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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직 후 '갤럭시 화가'로 제2인생, 멋지지 않나요?

기자
박영재 사진 박영재

[더,오래] 박영재의 은퇴와 Jobs(58)

김호(59) 씨는 대학에서 전자공학을 전공하고 대기업에서 IT와 관련된 업무에 종사했다. 재직 중에 관련된 분야의 기술사 자격도 획득했고, 능력을 인정받아 임원 승진도 했다.
 
김씨가 근무하는 사무실이 인사동 근처였는데, 우연히 점심 후에 인사동을 산책하면서 화랑을 들르게 되었다. 화랑 관계자가 그림에 관해 설명해 주는데 그렇게 재미있었고, 자연스럽게 그림을 감상하는 것이 취미가 됐다. 직장 동료들과 함께 다니면서 그림에 대한 지식이 깊어졌고, 저녁에 술 한잔하면서도 대화의 주제는 그림이었다. 아내도 이러한 김 씨의 모습에 흐뭇해했다.
 
어느 시기가 지나니 직접 그림을 그려보고 싶은 열망이 생겼다. 회사 근처에 있는 백화점 문화센터에 개설된 회화과정을 등록하고 기초부터 배웠다. 물론 회사 업무도 바빠 직위가 올라가면서 스트레스도 많이 받았지만, 시간 날 때마다 화랑에서 그림을 보았고, 휴일에는 캔버스에 그림을 그렸다.
 
대학에서 전자공학을 전공하고 IT 관련 일을 한 김 씨. 갤럭시 패드로 그림 그리기를 즐겨하던 그는 2년 전 임원으로 퇴직 후 프리랜서 '갤럭시 화가'가 됐다. [사진 pxhere]

대학에서 전자공학을 전공하고 IT 관련 일을 한 김 씨. 갤럭시 패드로 그림 그리기를 즐겨하던 그는 2년 전 임원으로 퇴직 후 프리랜서 '갤럭시 화가'가 됐다. [사진 pxhere]

 
IT 관련 전시회에 참석했다가 운이 좋게 갤럭시 패드를 경품으로 받았다. 김 씨는 호기심이 많았다. 갤럭시 패드의 기능을 살펴보다가 ‘만일 그림을 캔버스가 아닌 갤럭시 패드에 그려보면 어떨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결과는 훌륭했다. 물론 붓과는 터치감이 다르지만, 그 나름대로 특성이 있었다. 그 후 김 씨는 갤럭시 패드에 그림을 그리고, 마음에 들면 컬러 프린트한 그림을 액자에 담아 지인에게 선물했다. 김 씨의 그림을 선물 받은 지인들은 너무나 좋아했다.
 
김 씨는 2년 전 임원으로 퇴직했다. 물론 지금도 프리랜서 형태로 관련된 업무를 하고 있지만, 김 씨의 명함에는 ‘갤럭시 화가’ 김호라고 새겨져 있다.
 
미국의 사회학자 윌리엄 새들러는 그의 저서 『서드에이지, 마흔 이후 30년』에서 은퇴 후 기간인 제3기 인생(The 3rd Age)에 인간은 두 번째 성장이 가능하다고 했다. 인간은 제1기 인생(The 1st Age)에서 첫 번째 성장을 한다고 했는데 이 시기가 바로 청소년기다. 제2기 인생(The 2nd Age)은 학교를 졸업해서 취업하고, 결혼해 자녀를 생산하는 시기이고, 제4기 인생(The 4th Age)은 몸이 병약해져 다시 다른 사람에게 의지하는 시기라고 한다.
 
그런데 제3기 인생에서 경험하는 두 번째 성장은 보다 복잡하고 한층 더 깊은 단계에서 이루어지는 성장이다. 그 이유는 제2기 인생에서 다양한 경험을 쌓기 때문이다. 이것은 결국 경륜이며 이러한 경륜을 바탕으로 한 성장이기 때문에 그 성과가 풍요로울 수밖에 없다.
 
 
지금 많은 반퇴세대가 혼란스러워하고 있다. 제4차 산업혁명을 겪으면서 너무나 많은 변화에 노출됐다. 하늘에는 드론이 날아다니고, 몇 년 전에는 알파고와 이세돌 9단의 대결을 보면서 충격을 받았고, 3D프린터로 아이들의 결혼식 모습이 피규어로 만들어지는 것을 보면서 신기해하고, 자율주행 자동차를 이야기하고 있다. 그러면서 ‘나만 뒤지는 것이 아닌가’하는 의구심이 들기도 하고 왠지 모르는 두려움이 생긴다.
 
하지만 이것은 우리에게 기회가 될 수 있다. 한 가지 중요한 것은 모른다고 방치하는 것이 아니고 우리가 정신 똑바로 차리고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반퇴세대에게는 다양한 경험을 바탕으로 한 경륜이 있기 때문이다.
 
반퇴세대가 가진 경험과 경륜을 바탕으로 4차 산업혁명에서 나타나는 새로운 조류를 결합할 수 있다면 훌륭한 '창직'의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이다. [사진 pixabay]

반퇴세대가 가진 경험과 경륜을 바탕으로 4차 산업혁명에서 나타나는 새로운 조류를 결합할 수 있다면 훌륭한 '창직'의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이다. [사진 pixabay]

 
먼저 내가 어떤 경험을 했는지 정리해야 한다. 직장생활을 하면서 다양한 업무를 경험했을 것인데, 이를 하나하나 정리해보자. 또 일 뿐이 아닌 다양한 나의 경험들을 정리해 보자. 이것이 바로 우리 반퇴세대의 자산이다. 이러한 나의 자산과 4차 산업혁명과 관련되어 나타나는 새로운 변화에 접목해보자. 아주 훌륭한 새로운 것이 만들어질 것이다.
 
요즘 창직(創職)이라는 용어가 눈에 띈다. 중소벤처기업부에서는 ‘창조적인 아이디어와 활동을 통해 자신의 지식, 기술, 능력, 흥미, 적성 등에 용이한 신직업을 발굴하고…’라고 정의했다. ‘창조적’이라는 것은 어디서 뚝 떨어지는 것이 아니다. 가지고 있는 다양한 경험에 약간의 가치를 부여하면 그 부가가치가 극대화되는 경우가 많다.
 
반퇴세대가 가지고 있는 경험과 경륜을 바탕으로 4차 산업혁명에서 나타나는 새로운 조류를 결합할 수 있다면 아마도 훌륭한 창직의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이다. 다만 고정관념에서 벗어나야 하고, 새로운 변화에 주의를 게을리해서는 안 될 것이다.
 
한국은퇴생활연구소 대표 theore_creato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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