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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개혁, 정권 명운 걸 일이었나?”

강남 좌파 2

강남 좌파 2

강남 좌파 2
강준만 지음

강남 좌파 공론화 강준만 교수
『강남 좌파 2』서 불량 정치 비판

선악 이분법, 투쟁적 개혁 모델
진보 겨냥한 진보 논객의 쓴소리

인물과사상사
 
‘강남 좌파’ 스페셜리스트가 다시 등장했다. 2006년 월간 ‘인물과사상’에 ‘‘강남 좌파’ : ‘엘리트 순환’의 수호신인가?’라는 글과 2011년 『강남 좌파 : 민주화 이후의 엘리트주의』라는 책을 냈던 강준만 전북대 신문방송학 교수가 『강남 좌파 2』를 펴냈다. 조국 전 법무장관이 재소환한 강남 좌파 논쟁에 강 교수는 예리한 칼을 들이댔다.
 
강남 좌파란 용어에 대해서는 멸칭이나 폄하, 빈정거림보다는 ‘엘리트 독식’이라는 현상으로 접근한다. 좌파건 우파건 한국 정치인과 고위 공직자, 고위 경영자 등 지도층 인사엔 부와 권력의 상징인 ‘강남’적 특징을 지닌 계층 출신이 압도적으로 많다. 강남 좌파 문제는 조국 사태로 끝날 일이 아니라 앞으로 두고두고 계속될 한국 정치의 근본 과제라고 본다.
 
저자는 강남 좌파 시리즈 2를 들고나오게 된 것은 ‘왜 정치는 불평등을 악화시킬까’라는 질문에서 출발했다고 한다. 한국 사회에서 지배적인 ‘1%대 99% 프레임’(상위 1%에 문제가 있다는 인식) 대신 강남 좌파가 대거 소속된 20%대 나머지 80%의 프레임으로 가야 근본적으로 불평등 문제를 제대로 짚고 넘어갈 수 있다는 인식에서다. 강남 좌파가 상위 1%에 비난을 쏟아부으며 면피할 것이 아니라 자신들이 속한 20% 계층의 기득권에 반하는 실질적 정책을 내세울 때만이 진정한 개혁에 다가갈 수 있다는 논리다.
 
조국 사태는 많은 것을 남겼다. 진보 좌파의 위선적인 민낯을 드러냈고 한국사회를 이념적 내전 상태로 몰고 갔다. [연합뉴스]

조국 사태는 많은 것을 남겼다. 진보 좌파의 위선적인 민낯을 드러냈고 한국사회를 이념적 내전 상태로 몰고 갔다. [연합뉴스]

진보 진영의 대표적 학자 중 한 명으로 꼽히는 저자는 이 시대에 금기시되는 ‘내부 총질’도 서슴지 않았다. 정파적 싸움에 가담할 생각은 없다면서도 진영 논리와 진보 코스프레의 오류, 개혁과 진보의 의제 설정 오류, 민생 개혁과 민주화 운동 동일시 오류를 날카롭게 드러내 보였다. 그 과정에서 강남 좌파라는 개념이 한국 정치의 전반적인 현실이 됐으며 그로 인한 문제는 기존의 좌우, 진보보수 이분법으로는 해결할 수 없다는 걸 말하고자 했다. 이 책엔 강남 좌파를 필두로 하는 진보 진영에 대한 쓴소리가 가득 차 있다.
 
한국에선 지금 교육을 통해 ‘개천에서 용 나는 시대’는 끝났다는 인식이 강하다. 교육은 세습되고 부도 유전된다. 그런 면에서 자신의 안위에만 몰입한 지도층의 행태는 분노감을 던져 주기에 충분하고도 넘쳤다. 몰염치한 ‘스펙 품앗이’를 하는 주 계층 또한 강남 좌파가 몰린 상위 20%가 아니었던가. 이런 교육의 불평등 또는 정치적 불평등을 비판한 강남 좌파는 드물었다. 진영 내부의 오류를 교정해 잘할 수 있는 방법을 찾지는 않고 반대 진영을 공격하는 데 모든 역량을 집중한 결과가 아니냐고 저자는 분석한다.
 
도덕적 우월감이라는 진보, 특히 강남 좌파의 선악 이분법엔 통렬한 일침을 가했다. 소통을 통해 지지 기반을 넓혀 나가기보다는 적 만들기를 통해 진영을 선동함으로써 지지 기반을 굳히려는 정치는 앞으로 남고 뒤로 밑지는 장사이며 진보를 죽이는 길이 아닐 수 없다고 경고한다.
 
이 시점에서 검찰 개혁에 명운을 거는 진보 정권의 선택에 대해서도 날을 세웠다. 저자는 조국 사태가 보수 진영에 공격의 빌미를 제공하자 그 과정에서 전쟁의 명분으로 검찰 개혁이 과도하게 부풀려진 상태로 등장하게 아닌가 하는 가설을 제기했다.
 
운동권 386은 개혁을 민주화운동의 연장 선상에서만 생각하고 실제로 그런 정책을 주요 의제로 삼거나, 민생문제에도 민주화 투쟁 모델을 적용시킨다고 비판했다. 보수파에 대한 공격만이 진보의 본령인 것처럼 진보적 지지자들을 호도하고 선동하는 일을 전문으로 하는 직업적 선동가들도 적지 않다고 지적했다.
 
『강남 좌파 2』는 한국의 진보 진영에 대한 고언을 담고 있는 진보코치론이다. 고언은 언제나 입에 쓴 법이다. 어쩌면 진보 진영이 꿈꾸는 장기 집권의 비법이 이 책에 모두 담겨 있을 수도 있다. 강남 우파라 하더라도 귀 기울여야 할 대목이 많다. 문제는 실천이다. 저자의 지적처럼 그 유명한 2016년 대통령 취임사를 진정성 있게 실천하면 된다. 그땐 탄핵을 지지했던 보수 진영 다수도 우리가 취임사에 나오는 ‘그런 나라’가 될 줄 알았다. 진영 논리에 매몰되지 않는 신민주주의는 강남좌우파는 물론 모든 국민의 소망이 돼야 할 것이다. 이 책은 그 각성제라 할 만하다.
 
한경환 기자 han.kyunghw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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