용은 김 전 시장 비서실장의 각종 토착비리에 관한 첩보"라며 "여러 첩보 중 내사결과 혐의가 확인된 사안에 대해서만 절차대로 일체의 정치적 고려없이 법과 원칙에 따라 수사를 진행했다"고 적었다. 당시 치안총수였던 이철성 전 경찰청장도 기자들에게 문자를 보내 "통상적인 첩보 처리 절차에 따라 주무부서인 수사국에서 첩보들을 검토하고 해당 지방청에 하달했었다"고 밝혔다. 
 

첩보 입수 경위에 대해서는 "하달받았을 뿐"  

하지만 경찰은 구체적인 첩보 입수 경위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황 대전경찰청장도 "울산경찰은 경찰청 본청으로부터 첩보를 하달받았을 뿐"이라며 "그 첩보의 원천이 어디인지, 첩보의 생산 경위가 어떤지는 알지 못한다"고 했다. 이 전 청장 역시 "개별 첩보마다 일일이 보고받지는 않았고, 울산청 하달 첩보도 구체적으로 보고받은 기억이 없다"고 밝혔다. 경찰청 관계자도 첩보 입수 경위에 대해서는 "검찰에서 수사가 진행 중인 사안이라 구체적인 답변을 할 수가 없다"고 피했다. 첩보가 청와대 민정수석실로부터 왔는지에 대해서는 즉답을 피한 셈이다. 
 

"이게 무슨 하명수사냐" 불쾌감 드러내  

경찰 내부에서는 불쾌감을 드러내는 목소리도 나온다. 경찰청 관계자는 "청와대가 각 기관에 뿌리는 정보가 수천개씩 되는데 그중 경찰에 가야 할 청와대 첩보가 온 것일 뿐"이라며 "하루에도 몇 개씩 청장을 거쳐 가지도 않고 정부 기관 내부망으로 수사국에 (첩보가) 접수되는데, 그걸 다 하명수사라고 할 수 있나"라고 반문했다. 서울지방경찰청 관계자도 "그냥 밑도 끝도 없이 '김기현 죽여라' 이런 주문이 내려온다면 하명 수사일 것"이라며 "하지만 어느 정도 첨보가 입수됐으니 직접 수사할 수 있는 기능이 없는 청와대가 경찰이나 검찰에 (해당 첩보를) 주는 게 맞다"고 말했다. 
 

조국 당시 민정수석도 수사 대상 오를 가능성 

김기현 전 울산시장이 2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민원서류를 보여주며 김기현 죽이기에 동원된 하수인 황운하 당시 울산경찰청장에 대한 검찰의 조속한 구속수사를 촉구하고 있다. [뉴시스]

김기현 전 울산시장이 2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민원서류를 보여주며 김기현 죽이기에 동원된 하수인 황운하 당시 울산경찰청장에 대한 검찰의 조속한 구속수사를 촉구하고 있다. [뉴시스]

하지만 김 전 시장과 관련된 경찰의 수사 착수가 적절했는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논란이 남는다. 김 전 시장은 청와대 특별감찰반의 공식적인 감찰 대상이 아니기 때문이다. 김 전 시장과 같은 선출직 공무원은 특감반의 감찰업무 수행 대상이 아니다. 비위 첩보 수집부터가 부적절했다는 것이다. 검찰도 경찰이 당시 김 전 시장의 재선을 막기 위한 하명 수사를 벌였는지 살펴볼 전망이다. 황 청장뿐만 아니라 조국 당시 민정수석 등이 수사 대상에 오를 가능성도 거론된다.
 
앞서 지방선거를 석 달가량 앞둔 지난해 3월 황 청장이 재임하던 울산경찰청은 김 전 시장 동생과 비서실장이 건설사업 이권에 개입한 혐의로 울산시장 비서실 등을 압수수색 하는 등 김 전 시장 측근 비리를 수사했다. 경찰은 김 전 시장 동생을 변호사법 위반 혐의로, 비서실장은 직권남용 혐의로 기소의견을 달아 검찰에 송치했지만 모두 무혐의 처분됐다. 
 
이에 김 전 시장은 수사가 지방선거 직전에 이뤄진 점을 들어 '청와대 배후설'을 주장하기도 했다. 자신을 낙마하기 위한 표적 수사가 진행됐다는 취지다. 자유한국당은 황 청장이 선거에 개입했다고 주장하며 직권남용 및 선거법 위반 등 혐의로 고발했다. 
 
이후연 기자 lee.hooy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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