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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수대] 아이들의 이름으로

이에스더 복지행정팀 기자

이에스더 복지행정팀 기자

“다행히 뼈와 살이 하나도 상하지 않은 게 감사했습니다…. (아이) 허리와 배에 안전벨트 자국이 선명하게 남아있었습니다. 끝까지 엄마 말 잘 들었더라고요.” 지난 5월 어린이 축구클럽에 축구 하러 갔다가 교통사고로 숨진 유찬이 엄마의 말이다. 8살 유찬이와 단짝 친구 태호는 제일 좋아하던 축구를 하고 싶어서 축구클럽 ‘노란 스타렉스’에 몸을 실었다. 아이들을 태운 노란차는 제한속도 30㎞인 도로에서 85㎞로 과속하다 사고를 냈다. 운전자는 안전교육 한번 받지 않은 23세 축구 강사였고, 동승한 보호자도 없었다. ‘어린이통학버스’로 지정되지 않아서였다.
 
가슴에 자식을 묻은 유찬이·태호 부모는 슬픔을 달랠 새도 없이 거리로 나섰다. 어린이가 탑승하는 모든 차량을 어린이통학버스 신고 대상에 포함하는 내용을 담은 법안을 통과시키기 위해서다. 법안에는 아이들의 이름을 따 ‘태호·유찬이법’이란 이름이 붙었다. “제 아들은 이미 죽었고 제가 무엇을 한다 해도 살아나지 않는다는 걸 압니다. 그러나, 제가 가만히 있으면 이 시한폭탄을 제거하지 못할 것 같습니다. 여전히 많은 아이들과 부모들이 현실을 모른 채 아이들을 노란차에 태우고 있으니까요.” 두 아이의 부모는 청와대 청원을 하고 국회를 오가고 집회를 하며 법안 통과에 매달렸다. 어른들의 잘못으로 아이들의 생명을 잃는 일이 더는 없기를 간절히 바랐다.
 
하지만 국회는 묵묵부답이다. 태호·유찬이법을 포함해 민식이, 해인이, 한음이, 하준이… 우리가 잃은 소중한 아이들의 이름을 딴 수많은 어린이안전법안이 여전히 국회에 밀려있다. 20대 국회가 종료되는 내년 4월까지 통과되지 않으면 자동 폐기된다. 아이들에게 빚진 채 살아가는 어른들은 미안하고 부끄럽기만 하다.
 
이에스더 복지행정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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