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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IS] 박경의 '사재기 주장'은 왜 여론의 지지를 얻었을까

멜론차트

멜론차트

가수 박경의 '사재기 의혹 주장'에 여론이 움직였다. 지목된 가수들은 법적 대응을 밝힌 반면, 멜론 차트에선 박경이 2016년 발표한 노래 '자격지심'이 1000여 계단 뛰어오르는 역대급 역주행을 기록했다. 문화체육관광부의 '사재기를 단정 지을 수 없다'는 공식 입장에도 차트에 대한 불신은 여전한 가운데, 박경은 이를 직접적으로 언급하며 사람들을 뭉치게 했다.
 
"정부도 사재기 몰라"
지난 2월 문체부는 닐로·숀 등의 사재기를 판단해달라는 요청에 '사재기 유무를 판단하기 어렵다'고 결론했다. 이들은 지난해 유명 아이돌을 밀어내고 멜론차트 1위에 올라 사재기 의혹을 받아온 것에 억울함을 호소했다. 문체부는 이들이 제출한 자료들을 바탕으로 의혹을 조사해왔으나, 사건을 말끔하게 해결하는 데는 실패했다. 당시 관계자는 일간스포츠에 "닐로와 숀에 통보한 조사 결과에서 '일반적인 양태라고 보기 어려운 접근이 더러 있어 추가 조사가 필요하다'고 전달했다. 그렇다고 '사재기가 맞다', '아니다' 단언한 것은 아니었다. 이런 내용을 수사기관과 공유할 생각이 있다"면서 "우리는 차트에 집중한 조사를 벌였다. 이들이 마케팅했다는 페이스북 등 SNS에 관해서는 조사하지 않았다. 강제성을 띠는 수사기관도 아니고 관할이 아닌 부분까지 접목돼 있어 이번 조사에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고 밝혔다.
MBC뉴스 사재기 보도 화면

MBC뉴스 사재기 보도 화면

 
전문가들은 사재기 기준이 모호하다고 지적한다. 음악산업 진흥에 관한 법률 제26조(음반등의 유통질서 확립 및 지원)에 따르면 법에서 말하는 사재기는 ▲음반·음악영상물관련업자등이 제작·수입 또는 유통하는 음반등의 판매량을 올릴 목적으로 해당 음반등을 부당하게 구입하거나 관련된 자로 하여금 부당하게 구입하게 하는 행위▲음반·음악영상물관련업자등이 제1호의 행위를 하는 사실을 알면서도 해당 음반등의 판매량을 공개적으로 발표하는 행위▲그 밖에 음반등의 건전한 유통질서를 방해하는 행위로 문화체육관광부령으로 정하는 사항으로 한정돼 있다.
 
"일리 있는 '페북픽'"
가요관계자는 "요즘엔 음반이나 음원을 구매하는 방식보다는 SNS 홍보에 돈을 들여 차트 유입을 늘리는 방식이다. 이른바 'SNS 작업'이라고도 하는데 이런 것들이 건전한 유통질서를 방해하는 행위인가 아닌가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무명 가수들이 '페북픽'(페이스북에서 찍었다)이라고 하는데 어느정도 일리는 있다. 특정 페이스북 페이지를 통해 지속적 홍보를 한 것은 사실"이라고 귀띔했다. 숀 소속사 디씨톰도 차트 1위에 대해 "페이스북에 음원을 소개하는 방식으로 홍보했다. 홍보 효과로 얻은 대중의 반응이 음원사이트에 유입돼 빠른 시간에 차트 상위권에 올랐다"고 분석했다. 닐로의 소속사 리메즈 측은 "마케팅을 기반으로 하는 회사라 노하우를 많이 가지고 있던 것 뿐이다"고 강조했다.
페이스북

페이스북

 
페이스북은 실제로 기업 마케팅에 최적화된 플랫폼이다. '페이스북 포 비지니스'는 맞춤형 이용자 서비스를 제공하기 때문에 광고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모델이다. 2019년 1월 기준 페이스북이 밝힌 데이터에 따르면 해당 서비스를 이용하는 광고주는 700만 명 이상. 중소업체부터 글로벌 대기업까지 다양한 서비스와 상품을 홍보하고 있다. 페이스북의 데이터베이스를 이용해 테스트를 거쳐 잠재 고객을 확보한 후 본격적인 마케팅을 시도하기 때문에 적중률이 높다는 설명이다. 페이스북 측은 "동영상을 올릴 경우 사람들의 시선을 더 붙잡을 수 있다. 5분이 넘지 않으면서도 소리와 자막이 있는 영상이 홍보하기에 좋고 끝까지 시청을 유도할 수 있다. 이를 통해 동영상 조회수를 올릴 수 있고, 페이지 유입을 늘릴 수도 있다. 궁극적으론 '지금 구매하기' '가입하기' '다운로드' '지금 듣기' '동영상 더 보기'와 같은 행동도 유도한다"고 소개했다.
 
홍보전문가는 "페이스북이 개인정보 데이터를 어떻게 이용하는지에 대해선 알 수 없지만 마케팅 측면에서 유리한 플랫폼인 것은 사실이다. 부정적 반응을 할 것 같은 고객에겐 노출을 최소화면서도 인스타그램, 유튜브 등의 다른 플랫폼과의 연계 홍보도 동시에 진행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대부분 가수들이 컴백 전후로 유튜브 컨텐츠를 이용하고 있다. '커버곡 열풍'이라는 흐름을 만들기 위해 노래하는 유튜버들에 접촉해 커버를 부탁하는 경우도 있다. 이러한 커버 영상들이 페이스북에 올라오고 수십만 건의 클릭을 유발하다보면 차트 1위를 만들어낼 수가 있다"고 분석했다. 한 크리에이터는 "유튜브에 'OOO 커버'라고 가수이름을 넣어 검색해보면 작업인지 아닌지 티가 나는 경우가 있다. 대중적인 가수들의 경우 여러 음원이 커버되는 편인데, '역주행 가수'로 불리는 경우엔 특정 시기에 특정 음원이 유독 커버가 자주 되는 경향이 있다. 음원 발매 전에 커버가 먼저 올라오는 경우도 봤다"고 전했다.
 
"티켓파워는 왜 없어?"
대중이 생각하는 차트 1위라면 공연을 매진시키고, 너도나도 그 음악을 라이브로 듣고 싶어하는 것이 보통이다. 하지만 역주행 가수 중엔 차트 성적이 높아도 그만큼의 티켓파워를 가진 가수는 손에 꼽힌다. 26일 기준 멜론 실시간 차트 상위권에 있음에도 매진은커녕 좌석의 5분의 1을 겨우 채운다거나, 연말 공연을 아예 계획조차 하지 못하는 가수들이 대부분이다. 에이전시 측은 "노래 한 곡 흥행으로 공연을 여는 것은 무리다"고 말했고, 페스티벌 PD는 "라인업을 협찬사가 요구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사재기 의혹을 받은 가수들이 있으면 후원·협찬이 조금 어려운 건 사실이다"고 전했다. 음원사이트 이용자는 "박경의 역주행도 수 시간을 들여 많은 사람이 집중적으로 스트리밍했기에 가능했다. 그조차도 유지하기가 어려운데 어떻게 무명가수가 단시간에 차트에 오를 수 있는지 궁금하다"라고 의아해했다.
 
황지영기자 hwang.jeeyoung@jt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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