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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태 주포 아빠, 두산 포수 아들…우승 주역 부전자전

박철우 두산 2군 감독(왼쪽)은 선수 시절 뛰어난 좌타자였다. 아들 박세혁은 오른손잡이지만 중학교 때 왼손 타격을 시작했다. 김식 기자

박철우 두산 2군 감독(왼쪽)은 선수 시절 뛰어난 좌타자였다. 아들 박세혁은 오른손잡이지만 중학교 때 왼손 타격을 시작했다. 김식 기자

“어때요? 우리 많이 닮았나요?”
 

박철우-세혁 부자 ‘챔피언 DNA’
KS MVP 투표 2위, 대물림은 불발
“세혁이가 박철우 아들이 아니라
내가 세혁이 아버지가 되었죠”

박철우(55) 프로야구 두산 2군 감독이 ‘아빠 미소’를 지었다. 아들 박세혁(29)은 옆에서 쑥스럽게 웃었다. 한집에서 살고, 한 팀에서 뛰지만, 서로 바빠 대화를 나눈 지 꽤 된다고 한다. 24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9 통합우승 기념 곰들의 모임’ 행사에서 ‘챔피언 부자(父子)’를 만났다.
 
둘은 2016년 두산 코치와 선수로 우승을 함께 맛보긴 했다. 당시 박세혁은 양의지(32·NC)의 백업 포수였다. 올해 두산을 통합우승으로 이끈 주전 포수는 박세혁이다. 한국시리즈(KS) 최우수선수(MVP) 투표에서 2위(26표, 1위는 36표 오재일)에 올랐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내 마음속 MVP는 박세혁”이라고 했다. 박 감독은 해태 시절인 1989년 KS MVP다.
 
30년 간격으로 부자가 우승 주역이 됐다.
▶박철우(이하 철)=“1989년 2월 결혼했어요. 87, 88년 부상으로 고생하다가 아내(장은미·56)를 잘 만나 인생이 풀리기 시작했죠. KS MVP가 되고 석 달 후 태어난 세혁이가 제 인생의 복덩이에요.”

▶박세혁(이하 세)=“올해 주전 포수가 되고 통합 우승까지 경험했으니 정말 운이 좋았습니다. (양의지가 떠난 뒤) 많은 분이 걱정해 꼭 우승하고 싶었어요. (아버지처럼) MVP가 되고 싶다는 생각 같은 건 할 여유가 없었습니다.”

▶철=“세혁이가 MVP 안 돼 오히려 다행이지. 한 번에 너무 뜨면 안 되거든. (웃음). 그래야 더 발전하고 목표가 생기지. 예전 해태에서는 뜰 만한 선수를 선배들이 꾹꾹 눌렀어. 거기서 살아남으면 진짜 스타가 되는 거고.”
 
아버지는 아들에게 야구를 물려줬습니다.
▶세=“어릴 때부터 아빠가 야구 하는 걸 봤어요. 아빠는 집에 오셔도 야구만 보셨죠. 자연스럽게 야구를 좋아했던 것 같아요. (서울 수유)초등학교 4학년 때 야구부에 들어갔는데, 공을 던지고 때리는 게 재미있었어요. 남들보다 재능이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았어요.”

▶철=“우리 때는 매 맞고 야구 했죠. 운동하면 밥은 주니까 한 거고. 세혁이가 야구 한다니까 아내는 안 좋아했어요. 전 말리지 않았죠. 하고 싶은 걸 하라고 했습니다.”
 
포수가 몸도 마음도 고달픈데요.
▶세=“돌아가신 이두환 선배가 초등학교 때 대단한 포수였거든요. 너무 멋있어서 포수가 되고 싶었어요.”

▶철=“포수 하고 싶다기에 제가 더 응원했습니다. 힘든 만큼 포지션의 희소성이 있고, 지도자가 되기에도 유리하니까요.”
 
박 감독은 선수 시절 1루수와 지명타자로 뛰었다. 타격 비중이 큰 포지션이어서 늘 치열하게 경쟁해야 했다.
 
부자가 똑같이 왼손 타자입니다.
▶세=“전 오른손잡이입니다. (이수)중학교 때 코치님들이 ‘타격은 왼손으로 하라’고 권유하셨죠. 그때 스즈키 이치로(일본) 때문에 우투좌타가 유행이었어요. 좌타자 포수는 거의 없을 때였죠. 잘한 결정 같습니다.”

▶철=“세혁이가 우타석에서 칠 때는 스윙 아크가 컸거든요. 장타력이 있었죠. 왼손 타자가 되고 나서 정교함이 좋아졌어요. 저 선수 때와 비슷하게요.”
 
박세혁은 빠르고 정교한 타격을 하는 포수로 성장했다. 올해 타율 0.279, 홈런 4개다. 포수로는 뛰어난 공격력이다. 2루타 19개, 3루타 9개(리그 2위, 포수 단일 시즌 최다)를 때릴 만큼 발도 빠르다. 발이 느렸던 박철우는 프로선수 12년간 3루타가 5개다.
 
부자가 한 팀에 뛰는 게 불편할 텐데요.
▶철=“지금은 제가 2군 감독을 하지만, 1군(타격코치)에 있을 땐 아무래도 신경 쓰였죠. 그럴수록 모른 척했습니다. 선수들에게 세혁이 얘기를 물은 적도 없고, 세혁이에게 다른 선수에 관해 묻지 않았어요. 녀석들이 보안을 잘 지키는 것 같기도 하고. 허허.”

▶세=“아버지를 보고 야구를 시작했으니 ‘박철우의 아들’이라는 시선은 제가 감당할 몫이었어요. 아버지와 같은 팀이라서 불편할 건 없었어요. (아버지 닮아) 술이 세지만, 시즌 중에는 거의 안 마셔요. 동료들과 커피 마시며 수다 떠는 거로 스트레스를 풀죠.”
 
부자가 함께 우승 보너스를 받으니 집안 분위기가 좋겠습니다.
▶철=“통장 관리는 전부 아내가 해요. 우린 좋을 게 없지. 아내만 좋지. 허허.”
 
아들의 어떤 점이 아버지를 가장 많이 닮았나요.
▶철=“제가 뭘 물려준 건 없어요. 하나 있다면 날 닮아 성격이 밝고 긍정적이라는 거. ‘세혁이가 어른들과 선배들 공경할 줄 안다’는 말 들을 때 제일 기분 좋아요. 이제 세혁이가 ‘박철우 아들’이 아니라, 제가 ‘박세혁 아버지’가 됐죠.”

▶세=“아버지 덕분에 이렇게 야구 하는 겁니다. 신체적으로 정신적으로 다 물려받았어요. 야구 더 잘해서 더 효도하고 싶습니다.”
 
김식 기자 see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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