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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장관 사퇴전 깜짝 고백 "수사권조정안 결점 어쩔수 없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정부과천청사에서 2차 검찰개혁 방안을 발표했다 오종택 기자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정부과천청사에서 2차 검찰개혁 방안을 발표했다 오종택 기자

 
“저도 검경 수사권 조정 법안 내용이 결점이 많은 걸 안다. 그러나 '패스트트랙'이란 길을 가야 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 부족한 점은 차차 보완해나가겠다”

장관 사퇴 전 만찬한 검사장들
“패스트트랙 위해 어쩔 수 없다고 해
법무장관이 법안 문제 알고도
정치계산 따라 국회 부의 말해 충격”


 

조국(54) 전 법무부 장관 지난달 2일 검사장 승진자 교육에 참석한 검사장 8명과 비공개 만찬을 가진 자리에서 이런 의견을 밝힌 것으로 27일 확인됐다. 당시 자리에 참석했던 복수의 검사장들이 국회 신속처리안건(패스트트랙)으로 지정된 검경 수사권 조정 법안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하자 ‘현재 패스트트랙안이 보완해나갈 점이 많다’는 관점을 피력한 것이다.

 

이날 만찬에 참석한 검사장들도 조 전 장관의 깜짝 발언에 놀랐다고 한다. 한 검사장은 “일국의 법무부 장관이자, 일국의 민정수석이 문제가 있는 법안을 국회에 부의했다고 고백한 데 충격을 받는 사람들이 많았다”며 “절차도, 내용도 잘못된 법안을 정치적 계산에 따라 올린다는 건 대단히 잘못된 것”이라고 비판했다. 또 다른 검사장은 “당연한 발언”이라며 “누구나 공감할 수 있을 정도로 문제가 많은 법안”이라고 지적했다.  
 

조국 “몰랐다, 이것도 보완하겠다”

 

굳은 표정으로 귀가하는 조국 [연합뉴스]

굳은 표정으로 귀가하는 조국 [연합뉴스]

이날 자리에서 한 검사장은 살인 사건을 예로 들면서 패스트트랙안을 비판했다고 한다. 국회에 상정된 패스트트랙안대로 라면 경찰이 수사한 살인 사건의 배후에 설사 조직폭력배 두목 같은 주범이 따로 있다 하더라도 검찰 수사 지휘 범위에서 벗어난 것이기 때문에 제대로 된 수사 지휘가 이뤄지지 않을 수 있고, 밝혀지기도 어렵다는 취지에서다.  
 

조 전 장관은 이러한 설명을 들은 뒤 문무일 검찰총장 시절 대검찰청 기획조정실장으로 검경수사권 조정 논의를 주도했던 문찬석 광주지검장(58·24기)에게 “이렇게 해석될 수 있는 게 맞냐”고 되물었다. 문 지검장이 “해석상 논란으로 인해 수사 지휘를 못한다는 게 정식 자문 결과”라고 답변하자 조 전 장관은 “몰랐다. 이것도 보완하겠다”고 한다.   
 

박상기 전 장관도  "수사권 조정, 보완책 마련할 것" 

박상기 전 법무부 장관이 8일 오후 과천 정부과천청사에서 열린 신임 검사 임관식에서 연단으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상기 전 법무부 장관이 8일 오후 과천 정부과천청사에서 열린 신임 검사 임관식에서 연단으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패스트트랙안의 문제점에 대한 보완 필요성은 박상기 전 법무부 장관도 언급한 바 있다. 박 장관은 지난 5월 전국 검사장을 대상으로 보낸  A4 용지 3페이지 분량의 이메일에서 ▶검찰의 직접수사 범위 확대 ▶경찰에 대한 검찰의 보완수사 권한 강화 ▶경찰의 1차 수사 종결 사건에 대한 검찰 송치 검토를 제시했다. 이날 만찬에서도 박 전 장관의 메일이 언급되자 조 전 장관이 자리에 배석한 김오수 차관, 이성윤 검찰국장 등 법무부 간부들에게 “충분히 검토해서 보완할 수 있도록 하라”고 지시했다고 한다.

 

서울 변호사들, 검찰 개혁은 OK, 검경 수사권 조정은 NO

  
‘검찰개혁'이란 대명제에 동의하지만, 경찰에 대한 검찰의 사법통제는 이뤄져야 한다는 게 법조계의 중론이다. 지방변호사단체 중 최대 규모인 서울변호사회 소속 변호사들도 검찰개혁에 찬성(78.15%)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검사의 경찰 수사지휘권 폐지와 경찰에 1차 수사종결권을 넘기는 것에 대해서는 반대 의견이 더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와 함께 경찰 수사에 대한 검찰의 통제 장치로 보완수사 요구권, 사건송치요구 및 경찰 송치의무 등의 필요성이 높게 공감됐다. 경찰의 1차적 수사에 대한 검찰의 최종 판단이 여전히 필요하다는 생각이 크다는 의미다.
 

檢, "'정당한 이유가 없는 한' 독소조항"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 청사의 검찰 깃발이 태극기와 바람에 나부끼고 있다. 최정동 기자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 청사의 검찰 깃발이 태극기와 바람에 나부끼고 있다. 최정동 기자

검사의 보완수사 요구시 ‘정당한 이유가 없는 한’ 경찰이 검찰의 요구에 응해야 한다고 돼 있는 조항은 검찰 내부에서 ‘독소조항’으로 꼽힌다. '정당한 이유'를 가늠하는 것이 추상적이고 모호하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대해 한 현직 검사장은 “패스트랙안대로라면 ‘경찰총장’ 윤모(49·구속) 총경도 구속되지 않았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앞서 경찰은 윤 총경이 2017~2018년 유 전 대표에게 받은 식사·골프 접대에 대해선 불기소 의견으로 송치했다. 골프 4차례, 식사 6차례, 콘서트 티켓 등이 청탁금지법상 형사처벌 기준에 못 미친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검찰이 식사‧골프 접대부터 다시 수사하면서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자본시장법 위반,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증거인멸교사 등 혐의를 적용해 윤 총경은 지난 29일 구속기소됐다. 
 

김수민 기자 kim.sumin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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