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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포천시 관인면에서도 청년 주도로 3·1 만세운동 있었다

 
“현재 조선 전도에 걸쳐 학생, 기타 민중이 조선 민족의 독립을 앞장서서 외치고 있고, 각 지역에서 다중이 모여 ‘대한 독립 만세’라 높이 부르고 있으므로, 4월 10일 신촌동(다랑고개 아래에 있던 마을)의 언덕 아래에 모여 ‘대한 독립 만세’라 외치고, 만약 모이지 않으면 큰 화를 입을 것이다!”
 
일제 강점기 시절이던 1919년 4월 10일 경기도 포천시 관인면에서 일어난 3·1 만세운동 전 지역에 돌려진 격문 내용이다. 거사에 앞장섰던 기독교 청년 조아당(당시 19세), 박용길(나이 미상) 열사가 관인 면민들에게 사전에 몰래 격문을 배포했다. 만세운동에 많은 주민의 참여를 끌어내기 위한 방편이었다. 이런 치밀한 노력 덕분에 거사 당일 면민 대부분인 600여 명이 참여해 만세를 외치며 비폭력 저항 만세운동을 벌였다.  
조아당 열사의 1920년 서대문형무소 수감 당시 모습과 판결문 일부. [사진 현강역사문화연구소]

조아당 열사의 1920년 서대문형무소 수감 당시 모습과 판결문 일부. [사진 현강역사문화연구소]

 
당시 한달여 전인 3월 1일 서울 등지에서 3·1 만세운동이 시작된 후 서슬 퍼렇던 일제 치하에서 만세운동은 전국 도시로 들불처럼 번져가던 시기였다. 관인면은 군사분계선과 인접한 포천시 최북단에 있다. 조아당·박용길 열사는 현장에서 체포돼 이듬해 징역 6개월 형과 태형을 각각 선고받았다. 그 후 열사들과 가족의 행방과 행적은 알려지지 않고 있다.
 

역사 고증 거쳐 성금으로 만세운동 기념비 세워  

관인 3·1 만세운동은 이후 100년 동안 지역에서 입소문으로만 전해져 왔다. 이런 까닭에 관인에서 일어났던 값진 항일 만세운동은 기념식도 열리지 않은 채 제대로 조명되지 않아 왔다. 이에 올해 초 관인면 문화재생연구회를 중심으로 한 관인 면민들이 “지역 주민들의 힘으로 잊혀 가는 지역의 항일 만세운동 역사를 고증하고 기념하자”며 뭉쳤다. 이후 이들은 지난 4월 10일 초과리에서 민·관·군 35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관인 3·1 만세운동 100주년 기념 및 재현 행사’를 거행했다.  
경기도 포천시 관인 면민들이 지난 17일 관인면 초과리 소재 문화체육관 앞뜰에 세운 ‘3 · 1 만세운동 기념비’. 만세운동 100년 만에 제막했다. 주민들은 십시일반으로 성금을 모아 기념비를 세웠다. [사진 현강역사문화연구소]

경기도 포천시 관인 면민들이 지난 17일 관인면 초과리 소재 문화체육관 앞뜰에 세운 ‘3 · 1 만세운동 기념비’. 만세운동 100년 만에 제막했다. 주민들은 십시일반으로 성금을 모아 기념비를 세웠다. [사진 현강역사문화연구소]

 
이어 관인 면민들은 지난 6월 ‘관인면 3·1 만세운동 기념비 건립위원회’를 결성한 후 지난 17일 2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초과리 소재 문화체육관 앞뜰에 기념비를 제막했다. 주민들은 십시일반으로 성금 1900여 만원을 모아 손수 기념비를 세웠다. 이날을 제막 일로 정한 것은 순국선열의 날이면서 1953년 6·25 전쟁 당시 관인면이 수복된 날을 동시에 기념하기 위한 것이었다.  
 
박광복(59) 초과2리 이장은 “주민들은 기념비 조성에 앞서 역사적 자료를 수집해 지역에서 있었던 3·1 만세운동의 구체적 사실을 고증했다”며 “역사적 고증 작업은 향토사학자인 현강역사문화연구소 이우형 소장이 자원해 맡았다”고 소개했다. 
 
기념비 뒤편에는 관인면의 역사, 인구 현황, 농협 모금현황 등을 기록해 타임캡슐에 넣어 봉안했다. 제막식에서는 최정자 시인(한국문인협회 회원)이 자작시를 낭송하며 축하했다. 박윤국 포천시장, 김영우(포천·가평, 자유한국당) 국회의원. 이철휘 더불어민주당 포천·가평 지역위원장 등도 참석했다.
 
관인 면민들은 기념비에 ‘100년 전 인류 보편의 가치로 일제의 폭압과 무력에 맞서 면민 모두가 떨쳐 일어나 평화적으로 항거한 우리 고장의 자랑스러운 역사와 선열들의 고귀한 자주독립 정신을 널리 알리고 영원히 계승하기 위해 면민 모두의 정성으로 이 비를 세운다’는 글을 새겼다.
경기도 포천시 관인 면민들이 지난 17일 관인면 초과리 소재 문화체육관 앞뜰에 ‘3 · 1 만세운동 기념비’를 100년 만에 제막했다. 주민들은 십시일반으로 성금을 모아 기념비를 세웠다. [사진 관인면 3 · 1 만세운동 기념비 건립위원회]

경기도 포천시 관인 면민들이 지난 17일 관인면 초과리 소재 문화체육관 앞뜰에 ‘3 · 1 만세운동 기념비’를 100년 만에 제막했다. 주민들은 십시일반으로 성금을 모아 기념비를 세웠다. [사진 관인면 3 · 1 만세운동 기념비 건립위원회]

 

“지역주민들의 자긍심 높이는 계기 될 것 기대”  

현강역사문화연구소 이우형 소장은 “관인 지역에서의 3·1 만세운동은 태극기를 든 주민 600여 명이 ‘대한 독립 만세’를 외치며 폭력을 사용하지 않고 14㎞ 구간을 행진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고 말했다. 그는 “관인 만세운동은 당일 어둠이 내릴 무렵 일제 헌병대에 의해 주민 31명이 검거되면서 막을 내리게 됐다”며 “기념비 제막을 계기로 역사적 의의를 재조명하고 지역주민들의 자긍심을 높이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관인 면민들은 앞으로 청년 조아당·박용길 열사에 대해 독립운동가 서훈을 정부에 신청하고, 매년 만세운동 기념식을 열고 지역 내 독립운동사 교육 등에도 나서기로 했다.  
 
포천=전익진 기자 ijj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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