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닫기
닫기

일단 살아난 지소미아…89년 노태우 정부 때 첫 제안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 지소미아가 체결된 지 3년 만에 종료 전 6시간까지 내몰렸다가 살아났다. 그렇다고 완전히 살아난 건 아니다. 언제든 종료될 수 있는 상황이다.
김유근 국가안보실 1차장이 22일 오후 청와대 춘추관에서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청와대사진기자단

김유근 국가안보실 1차장이 22일 오후 청와대 춘추관에서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청와대사진기자단

 
김유근 청와대 안보실 1차장은 20일 오후 6시 “우리 정부는 언제든지 지소미아 효력을 종료시킬 수 있다는 전제 하 지소미아 종료 통보 효력을 정지한다”고 발표했다. 청와대는 장차 일본과 대화를 할 텐데, 지소미아가 정상화되기 위해선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가 철회되어야 한다는 입장을 유지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최종 해결은 일본측 태도에 달려 있다”면서 “상당 기간 지연되는 것을 우리 정부로서는 허용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과 일본이 2급 이하 군사 비밀을 공유할 수 있도록 한 지소미아는 유효 기간이 1년이다. 만기 90일 전에 어느 한쪽이라도 종료 의사를 통보하면 종료되는데 2016년 11월 23일 체결된 이후로 서로 파기 의사를 밝히지 않아 2017년과 2018년에 1년씩 연장됐다. 그러다 청와대가 올 8월 지소미아를 연장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가, 효력 마지막날인 이날 종료 결정을 중지한 게다.
 
지소미아는 2010년 일본 정부의 제안으로 체결 논의가 시작된 이후 2016년 최종 서명에 이르기까지, 또 그런 후에도 우여곡절이 많았다.
 
지소미아는 원래 1989년 노태우 정부가 조총련(재일조선인총연합회) 등 일본 내부의 대북 정보를 공유할 필요성 때문에 일본 정부에 협정 체결을 제안했다. 하지만 당시엔 일본 정부가 별다른 관심을 보이지 않아 본격적인 논의는 이뤄지지 않았다.
김관진 국방장관과 기타자와 도시미 일본 방위상, 한일 국방장관 회담

김관진 국방장관과 기타자와 도시미 일본 방위상, 한일 국방장관 회담

 
그러다가 이명박 정부 때인 2009년 4월과 5월 북한이 장거리 우주로켓과 2차 핵실험을 실시하자 이듬해 10월 일본이 지소미아 체결을 제안했다. 당시 일본은 지소미아뿐 아니라 상호군수지원협정(ACSA·악사)까지 제안했지만, 유사시 일본 자위대가 한반도 문제에 개입할 수 있는 우려 때문에 악사 체결은 보류했다.

 
2011년 1월 김관진 당시 국방부 장관이 일본 방위상과 만나 공식 논의가 시작됐다. 이명박 정부는 2012년 6월 국무회의에 지소미아를 비공개 안건으로 상정해 통과시켰으나 이때 ‘밀실 추진’ 논란이 불거졌다. 결국 정부는 서명 직전에 체결을 연기했다. 당시 밀실처리 파문에 대한 책임을 물어 문책성 인사를 당한 외교통상부 동북아국장이 현 조세영 외교부 제1차관이다.

 

지소미아 논의가 수면 위로 다시 떠오른 건 박근혜 정부 때인 2016년이다. 북한이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등 20여 발의 미사일을 발사하고 4차, 5차 핵실험을 강행했기 때문이다. 박근혜 정부는 2014년 12월 한·미·일 정보공유약정(TISA)을 맺고 미국을 매개로 정보를 교환해왔지만 북핵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한·일 간 직접 정보교환의 필요성이 제기됐다.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 서명식이 열린 23일 국방부가 "취재를 허용하지 않기로 일본과 합의했다"며 현장사진 취재를 불허했다. 이에 사진기자들은 나가미네 야스마사(長嶺安政) 주한 일본대사가 들어오는 순간 국방부 청사 로비에 카메라를 내려놓고 항의하고 있다. [중앙포토]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 서명식이 열린 23일 국방부가 "취재를 허용하지 않기로 일본과 합의했다"며 현장사진 취재를 불허했다. 이에 사진기자들은 나가미네 야스마사(長嶺安政) 주한 일본대사가 들어오는 순간 국방부 청사 로비에 카메라를 내려놓고 항의하고 있다. [중앙포토]

이에 따라 박근혜 정부는 2016년 10월 27일에 열린 국가안전보장회의(NSC)에서 협정 체결 논의를 재개하기로 하고, 27일 만인 11월 23일 당시 한민구 국방부 장관과 나가미네 야스마사 주한 일본대사가 지소미아 체결에 최종 서명하기에 이르렀다. 과장급 실무협의 두 번으로 최종 서명식까지 진행됐다.
 
이를 두고 당시 야당이었던 더불어민주당은 ‘졸속 체결’이라고 비난했다. 민주당의 대선주자였던 문재인 대통령도 “정부가 협정체결을 강행하면 제가 대통령이 된 이후 협정 폐기를 약속드린다”고 반대했다. 문 대통령은 실제 2017년 취임한 첫 해 지소미아의 연장 재검토를 지시했다. 양국 간 정보교환 현황의 전수 조사를 지시한 뒤 그 평가 결과를 토대로 연장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것이었다. 사실상 폐기를 염두에 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문재인 정부는 그러나 종료 통보를 하지 않았다. 나름 유용했다고 판단한 게다. 정부가 지소미아 체결 이후 일본과 정보를 교환한 건수는 2016년 1건, 2017년 19건, 2018년 2건, 2019년 8월까지 8건 등 총 30건으로 집계된다.
 
지소미아가 다시 논란이 된 건 지난 8월부터다. 일본 정부가 지난해 10월 한국 대법원의 일제 강제 징용 판결에 대한 보복 조치 일환으로 한국에 대한 수출규제 조치를 실시하자 청와대도 8월 22일 NSC를 열어 지소미아 종료를 발표한 것이다. 외교안보라인을 중심으로 “일본을 움직일 지렛대로 지소미아를 이용하자”는 얘기가 나왔다고 한다. 내부 논란이 있었지만 문 대통령의 의중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당초 연장으로 전망됐던 지소미아를 청와대가 전격 종료 선언하자 미국은 이에 대한 우려와 실망을 표명하며 한국과 일본을 강하게 압박했다. 그럼에도 청와대는 최근까지 “일본의 태도 변화 없이는 지소미아 종료 결정을 재고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유지했다. 그러나 지소미아 효력 상실 하루를 앞두고 막판 일본 측과 물밑 접촉을 거쳐 종료 시한을 미루는 안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위문희 기자 moonbright@joongang.co.kr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PHOTO & VIDEO

shpping&life

많이 본 기사

댓글 많은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