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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靑, 선거前 김기현 첩보 주며 "경찰 수사 지지부진" 질책

황운하 대전지방경찰청장. [연합뉴스]

황운하 대전지방경찰청장. [연합뉴스]

지난해 6.13 지방선거를 앞두고 경찰이 청와대 민정수석실의 하명을 받아 자유한국당 소속인 김기현 당시 울산시장(낙선)에 대한 대대적인 수사에 착수했던 정황을 검찰이 포착해 수사에 들어갔다. 
 

김기현 전 울산시장 첩보, 조국 민정실→경찰청→울산경찰청
조국, 김기현 제치고 시장 당선된 송철호 후원회장 맡기도
황운하 “靑서 받은 첩보인줄 몰라, 해야 할 수사 했을뿐"

靑 "김기현 수사 지지부진 질책"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2부(김태은 부장검사)는 청와대 민정수석실에서 생산한 첩보가 지방선거를 앞둔 2017년 10월 경찰청에, 같은해 12월엔 울산경찰청에 전달된 사실을 확인했다. 
 
검찰은 해당 첩보에 김 전 시장 주변 인사의 비리 의혹과 함께 "김 전 시장 관련 경찰 수사가 지지부진하다"는 질책성 내용이 담긴 사실을 파악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울산경찰청은 김 전 시장 측근과 연루된 건설업자 A씨에 대한 수사를 진행 중이었다.
 
검찰은 이 질책성 문구가 청와대와 경찰이 지방선거에 개입한 정황을 드러내는 단서로 보고 있다. 청와대가 지방 선거를 앞두고 김 전 시장에 대한 첩보를 경찰에 전달하며 수사를 촉구한 것이라 볼 수도 있기 때문이다. 검찰이 26일 사건을 울산지검에서 서울중앙지검으로 재배당한 것도 이런 배경 때문이다.
 
법조계에선 해당 의혹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김 전 시장 관련 첩보 생산과 수사에 연루된 청와대 및 경찰 관계자에게 공직선거법 위반과 직권남용 혐의가 적용될 수 있다고 보고있다. 
 
지난해 7월 조국 당시 민정수석(오른쪽)과 박형철 반부패비서관이 청와대 본관 충무실에서 열린 윤석열 신임 검찰총장 임명장 수여식에 참석하기 위해 입장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지난해 7월 조국 당시 민정수석(오른쪽)과 박형철 반부패비서관이 청와대 본관 충무실에서 열린 윤석열 신임 검찰총장 임명장 수여식에 참석하기 위해 입장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청와대 민정수석실은 직제상 선출직 공무원에 대한 첩보 생산은 하지 못하게 돼있어 민간인 사찰 논란의 여지도 있다. 당시 청와대 민정수석은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울산경찰청장은 현재 민주당 후보로 총선 출마를 준비중인 황운하 대전경찰청장이다. 
 
하지만 청와대 고민정 대변인은 27일 "청와대는 비위 혐의에 대한 첩보가 접수되면 정상적인 절차에 따라 관련 기관에 이관한다. 당연한 절차를 두고 하명수사가 있었던 것처럼 보도하는 것에 유감을 표한다"고 반박했다.

경찰청 관계자도 김 전 시장에 대해 청와대로부터 받은 첩보에 "청와대가 경찰 수사팀을 질책하는 내용이 담겨있지 않다"며 "김 전 시장 수사팀에 문제를 제기하는 내용이 첩보 보고서엔 담겨있지만 그 주장을 제기한 것은 청와대 측이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靑첩보 뒤 경찰 대대적 수사 

검찰과 경찰 등에 따르면 청와대 민정수석실에서 생산된 첩보는 경찰청을 거쳐 같은해 12월 29일 울산경찰청에 하달됐다. 
 
황운하 청장은 지방선거를 3개월 앞둔 2018년 3월부터 김 전 시장 측근 인사들에 대한 대대적인 압수수색을 개시했다. 
 
김 전 시장의 비서실장과 울산시 국장이 직권을 남용해 건설현장 레미콘 사업에 영향을 미치고 30만원대 골프접대를 받은 혐의였다. 
 
검찰은 황 청장이 청와대의 질책성 첩보를 받은 뒤 수사팀을 경찰대 출신 수사관으로 교체한 것으로도 보고있다. 
 
김기현 전 울산시장이 지난 18일 오전 울산시의회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하며 "검찰은 정치공작을 기획한 황운하 대전지방경찰청장을 즉각 구속수사하라"고 촉구했다. [뉴스1]

김기현 전 울산시장이 지난 18일 오전 울산시의회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하며 "검찰은 정치공작을 기획한 황운하 대전지방경찰청장을 즉각 구속수사하라"고 촉구했다. [뉴스1]

황운하 "해야할 수사했을 뿐" 

하지만 황 청장은 중앙일보에 "수사팀 교체는 전임 수사팀 관계자가 허위 보고를 했기 때문"이라며 "청와대 첩보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반박했다. 
 
황 청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해당 첩보는 경찰청에서 전달받았을 뿐 청와대에서 생산된 사실은 전혀 알지 못했다"며 "필요한 수사였기 때문에 진행했다"고 밝혔다.
 

김기현 낙선, 울산시장엔 文측근 송철호

김 전 시장에 대한 경찰의 수사와 압수수색은 지방선거 전 언론에 공표되며 자유한국당 후보로 재선에 나섰던 김 전 시장에겐 큰 악재가 됐다. 
 
당시 더불어민주당 울산시장 후보는 문재인 대통령의 친한 친구로 알려진 송철호 변호사였다. 조 전 법무부 장관은 송 변호사가 2012년 민주당 후보로 총선에 출마했을 때 선거대책본부장과 후원회장을 맡았다. 
 
경찰은 지방선거를 한달 앞둔 5월 11일 김 전 시장을 제외한 비서실장과 울산시 국장을 기소 의견을 검찰에 송치했다. 이후 울산시장에는 송 변호사가 다섯번의 총선 낙선과 두번의 지방선거 낙선 끝에 당선됐다. 
 
송철호 울산시장이 지난해 6월 지방선거에 당선된 뒤 기뻐하는 모습. [송철호 선거대책위]

송철호 울산시장이 지난해 6월 지방선거에 당선된 뒤 기뻐하는 모습. [송철호 선거대책위]

하지만 울산지검이 올해 3월 울산경찰청의 수사를 받았던 김 전 시장의 측근들에 대해 모두 무혐의 처분을 내리며 표적수사 논란이 불거졌다. 검찰은 불기소 결정문에 "경찰이 수사 공정성과 정치적 중립성, 수사권 남용의 논란을 야기한 수사"라며 이례적으로 경찰 수사를 비판했다. 
 

"경찰, 수사를 가장한 정치행위" 

당시 울산지검 관계자들은 "경찰이 수사를 가장한 정치행위를 했다"며 황 청장을 강하게 비판했다. 김 전 시장과 자유한국당에선 무혐의 처분이 나온 뒤 황 청장을 직권남용 혐의로 고발했다. 서울중앙지검은 이 부분에 대한 수사도 진행할 계획이다.
 
법조계에선 조 전 장관에 대한 검찰 수사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검찰이 황 청장 수사를 개시한 점에 주목하고 있다. 조국 민정수석실이 연루된 만큼 검찰이 황운하를 거쳐 조 전 장관을 치려한다는 해석도 나온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모습. [강정현 기자]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모습. [강정현 기자]

27일 구속영장심사를 받은 유재수 전 경제부시장의 청와대 민정수석실 감찰 무마 의혹도 검찰이 겨누는 것은 조 전 장관이란 지적이 나온다. 황운하와 유재수를 통해 조국 민정수석실의 권력형 비리 가능성을 수사하고 있다는 것이다.
 
황 청장이 총선출마를 선언한 뒤 검찰 수사가 개시돼 황 청장의 출마 여부는 불투명하게 됐다. 황 청장은 사표를 제출한 상태다. 하지만 피의자로 입건돼 수사를 받을 경우 사표수리가 될 수 없다.
 
황 청장은 결백함을 주장하며 "검찰이 이번 사건을 서둘러 마무리해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박태인 기자 park.taein@joongang.co.kr  
 
◇알려왔습니다: 청와대 고민정 대변인은 "청와대는 비위 혐의에 대한 첩보가 접수되면 정상적인 절차에 따라 관련 기관에 이관한다. 당연한 절차를 두고 하명수사가 있었던 것처럼 보도하는 것에 유감을 표한다"고 알려왔습니다. 경찰청 관계자도 김 전 시장에 대해 청와대로부터 받은 첩보에 "청와대가 경찰 수사팀을 질책하는 내용이 담겨있지 않다"며 "김 전 시장 수사팀에 문제를 제기하는 내용이 첩보 보고서엔 있지만 그 주장을 제기한 것은 청와대 측이 아니었다"고 알려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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