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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대놓고 비난한 靑 "양심 갖고 한 말인가…우릴 시험 말라"

청와대가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의 ‘조건부 종료 연기’ 발표를 전후로 한 일본의 대응에 강한 유감을 표명했다. ‘파국’ 직전 극적으로 합의한 지 이틀 만의 충돌이다.
 

정의용 “우릴 시험해 보라” 경고

“오후 6시 동시발표 약속해놓고
경제산업성 7~8분 늦게 발표
일본 측에 강력 항의, 사과 받아”
윤도한도 “일본 보도 사실 아니다”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윤도한 국민소통수석이 이날 오후 5시45분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 프레스센터(부산 벡스코)를 찾아 예정에 없던 브리핑을 하면서다.
 
정 실장이 먼저 “최근 한·일 간 합의 발표를 전후한 일본 측의 몇 가지 행동에 깊은 유감을 표할 수밖에 없다”며 “앞으로 이런 식의 행동이 반복된다면 한·일 간 협상 진전에 큰 어려움이 있게 될 것으로 우려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일본 언론이 자국 지도자들 발언을 인용, “일본 외교의 승리” “퍼펙트 게임” “한국이 미국의 압력에 굴복” 등으로 보도하는 것과 관련, “견강부회(牽强附會)이자 전혀 이치에 맞지 않는 주장을 자기 식으로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가 ‘일본은 아무것도 양보하지 않았다’고 언급한 것으로 일본 언론에 보도된 게 사실이라면 지극히 실망스럽다”며 “일본 정부의 지도자로서 과연 양심을 갖고 할 수 있는 말인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정의용 “일본 언론 퍼펙트게임 주장 전혀 이치 안 맞아”

 
강경화 외교부 장관(왼쪽)과 모테기 도시미쓰 일본 외무상이 지난 23일 일본에서 열린 회담에서 다음달 한·중·일 정상회담을 계기로 한·일 정상회담 성사를 조율하기로 합의했다. [연합뉴스]

강경화 외교부 장관(왼쪽)과 모테기 도시미쓰 일본 외무상이 지난 23일 일본에서 열린 회담에서 다음달 한·중·일 정상회담을 계기로 한·일 정상회담 성사를 조율하기로 합의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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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실장은 “오히려 우리가 (지난 8월 23일)지소미아에 대한 어려운 결정을 하고 난 다음, 일본이 우리 측에 접근해오면서 협상이 시작됐다”며 “큰 틀에서 보면 우리 문재인 대통령의 원칙과 포용 외교가 판정승했다”고 말했다.
 
정 실장은 “이게 최종 합의가 아니다. 지소미아 종료 통보 효력과 WTO 제소 절차 정지의 결정은 모두 조건부였고, 또 잠정적이란 점을 다시 한번 강조한다”고 밝혔다.
 
그는 “앞으로의 협상은, 모든 것은 일본 태도에 달려 있다. ‘You try me(우리를 시험해 보라)’라는 말을 일본에 하고 싶다”며 “영어로‘ try me’는 어느 한쪽이 터무니없이 주장하면서 상대방을 계속 자극할 경우, 내가 어떤 행동을 취할지 모른다는 경고성 발언”이라고도 했다.
 
정의용

정의용

정 실장은 지난 22일 당일 일본 경제산업성 발표 내용도 지적했다. 그는 “합의 내용을 의도적으로 왜곡 또는 부풀려 발표했다”며 “이런 내용으로 일본 측이 우리와 협의했다면 합의 자체가 이뤄지지 않았을 것”이라고 했다.
 
정 실장이 지적한 대목은  ▶한국이 먼저 WTO 절차 중단을 사전 약속하고 통보해 협의가 시작됐고 ▶한국이 수출관리 문제를 개선할 의욕이 있다고 했으며 ▶일본의 3개 품목 개별심사 방침에 변함이 없다고 한 것 등이다. 그는 “8월 23일 지소미아 종료 통보를 한 다음, 일본 측이 협의하자고 제의해와 외교채널 간 협의가 본격 시작된 것”이라며 “한국의 수출관리제도 운용을 확인하면서 수출규제 조치 해소 방안을 협의키로 한·일이 양해했고, 3개 품목 관련 발언도 한·일 간 사전조율한 내용과 완전히 다르다”고 했다. 정 실장은 ▶22일 당일, 양국 합의 내용이 일본 언론에 먼저 보도 된 점 ▶오후 6시 동시 발표를 약속하고 한국보다 7~8분 늦게 발표한 점도 지적했다. 정 실장은 “22일에도 외교 경로로 이런 점을 지적하고 강력 항의했다”며 “일본 측은 ‘한국이 지적한 입장을 이해한다. 경산성에서 부풀린 내용으로 발표한 것에 사과한다. 한·일 간 합의 내용은 아무런 변화가 없다’는 점을 재확인했다”고 전했다.
 
윤도한 국민소통수석은 국내 언론을 향해 “일본 측 시각으로 일본 입장을 전달하는 보도가 이어지고 있다”며 “일본 언론의 보도가 사실은 아니다. 내용이 허위면 허위보도고, 사실이 아니면 소설일 뿐”이라고 했다.
 
이날 두 핵심 참모의 이례적인 실명 브리핑은 문재인 대통령의 뜻이 반영된 것이란 분석이다. 이에 따라 한·일이 12월 말 중국 베이징에서 열리는 한·중·일 정상회의를 계기로 정상간 회담을 추진하기로 한 것에도 영향이 미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강경화 외교장관은 23일 주요 20개국(G20) 외교장관 회의(일본 나고야)에서 모테기 도시미쓰(茂木敏充) 일본 외무상과 만난 뒤 “정상회담이 가능하도록 조율하기로 했다. 하나의 큰 고비에서 약간의 브레이크스루(breakthrough·돌파구)가 생겼다”며 ‘해빙 무드’를 알렸다.
  
이철재 기자, 부산=위문희 기자 moonbrigh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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