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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질된 미 해군장관, 트럼프 향해 “헌법 어긴 명령 복종 못해”

해군 장관이 부당한 명령에 복종할 수 없다며 트럼프 대통령을 정면 비판한 데 이어 군 장성들까지 백악관을 겨누면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군 인사 부적절 개입’ 파문이 확산하고 있다.
 

IS 소년병 시신 옆 사진 찍은 병사
트럼프 “네이비실서 방출 말라”
해군장관이 반발하자 경질

이번 논란은 네이비실(해군특전단) 대원 애드워드 갤러거의 지위 박탈 문제에서 시작됐다. 갤러거는 2017년 이라크 파병 당시 이슬람국가(IS) 대원을 사냥용 칼로 살해하고 17세 미성년자 포로 시체의 머리를 붙들고 사진을 찍어 전쟁범죄 혐의로 기소됐다. 군 재판에서 살해 혐의는 무죄를 선고받았지만 10대 포로의 시신과 사진을 찍어 군 명예를 실추했다는 혐의에 대해선 4개월 구금형을 받고 계급도 강등됐다.  
 
이에 리처드 스펜서 해군 장관과 해군 지휘부가 갤러거를 네이비실에서 방출하려 내부 심의에 착수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반대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트위터에서 “해군은 갤러거에게서 트라이던트 핀(네이비실의 상징)을 빼앗지 않을 것”이라며 “이 사건은 처음부터 아주 형편없이 처리됐다”고 반발한 것이다. 이후 지난 24일 스펜서 장관을 경질했다. 트럼프는 “(해군 장관이) 갤러거 문제를 다루는 방식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며 후임 장관까지 공개했다.
 
AP통신에 따르면 마크 에스퍼 미 국방장관은 25일 국방부에서 기자들과 만나 “대통령은 군 최고 지휘관으로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는 모든 권리와 권한, 특권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이 갤러거의 네이비실 지위 유지를 명령한 것과 이에 불복한 스펜서 장관에 사임을 요구한 것 모두 트럼프의 적법한 권한 행사라고 비호한 것이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과 일요일(24일) 얘기를 나눴으며 “(대통령이) ‘갤러거 일등중사의 트라이던트 핀을 계속 유지시키라고 명령했다”고도 했다.
 
스펜서 장관도 조용히 퇴장한 것은 아니다. 경질 당시 서신으로 자신이 군을 떠나게 된 이유, 신념을 밝히면서 트럼프 대통령을 비판했다. CNN에 따르면 스펜서 장관은 “나는 양심상 미국 헌법을 지지하고 수호하기 위해 내 가족과 국기, 신념 앞에서 한 신성한 맹세를 어기는 명령에 복종할 수 없다”고 썼다.
 
이날 CBS와의 인터뷰에서도 스펜서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은 전사(戰士)의 정의를 완전히 이해하지는 못한 것 같다”며 “전사는 그 자체가 무기인 직업이고, 그들은 지켜야 할 기준을 갖고 스스로를 통제해야 한다”고 말했다.
 
미 육군 출신인 상원 외교위 민주당 간사 잭 리드 의원은 이날 AP통신에 “백악관이 이 문제를 다루는 것은 군의 기본 지휘 구조를 약화시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전(前) 유럽최고군사령관(SACEUR)을 지낸 제임스 스타브리디스 전 해군제독도 AP통신과의 e메일 인터뷰에서 “내가 가장 걱정하는 부분은 특수부대의 불법행위를 목격했을 때 이를 보고하고자 하는 의지를 떨어트리는 의욕 상실 효과”라며 “이것은 매우 비극적인 일”이라고 토로했다. 전장에서 불법행위를 한 갤러거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비호가 군 사법 시스템에 대한 백악관의 개입 신호로 작용하면, 앞으로 비슷한 전쟁범죄 행위가 발생해도 군이 이를 적절하게 다룰 수 없을 것이라는 우려다.  
 
오원석 기자 oh.won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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