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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나인사이트] 27년만의 최저 성장에도 중국은 왜 무덤덤할까

중국 6% 성장, 진짜 위기인가

그래픽=최종윤 yanjj@joongang.co.kr

그래픽=최종윤 yanjj@joongang.co.kr

중국의 3분기 GDP가 6.0%로 나왔다. 서방을 중심으로 한 국제사회에서는 중국이 분기별 국내총생산(GDP)를 집계한 1992년 이래 27년 만에 최저 성장이라며 중국 경제 위기론이 팽배하다. 서방세계가 얘기하는 성장 마지노선 6%를 깬 중국 경제, 정말 큰 일 난 것일까. 그런데 정작 중국은 27년만의 최저성장에도 대규모 경기부양정책이 없다. 중국은 왜 무덤덤한 것일까. 이유는 GDP에 대한 다른 시각에서 찾을 수 있다. 중국은 성장률이란 개념 못지않게 고용의 관점에서 GDP를 보기 때문이다.  
 

“세계 주요국 GDP성장률 하락폭은 미국 -0.6%,
한국 -0.7%인데 비해 중국은 -0.4%다.
포춘 500대 기업들이 중국에서 대거 공장을 뺄 때가
진짜 위기다. 과도한 공포에 휩싸여 중국에서
돈 벌 기회를 놓치는 우는 범하지는 말아야 한다.”

중국의 역대 창업 황제 중에는 유랑민 출신이 많다. 중국의 역대 왕조교체기는 대략 황하의 대 범람 주기와 일치한다. 흙탕물 황하가 범람하면 평평한 운동장만 남는다. 그래서 농민들은 졸지에 유랑민이 된다. 굶어 죽으나, 털다 죽으나 마찬가지라며 처음에는 부자를 털고, 다음은 관가를 털고, 세력이 커지면 나라도 턴 것이 황하를 끼고 산 중국의 역사다.
 
중국은 밥을 하늘로 여기는(以食爲天) 사고가 삼천년을 내려온 나라다. 물은 배를 띄우기도 하지만 전복시키기도 한다는 말도 중국에서 나온 말이다. 먹고사는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나라도 엎는 것이 중국이다. 중국의 지도자들은 유랑민의 증가, 현대식으로 해석하자면 실업자 증가가 국가전복으로 이어진다는 것을 뼛속 깊이 인식하고 있다.
  
중국이 GDP 성장률을 보는 시각
 
사회주의국가 중국의 GDP는 서방세계의 GDP와는 다르게 봐야 한다. 중국은 국유기업의 매출 비중이 GDP의 63%를 차지한다. 서방의 기업은 이익극대화가 목표지만 중국 국유기업은 이익극대화가 아니라 국민의 복지확대가 목표다. 중국은 최근 10년간 GDP성장률 목표를 8%(바오8·保八), 7%(바오7), 6%(바오6)로 계속 낮추어 왔다. 이유는 GDP 1%당 고용유발계수가 계속 높아졌기 때문이다.
 
중국의 연간 대학 졸업자는 700만명이 넘는다. 먹물 실업자가 많아지면 나라가 위태롭게 된다. 중국은 제조업의 비중이 낮아지고 서비스업의 비중이 높아지면서 GDP 1%당 고용유발계수가 2008년 93만명에서, 2018년 150만명으로 높아졌다.
 
제조업 시대에는 적어도 8%는 성장해야 720만명의 고용을 할 수 있었기 때문에 ‘바오8’이 목표였지만, 서비스업이 GDP의 54%에 달하는 시대에 진입하면서 6%만 성장해도 900만명을 고용할 수 있기 때문에 27년만의 최저치 성장에도 무덤덤한 것이다.
 
중국의 경제성장률을 종횡으로 비교해보면 오해가 있다는 점을 좀 더 분명하게 알 수 있다. 중국이 분기 GDP집계를 시작한 92년도 3분기 GDP는 7193억 위안이었는데 2019년 3분기의 GDP는 24조6865억 위안으로 34.3배나 커졌다. 규모의 효과를 고려 않고 절대 성장률 수치의 하락만을 두고 27년만의 최저성장이라며 위험하다는 것은 오해다. 27년간 중국의 제조업은 31배, 서비스업은 55배가 증가했다. <그래프 참조>
 
그래픽=최종윤 yanjj@joongang.co.kr

그래픽=최종윤 yanjj@joongang.co.kr

지금 중국의 GDP는 미국GDP의 66%선이다. 일본이 미국GDP의 67%선이었던 1994년, 성장률은 1%에 그쳤다. 중국 GDP는 14조달러수준인데, 미국 GDP가 14조달러대였던 1986년의 미국 GDP성장율은 3.3%였다. 지금 중국의 1인당 GDP는 1만달러 수준인데 일본이 1인당 GDP 1만 달러를 돌파한 1981년의 일본 성장률은 4.2%였다.
  
2020년 목표치의 94.1% 이미 도달
 
서방세계는 중국경제에 대해서 경제지표가 높게 나오면 버블이라고 하고, 낮게 나오면 경제위기라고 치부한다. 심지어 중국이 발표하는 모든 경제수치는 조작이어서 신뢰할 수 없다고도 한다. 중국이 아닌 국제통화기금(IMF)이 10월에 예측한 세계경제전망에 따르면 세계 평균성장율은 3%수준이고 중국은 6.1%로 보고 있다. 현재 미국의 성장율은 2.4%, 일본은 0.9%성장에 그치고 있는데 6%대 성장을 하는 중국을 두고 위기라고 보는 것은 너무 비관적인 해석이다.
 
6%까지 낮아진 중국의 GDP는 2020년에 어떻게 될까. 중국은 2012년 시진핑(習近平) 집권이후 4년간 1.3%포인트의 성장률 둔화를 보였다. 이런 추세라면 2020년에는 5.5%까지 하락할 수 있다. 그런데 변수는 중국이 세운 ‘두 개의 백년대계(兩個一百年夢)’다. 공산당 창당100주년인 2021년까지 중진국을 의미하는 소강(小康)사회를 달성하고, 건국 100주년인 2049년까지 명실상부한 선진국에 도달한다는 국가목표가 있다.
 
계획의 나라 중국은 2021년까지 소강사회 달성을 위한 구체적 수치목표를 갖고 있다. 2020년 GDP는 2010년 GDP의 2배를 달성하고 1인당소득도 2배를 달성하는 것이다. 시진핑 주석은 이를 달성하면 ‘중국 100년의 꿈’을 실현한 최초의 주석이라는 타이틀을 거머쥐게 된다. 2019년 GDP로 보면 중국은 2010년 GDP의 2배 목표치의 94.1%수준에 왔고, 2020년에 5.9%만 더 추가적으로 달성하면 된다.
 
경기하강을 판가름하는 척도로 라면과 포커의 판매량이 있다. 불황에는 값싸게 한 끼를 때우는 라면과 돈 안드는 포커가 오락으로 딱이기 때문이다. 9월까지 중국의 라면 판매량이 25%증가했고, 중국 최대 포커 용품 생산업체의 매출이 3년 내리 감소하다 상반기에 40% 증가했다. 중국은 ‘라면-포커사이클’로 보면 전형적인 경기하강국면에 진입했다.
  
세계 평균보다 낮은 성장률 하락폭
 
중국은 2016년이후 ‘공급측 개혁’을 통해 모든 제조업에 대대적인 과잉설비축소와 구조조정을 실시했다. 이 과정에서 경쟁력 없는 중소 민영기업의 대거 도산이 일어났고, 그 여파로 내수경기 하강이 나타났다. 그러나 암투병과 살빼기를 오해하면 안된다. 최근 3년간 중국의 모든 산업에서 상위 5개 업체의 점유율은 더 높아졌다. 중견기업 이상이 대거 모인 상장기업의 이익을 보면, 경기하강에도 불구하고 2019년 3분기 순이익은 7.5%증가했다. 특히 전통산업은 20%이상 증가했다. 구조조정으로 ‘살아남은 자의 축제’가 시작된 것이다.
 
전세계 명품의 33%, 전세계 9대 명차의 27%를 사가는 나라가 지금의 중국이다. 한국 삼성전자의 시가총액은 중국 텐센트의 55%에 불과하다. 구글과 페이스북이 경제위기라는 중국에 진출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테슬라가 세계최대의 전기차 공장을 중국에 짓고 있다. 미국은 부상하는 거인의 어깨에 올라 타려고 난리인데 한국은 반대로 뛰어 내리느라 난리다.
 
중국의 진정한 위기는 포춘 500대 기업들이 중국에서 대거 공장을 뺄 때가 진짜 위기다. 중국에서 한국 최대의 스마트폰 기업의 점유율이 0%대, 자동차 기업의 점유율이 3%대로 추락한 것을 두고 중국경제 위기라고 보면 안된다. 한국 기업의 경쟁력 약화와 중국 기업의 실력 향상이 맞물려 한국 기업의 위기가 나타난 것으로 보는 것이 맞다.
 
지금 중국은 10년주기 투자 사이클과 3∼4년 주기의 재고 사이클이 충돌하는 양상이다. 경기하강이 맞다. 하지만 전세계적인 경기하강을 두고 중국만의 경제위기로 보는 것은 맞지 않다. IMF의 10월 예측치로 보면 세계 주요국 GDP성장률 하락폭은 세계 평균이 -0.6%, 미국이 -0.6%, 한국이 -0.7%인데 비해 중국은 -0.4%다.  
 
중국 리스크는 철저히 관리하고 조심하는게 좋다. 그러나 과도한 중국위기설의 공포에 휩싸여 중국에서 돈 벌 기회를 놓치는 우는 범하지는 말아야 한다.
 
◆전병서
중국 칭화대에서 석사, 푸단대에서 금융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대우경제연구소, 한화증권 리서치/IB본부장, 중국상해경제금융센터 초빙연구위원을 지냈다. 저서로 『시진핑의 신시대』, 『한국의 신국부론, 중국에 있다』, 『금융대국 중국의 탄생』 등이 있다.

 
전병서 중국금융경제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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