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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장수 브랜드] 122년째 한국인의 속 뚫어주는…1897년생 활명수

 
동화약품 활명수 변천사. [사진 동화약품]

동화약품 활명수 변천사. [사진 동화약품]

 

122년째 한국인의 속 뚫어주는…국내 최초 신약 활명수
[한국의 장수 브랜드]⑭ 동화약품 활명수

  [한국의 장수 브랜드]⑭ 동화약품 활명수

 
난 1897년생 활명수(活命水)다. 내 이름은 ‘생명을 살리는 물’이란 뜻이 있지. 한국인이라면 한 번쯤은 내 이름을 들었거나, 마셔봤을 거야. 지난 122년 동안 하루도 쉬지 않고 한국인의 막힌 속을 뻥 뚫어주는 역할을 해 왔으니까. 100년 넘게 한국인의 급체나 토사곽란(갑자기 토하고 설사를 하는 위장병)을 해결해 온 난 다양한 수식어를 갖고 있지. 국내 최초의 신약, 최장수 의약품, 액상 소화제 매출 1위 브랜드, 한국인이 사랑한 브랜드 1위 등등.
지금까지 국내에서 생산된 내 형제들은 85억병에 달해. 전 세계 인구 65억명이 1병 이상 마시고도 남고, 대한민국 국민(4800만명) 1인당 175병씩 마실 수 있는 엄청난 양이야. 지난해 내 몸값은 580억원. 글로벌 스타 손흥민 선수 가치 절반 정도는 돼. 난 국내에서만 활동했으니까.  
오래 살았던 만큼 우여곡절도 많았지만, 꾸준히 사랑받으면서 살아남은 비결이 있지. 지금부터 내 비결을 공개할게.
 
동화약품 민강 초대 사장. [사진 동화약품]

동화약품 민강 초대 사장. [사진 동화약품]

 

불규칙한 한국인의 식습관 해결사로 등장

 
아버지는 조선 시대 궁중 선전관 출신인 민병호 선생이야. 아버지가 1897년 동화약방(현 동화약품)을 창업하면서 날 세상에 내놨지. 선전관은 임금을 곁에서 보필하는 무관 직책이지만, 아버지는 평소 의약 분야에 관심이 많았어. 궁중 전의에게서 전해 들은 비방과 서양 의학을 접목해서 개발한 대한민국 최초의 양약. 그게 바로 나야.  
 
지금은 소화불량이 큰 병은 아니지만, 당시엔 급체로 사망하는 사람이 많았어. 지금도 그렇지만 예전에도 빨리 먹고 많이 먹는 한국인의 식습관 때문이지. 여기에 춘궁기엔 풀뿌리나 소나무 껍질을 먹을 만큼 식사량이 적었어. 불규칙한 식사로 배앓이가 잦았던 이유지.  
침술이나 탕약 말고는 병을 고칠 수 있는 마땅한 방법도 없던 시절이었어. 그래서 난 나오자마자 미친 듯이 팔려 나갔어. 인기는 이어졌어. 일제강점기까지도.
1920년대 내 몸값은 50전이었어. 별로 와 닿지 않지? 당시에 설렁탕 두 그릇을 먹을 수 있을 정도의 가격이야.  
 
동화약품 서울 연통부 기념비. [사진 동화약품]

동화약품 서울 연통부 기념비. [사진 동화약품]

 

독립운동 도운 122살 국민 소화제  

 
난 독립운동에도 헌신했어. 당시 우리 집(서울시 중구 서소문로9길 14)은 1919년 3ㆍ1운동 직후 체계화된 독립운동의 거점이었어. 상하이에 세워진 대한민국임시정부와 국내 간 비밀연락망인 서울 연통부가 우리 집에 있었거든. 지난 1995년인가, 광복 50주년 기념사업 목적으로 서울시가 우리 집에 서울 연통부 기념비를 세웠어. 시간 되면 가서 확인해봐.  
동화약품 윤광열 명예회장. [사진 동화약품]

동화약품 윤광열 명예회장. [사진 동화약품]

 
비싼 몸값의 난 독립운동자금으로도 활용됐어. 독립운동가들이 중국으로 이동하면서 날 데려갔고 현지에서 비싸게 팔아서 자금을 마련했으니까. 국내에서 날 팔아서 번 돈도 독립운동 자금으로 흘러가기도 했어. 당시 우리 집에 서울 연통부를 차렸던 것은 민강 사장이었어. 민 사장은 나와 함께 독립운동을 하다가 두 번이나 옥고를 치르고 결국 48세에 세상을 떠났어. 그래도 우리는 멈추지 않았어. 5대 사장인 윤창식 선생과 윤광열 명예회장 등이 뒤를 이어 독립운동을 했으니까. 지금도 그들이 활동하던 모습이 눈에 선하다.
 
동화약품 활명수의 122주년 기념판. [사진 동화약품]

동화약품 활명수의 122주년 기념판. [사진 동화약품]

 

활명수의 장수 비결…끊임없는 진화

 
잠깐 옛날 감상에 젖었네. 이제 122살 장수 비결을 공개할게. 비결은 뭐 약효지. 이건 머 8시간 공부하고 학원 안 다니면서 서울대 간 얘기라고 정색하겠지. 또 다른 비결이 있어. 바로 끊임없는 진화야. 67년쯤인가, 원래 내 모습에 탄산을 첨가해 청량감을 보강한 동생 ‘까스활명수’가 세상에 나왔지. 91년엔 ‘까스활명수-큐’로 동생 모습에 변화를 좀 줬어. 
 
2015년엔 오매(매실을 훈증한 생약 성분)를 함유해 여성 소화불량과 정장 기능 개선을 높인 여동생 ‘미인 활명수’도 나왔지. 여자 마음은 여자가 안다고 했나. 내 여동생 미인 활명수는 여성 소비자의 기호를 고려해 액상과당 대신 프럭토올리고당을 함유해 속 쓰린 여자의 마음을 사로잡았지. 뒤이어 만 5세에서 7세를 위한 어린이 전용 소화 정장제 ‘꼬마 활명수’란 막내도 나왔어.  
 
동화약품 활명수 120주년 기념판(활명수X쇼미더머니6). [사진 동화약품]

동화약품 활명수 120주년 기념판(활명수X쇼미더머니6). [사진 동화약품]

  

판매수익금, 물 부족 국가 어린이에게 기부도  

 
너무 동생에게만 집중했나. 나도 끊임없이 새 단장을 했지. 우리 집은 2013년부터 매년 내 기념판을 내놓고 있어. 다방면의 예술가와 콘텐트, 브랜드와 협업을 하는 거야. 인기 캐릭터 카카오프렌즈 옷을 입기도 했고, 래퍼 서바이벌 프로그램 쇼미더머니와 협업한 한정판은 젊은 소비자에게 인기를 끌었어.  
 
동화약품부채표X게스 콜라보레이션 캡슐 컬렉션. [사진 동화약품]

동화약품부채표X게스 콜라보레이션 캡슐 컬렉션. [사진 동화약품]

 
지난해엔 나 게스(GUESS)도 입었다. 패션 브랜드 게스와 121년 내 생일을 맞아 협업한 거야. 제약업계랑 패션업계의 첫 번째 협업 사례라고 난리가 났지. 올해엔 에코패션브랜드 플리츠 마마 옷도 새로 맞췄어.  
내가 이렇게 다양한 옷을 입는 건 단순히 소비자의 이목 때문이 아니야. 기념판 판매수익금 전액을 전 세계 물 부족 국가 어린이를 돕는 사업에 기부하고 있으니까.  
 
동화약품 활명수의 122주년 기념판. [사진 동화약품]

동화약품 활명수의 122주년 기념판. [사진 동화약품]

 
생명을 살리는 물이란 내 이름에 걸맞은 일을 하는 거야.  
난 좀 더 과감해질 거야. 과거 독립운동에 헌신했던 우리 가족의 정신을 이어받아서 더 좋은 세상을 만드는데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고 싶거든. 스트레스 많은 현대인아. 속이 답답할 땐 나를 찾아줘. 막힌 속도 뻥 뚫고, 좋은 일도 할 수 있으니.
곽재민 기자 jmkwa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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