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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전문가들 환영 "지소미아 시작으로 한일 악순환 되돌려야"

"문 대통령 고립 대신 동맹 택했다…반일 감정보다 안보 우선"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4일(현지시각) 태국 방콕에서 열린 역내 포괄적 경제동반자협정(RCEP) 정상회의에서 참석자들과 기념촬영하고 있다. 왼쪽은 아베 신조 일본 총리. [청와대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4일(현지시각) 태국 방콕에서 열린 역내 포괄적 경제동반자협정(RCEP) 정상회의에서 참석자들과 기념촬영하고 있다. 왼쪽은 아베 신조 일본 총리. [청와대사진기자단]

"한국은 동·서에 두 대양이 있고 남·북으로 지켜줄 우방 국가가 있는 나라가 아니다. 고립은 선택지가 아니다."

데이비드 맥스웰 민주주의수호재단 선임연구원이 22일(현지시간) 청와대가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지소미아)의 종료를 조건부 유예한 데 "문 대통령이 고립 대신 동맹을 선택했다"며 환영하며 한 말이다. 그는 "비록 조건부지만 문 대통령이 자신의 지지 기반과 반일 감정에 맞서 한일 과거사보다 한국의 국가안보를 우선시한 것을 칭찬하고 싶다"고 말했다.
 

[지소미아 종료 미국 전문가 7인 설문]
손턴 "한일 양국 전방위 관계 복원 나서야"
클링너 "트럼프, 50억 달러 요구 재고해야"
크로닌 "동북아 안보를 위한 최선의 선택"
오핸런 "北 분열 활용, 도발할 기회 안 줘"

수전 손턴 전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 대행도 중앙일보 설문에서 "지소미아 종료 유예 결정을 환영한다"면서 "지소미아는 미국의 두 동맹국이 심각한 위협에 직면했을 때 단합할 수 있다는 것을 다른 나라, 특히 북한에 보여주기 위해 상징적으로 중요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지소미아를 유지한 것을 시작으로 이제부터 지난 한·일 관계의 악순환을 되돌려야 한다"며 "양국이 냉철한 리더십으로 전방위적으로 관계 복원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브루스 클링너 헤리티지재단 선임연구원은 중앙일보에 "한·일이 마지막 순간 지소미아 잔류를 결정한 건 놀라운 일이며 환영할 소식"이며 "문 대통령은 국민 정서보다 국가 안보를 우선한 데 마땅히 칭찬받아야 한다"고 했다. "이번 조치는 반일 여론과는 충돌해 미국의 강력한 압박에 굴복했다는 국내 비판을 받을 수도 있을 것"이라고 하면서다.
 
마이클 오핸런 브루킹스연구소 선임연구원도 "지소미아는 과거 우리가 없이도 지냈다는 점에서 군사적 함의보다 정치적 의미가 훨씬 중대하다"고 했다. "한·일이 사태 해결을 노력한 것은 북한이 한·미·일 분열을 기회로 보고 위험한 도발을 감행해 전쟁 위험을 증대하지 않도록 예방한 것"이라고 했다.
 
패트릭 크로닌 허드슨연구소 아태평양 안보 석좌도 "한·일 간 직접 정보공유는 미국의 강력한 동북아 안보시스템의 하나"라면서 "문 대통령이 마침내 한국과 동북아 안보를 위해 최선의 선택을 했다"고 칭찬했다. 그는 "지소미아 종료를 하지 않은 것은 한·미·일 한국은 물론 미국과 일본의 안보에 도움이 되는 결정"이라고도 평가했다.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 체결부터 종료 유예까지. 그래픽=신재민 기자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 체결부터 종료 유예까지. 그래픽=신재민 기자

"SMA 협상 긍정적 영향" vs. "트럼프 관심 사항이라 별개" 엇갈려 

단 전직 관료들과 전문가들은 향후 지소미아와 방위비 분담금(SMA) 협상, 주한미군 감축 문제가 모든 연계돼 있다는 시각에 대해선 엇갈렸다.
클링너 연구원은 "지소미아 유지 결정은 한국이 동맹 미국의 거듭된 요청을 수용했다는 점에서 한국이 주한미군에 충분히 돈을 대지 않는다는 미국의 인식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행정부는 마땅히 한·일에 대한 400~500% 분담금 증액 요구를 재고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손턴 전 차관보 대행은 "지소미아 문제는 정치적 측면이 강하지만 SMA 협상과는 별개로 두 문제가 연계돼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했다. 그는 다만 "우리 현직 대통령은 드라마로 가득찬 협상을 좋아하기 때문에, 합의가 제때 이뤄지지 않아 한·미 관계가 다시 정치적 시험대에 오르지 않도록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 박 브루킹스연구소 한국 석좌도 "지소미아 연장은 분명 미국이 환영할 일이지만 SMA는 다른 문제"라며 "지소미아 철회 유예 결정이 트럼프 행정부의 영향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진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행정부 관리들과 달리 트럼프 대통령 본인은 한·일 관계에는 관심이 없고, 분담금 협상에만 관심을 보이며 4배 증액이란 부당한 요구를 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크로닌 석좌는 "최근 한·미 간의 분담금 액수를 둘러싼 다툼이 북한에 잘못된 메시지를 줄 수는 있겠지만, 주한미군 철수로 이어질 것이란 전제에는 동의할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미군의 전방 배치는 미국 행정부와 의회는 물론 양국 정부가 참여한 신중한 계획과 절차에 기반을 둔 것"이라고 설명했다.

게리 새모어 전 백악관 대량살상무기 조정관은 "이번 지소미아 사태나 방위비 협상(SMA)을 둘러싼 한·미 논란은 모두 트럼프 대통령에게 책임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한·미동맹은 이런 충격 정도는 이겨내고 생존할 것"이라며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2020년 재선되지 않는다면 이런 문제들이 다 해결될 것"이라고 했다.
 
워싱턴=정효식 특파원 jjpo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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