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닫기
닫기

“쓰레기 불법 투기 조폭까지 가세, 바지선 빌려 버리기도”

‘쓰레기 박사’ 홍수열 자원순환사회경제연구소장 

지난 6월 평택당진항만에서 10㎞ 떨어진 바다 위 3000t급 바지선에 불법 폐기물 800t이 방치된 사실이 해양경찰에 적발됐다. [중앙포토]

지난 6월 평택당진항만에서 10㎞ 떨어진 바다 위 3000t급 바지선에 불법 폐기물 800t이 방치된 사실이 해양경찰에 적발됐다. [중앙포토]

쓰레기가 넘쳐나는 시대다. 불법 폐기물이 산을 이룰 만큼 쌓인 ‘쓰레기 산’이 발견됐다는 뉴스가 잊을 만 하면 전국 곳곳에서 터져 나온다. 지난여름 경북 의성의 쓰레기 산은 외신에까지 크게 보도돼 국제적 망신을 샀다. 22일 환경부 등 정부 관계자는 의성 ‘쓰레기 산’ 현장을 점검하고 불법 적체된 폐기물 처리 계획을 다음 달 중 마련하기로 했다. 특정 지역만의 문제가 아니다. 지난해에는 폐비닐 수거 거부 사태가 벌어져 가정마다 ‘쓰레기 공포’를 경험해야 했다.
 

‘쓰레기 섬’ 한국
단위 면적당 발생량 미국의 7배
전국 260곳에 120만t 쌓여 있어

폐기물 처리
수도권 매립장 없어 경북으로 옮겨
의성, 허용량 80배 넘어서 ‘대란’

쓰레기 문제 해법
전문 기구 통해 불법 투기 감시
지역민 설득해 처리 시설 늘려야

홍수열 자원순환사회경제연구소장

홍수열 자원순환사회경제연구소장

홍수열(사진) 자원순환사회경제연구소장은 국내에서 쓰레기에 관한 한 최고의 전문가다. 홍 소장은 “쓰레기 소각장 가동률은 이미 100%를 넘어설 정도로 포화상태고 전국에는 불법으로 폐기물이 방치된 곳만 260곳이 넘는다”고 했다. 지난 20일 중앙SUNDAY는 ‘쓰레기 박사’ 홍 소장을 만나 국내 쓰레기 실태와 해법을 주제로 인터뷰했다.
 
한국은 쓰레기 발생량이 매우 많은 국가로 알고 있다.
“한국은 1인당 쓰레기 발생량이 미국의 60% 정도다. 하지만 단위 면적당으로 치면 우리가 미국의 7배나 된다. 우리나라는 ‘쓰레기 섬’이라고도 한다. 유럽은 국가 간 쓰레기 처리를 위해 육로 이동이 가능하다. 중국이 쓰레기 수입 금지 조치를 하고 있어 우리는 유럽처럼 하기 어렵다. 국내에서 다 해결해야 한다. 그래서 우리가 더 심각한 상황이다.
  
소각장 가동률 100% 넘어 포화 상태
 
지난 15일 경북 영천시 대창면의 한 공장형 창고에서 무단으로 버려진 산업폐기물들을 공장관계자가 보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15일 경북 영천시 대창면의 한 공장형 창고에서 무단으로 버려진 산업폐기물들을 공장관계자가 보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해 폐비닐 수거 거부를 시작으로 폐기물 대란이라는 말이 나왔다. 왜 이런 일이 벌어지는 건가.
"쓰레기를 처리하는 소각장이나 매립시설이 발생량을 따라가지 못하는 데서 오는 불균형 때문이다. 인구가 밀집된 수도권의 경우 더는 매립장이 없어서 그나마 처리 용량에 여우가 있는 포항·구미·경주·고령 등 주로 경북 지역으로 폐기물을 옮겨 처리하는 상황이다. 장거리를 이동으로 비용도 올라가고, 제때 폐기물을 배출하지 못해 사업장에 쓰레기를 쌓아두는 일도 생긴다. 불법 처리 업자가 싼 가격에 빨리 처리해주겠다고 하면 이들에게 맡기기도 한다.”
 
불법 폐기물 처리는 어떻게 이뤄지나.
"땅을 임대해 처리 용량을 초과해 쓰레기를 쌓아두는 것은 기본이다. 부도난 공장이나 폐건물 내부에 쓰레기를 처리하기도 한다. 심지어 바지선을 빌린 뒤 해상에 쓰레기를 쌓아두고 도망치는 일도 벌어졌다. 이런 불법 거래는 외상 없이 현금이 오간다. 지난해 경기남부경찰청 광역수사대가 조폭이 낀 폐기물 불법 처리업자들을 수사했는데 쓰레기 4만5000t을 빌린 땅에 처리하고 60억원이 넘는 돈을 챙겼다.”
 
외신에까지 보도된 경북 의성 쓰레기 산은 어떻게 방치된 건가.
"업자가 처음에는 폐기물을 가져와 재활용 처리하겠다고 정식으로 영업 허가를 받은 곳이었다. 그런데 정상적으로 재활용 공정을 돌리지 않고 돈을 받고 쓰레기를 무작정 받아 쌓기만 했다. 폐기물  허용 보관량을 80배나 초과할 정도로 쓰레기가 계속 쌓여 산이 된 것이다.”
 
22일 경북 의성군 단밀면 한 폐기물 처리장에서 환경부와 지자체 관계자 등이 현장 점검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22일 경북 의성군 단밀면 한 폐기물 처리장에서 환경부와 지자체 관계자 등이 현장 점검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자체는 손을 놓고 있었나.
"지자체는 2014년부터 영업정지 등 행정처분(17회)과 고발(7회) 조치 등을 하자 업자는 집행정지 신청과 행정소송 등을 수차례 제기하며 맞섰다. 업자는 쓰레기를 계속 받았다. 2015년 의성 쓰레기 산을 찍은 사진을 봤는데 당시만 해도 어마어마한 양이었다. 4년이 지난 올해는 쓰레기 산이 두 개가 됐다. 18만t이나 되는 양이다. 지자체의 행정력은 무기력했다. 중앙정부는 사후수습에 급급하다.”
 
불법 방치 폐기물은 얼마나 되나.
"올해 초 환경부의 전수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국 260여 곳에 120만 t의 쓰레기가 쌓여 있다. 침출수가 흘러나와 주변 환경을 오염시키는 것이 큰 문제다. 또 폐기물 내부에서 메탄가스가 발생해 불이 나기도 하는데 유독가스가 주변 민가를 덮쳐 피해를 줄 때도 있다.”
 
그래픽=박춘환 기자 park.choonhwan@joongang.co.kr

그래픽=박춘환 기자 park.choonhwan@joongang.co.kr

어떻게 해결해야 하나.
"청와대까지 나서서 연내 빠른 처리를 주문했다고 하더라. 쓰레기 처리가 빨라지고 있지만, 속도전으로 마냥 밀어붙인다고 다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풍선효과가 우려된다. 포항 지역의 불법 방치폐기물을 행정대집행으로 처리했다. 입찰을 따낸 업자가 처리 시설이 부족하다 보니 쓰레기를 자신의 사업장으로 가져가 쌓아 놓았다. 쓰레기가 이동한 것이다. 불법 투기는 눈에 보이기라도 하지만 눈에 보이지 않는 불법 매립은 더 큰 문제다. 결국 쓰레기 문제는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안 된다. 폐기물 발생량을 줄이거나 처리 시설을 늘리거나 둘 중 하나다. 발생량을 줄이는 것은 산업구조를 바꾸는 문제라 사실상 어렵다. 모든 행정력과 자원을 총동원해 처리시설을 충분히 확보해야 한다.”
 
소각시설이나 매립지 확보가 어려운 것이 결국 해당 지역의 반대 때문 아닌가.
"지자체가 관리 부담만 떠안고 이익은 없는 것이 현실이다. 문제가 생기면 온갖 비난도 지자체가 받는다. 쓰레기 처리 과정에서 나오는 이익을 지역 사회와 공유하는 쪽으로 제도를 보완하고 주민을 설득하는 일이 필요하다. 업자는 폐기물 매립 부담금을 낸다. 이게 다 국가로 들어가고 해당 지역에는 한 푼도 주지 않는다. 매립 부담금의 30% 정도라도 지방 교부금의 형태 등 어떤 식으로든 지역에 내려보내 이익을 공유하자는 얘기다. 폐기물 처리 시설 감시도 전문성이 떨어지는 지자체 공무원에게만 맡기지 말고 전문 감시기구를 통해 이뤄져야 한다. 그에 따른 행정 조치는 지자체가 하는 식으로 역할 분담이 이뤄져야 한다. 또 충분한 정보 제공과 교육을 통한 주민 감시권도 보장해 줄 필요가 있다.”
 
플라스틱 문제도 국제적 이슈로 떠오른 상태다.
"코카콜라, 펩시, 유니레버, 네슬레 등 글로벌 기업들이 2025년까지 플라스틱 포장재의 재생원료 사용 비율을 25% 이상 높이겠다고 약속했다. 완전한 플라스틱 순환경제를 만들기 위해 재생원료 사용비율을 대폭 높이는 식의 공격적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이들은 재생원료를 공급하는 화학업체들에 ‘너희들은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느냐’고 적극적인 요구를 하는 추세다. 플라스틱 문제는 더는 환경 문제로 국한되지 않고 산업 재편이라는 국제적 패러다임의 전환 차원에서 봐야 한다. 환경부와 석유화학 업계가 TF를 만들어 이런 전환기에 걸맞은 공동의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종이빨대도 오염 유발, 일회용 줄여야
 
쓰레기를 줄이기 위한 시민의 노력도 필요하다. 최근에는 플라스틱 빨대 대신 종이 빨대를 쓰는 매장도 늘지 않았나.
"플라스틱보다 종이가 상대적으로 친환경이라 막 써도 좋다는 생각은 잘못된 것이다. 종이도 오염을 유발한다. 일회용 친환경은 없다. 쌀 빨대, 바이오 플라스틱 또는 다회용 빨대 등 다양한 대체품을 찾아야 하고 꼭 필요할 때가 아니고는 가급적이면 일회용은 쓰지 않는 것이 좋다.”
 
홍 소장은 인터뷰 말미에 꼭 짚고 넘어갈 부분이 있다고 했다. 각 가정에서 이뤄지는 분리배출 문제였다. 그는 두 가지를 강조했다. 하나는 재활용품 분리 배출 시 오염물을 최대한 제거하는 ‘세척’에 신경을 써 달라는 당부였다. 다른 하나는 분리배출 방식이다. 플라스틱, 병, 캔 등 품목별 분리배출 통이 있는 아파트와 달리 단독주택 지역은 선별장의 현장 선별 방식에 따라 배출이 달라져야 한다는 것이다. 홍 소장은 "폐지와 스티로폼, 비닐은 따로, 나머지는 비닐봉지에 한꺼번에 담아 분리 배출하는 중분류 방식으로 해야 선별장에서 효율적으로 처리가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일회용 라이터나 칫솔, 빨대 등은 가정에선 플라스틱으로 분리해도 선별장에서 재활용품으로 분리되지 않고 쓰레기로 처리된다는 사실도 우리가 오해하고 있는 사실 중 하나다.
 
고성표 기자 muzes@joongang.co.kr

구독신청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PHOTO & VIDEO

shpping&life

많이 본 기사

댓글 많은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