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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혼하는 어린이 6억 명…인간답게 살 권리는 어디에

기자
조희경 사진 조희경

[더,오래] 조희경의 행복 더하기(18)

지난 20일 여의도 국회의사당이 유니세프 블루 조명으로 '유엔아동권리협약 채택 30주년'과 '세계어린이의 날'을 기념하고 있다. [사진 유니세프]

지난 20일 여의도 국회의사당이 유니세프 블루 조명으로 '유엔아동권리협약 채택 30주년'과 '세계어린이의 날'을 기념하고 있다. [사진 유니세프]

 
지난 20일은 유엔아동권리협약(Convention on the Rights of the Child : CRC)을 통해 전세계 모든 어린이가 행복을 누릴 권리가 있음을 약속한 아주 뜻 깊은 날이다. 유엔아동권리협약은 18세 미만 아동의 모든 권리를 담은 국제적인 약속으로, 1989년 11월 20일 유엔에서 만장일치로 채택되었다. 여기에는 이 세상 어린이라면 누구나 마땅히 누려야 할 생존, 보호, 발달, 참여의 권리가 담겨 있다. 2019년 현재 우리나라를 포함한 전 세계 196개국이 이 협약을 채택하고 지키기로 약속했고, 주기적으로 각 나라에서 이행하고 있는 활동내역들이 보고 되고 있다. 아동관련 단체와 학계에서 이날을 기념해 다양한 행사와 세미나들이 진행되었다.
 
개인적으로 내게도 의미 있는 날이었다. 예전에는 절대빈곤에 처한 어린이의 생존의 권리가 가장 시급하고 긴급한 영역이라고 생각했는데, 유니세프에 와서 일하며 마주한 어린이의 권리는 더 크고 포괄적이었다. 이런 인식의 변화가 나에게 나름 충격이었다. 세상의 모든 어린이는 행복할 권리가 있다. 다만 현재 이런 행복을 누릴 수 있는 상황이 충분하지 않는 개발도상국, 특히 그 중에서도 가장 취약한 어린이의 권리옹호에 집중함으로써 모든 어린이가 누리는 행복한 세상을 목표로 하는 것이다. 이건 분명 내게 다른 의미였다. 한국에 사는 내 이웃의 아이도 성장·발달의 권리와 참여할 권리를 보호받아야 하는, 비영리 기관의 중요한 대상인 것이다. 잊고 있었다.
 
단지 경제적으로 풍요롭다고 해서 아이들이 행복한 건 아니라는 건 너무 잘 안다. 그러나 한 걸음 더 나아가 우리 어린이들도 보호받고 잠재능력을 최대한 발휘하고 자신의 의견과 사생활을 존중을 받을 권리가 있으며, 이것이 보장되도록 나부터 노력했어야 한다는 사실을 간과하고 있었다. 아니, 그보다 우리 아이들은 이런 권리를 보장받고 있다고 너무나 당연하게 생각했다는 것이 맞을 것이다.
 
예전에 아들이 자신의 사진을 내 SNS 프로필 사진에 사용하지 못하게 했다. 초상권 침해란다. 그냥 사춘기 아이의 예민함이라고 생각하며 그냥 웃으며 인정해 주었다. 아들의 사생활보호의 권리라는 거창한 이유가 아니었다. 어린이의 권리라는 개념이 매우 부족했던 것이 사실이다. 아마 대부분의 부모가 나와 같지 않을까?
 
한국에 사는 내 이웃의 아이도 성장·발달의 권리와 참여할 권리를 보호받아야 하는 비영리 기관의 중요한 대상이다. [자료 유니세프]

한국에 사는 내 이웃의 아이도 성장·발달의 권리와 참여할 권리를 보호받아야 하는 비영리 기관의 중요한 대상이다. [자료 유니세프]

 
마침 유엔아동권리협약이 채택된 지 30주년을 맞아 유엔이 정한 어린이의 권리를 찾아보았다. 안전한 주거환경과 충분한 영양을 섭취할 기본적인 생존의 권리, 모든 형태의 학대와 방임, 차별과 폭력 등 유해한 것으로부터 보호의 권리, 자신의 잠재능력을 최대한 발휘하는데 필요한 교육과 여가·문화생활을 누릴 발달의 권리, 의견을 말하고 표현·종교·사생활을 보호받을 참여의 권리. 너무나 당연한 권리이나 모든 어린이가 이를 누리지 못하고 있으며 아동기를 온전히 끝마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참으로 안타깝다.
 
지난 9월 뉴욕의 ‘기후행동 정상 회의’에서 스웨덴 출신의 16세 환경운동가 그레타 툰베리가 각국 정상들을 향해 기후변화에 대한 책임을 물었다. 이런 움직임은 작년 8월에 그의 1인 시위를 시작으로 미국, 방글라데시, 호주에 이어 전 세계로 확산되고 있다. 한국에서도 최근 사회적 문제해결에 목소리를 내는 청소년들이 결석시위를 하기도 했다. 유엔아동권리협약 30주년 기념으로 열린 ‘유니세프-아동대담’에 참여한 어린이들이 발표한 ‘아동이 행복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가장 필요한 7가지 주제’도 역시 이런 분위기를 반영하고 있었다. 깨끗한 환경, 공정한 기회, 건강한 생활, 즐거운 교육, 화목한 가정, 충분한 놀이와 여가, 안전한 사회에 대한 어린이들의 진솔한 이야기를 들으며, 여러 생각이 들었다.
 
1990년 이후로 5세 미만 아동의 사망률과 영양부족 상태의 어린이는 50% 이상 감소했으나 여전히 학교에 가지 못하는 어린이가 전세계에 2억6200만명이 있고 18세 이전에 결혼한 여자 어린이도 6억5000만명이나 존재하는 것 역시 같은 시대의 또 다른 현실이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모든 어린이는 소중하며, 단 한 명의 어린이도 소외되거나 차별을 받아서는 안 된다는 너무나 당연한 명제를 다시 한번 되새겨 본다.
 
유니세프한국위원회 전략기획팀장 theore_creato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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