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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혼하지 않는 부부의 비밀 아세요?

기자
박혜은 사진 박혜은

[더,오래] 박혜은의 님과남(62) 

 
연애 시절 남편은 직업 특성상 근무지를 자주 옮겨 다녀야 했습니다. 그리고 그런 남편을 보기 위해 전 때때로 긴 시간의 이동을 해야 했죠. 물론 그때야 사랑에 눈이 멀어 힘든 것도 몰랐던 시절이었습니다.

 
마음의 무게를 잴 수는 없겠지만 마음을 눈으로 확인할 수 없으니 종종 사랑하는 사이에서 셀 수 있는 것들로 서로의 사랑을 가늠하는 실랑이를 벌이곤 한다. [사진 pixabay]

마음의 무게를 잴 수는 없겠지만 마음을 눈으로 확인할 수 없으니 종종 사랑하는 사이에서 셀 수 있는 것들로 서로의 사랑을 가늠하는 실랑이를 벌이곤 한다. [사진 pixabay]

 
얼마 전 데이트를 위해 종종 가던 지역을 오래간만에 찾게 되었는데, 여기저기 참 많이도 만나러 다녔다며 자연스레 그때 그 시절 이야기를 꺼내게 되었죠. 그러던 중 아마도 내가 움직인 거리가 훨씬 많지 않았겠냐는 내용의 말을 건넸습니다. 이미 지난 일이긴 합니다만 저의 노력을 티 내고 싶었던 모양입니다. 그러자 남편은 양으로 사랑을 말하지는 말자고 대답합니다.
 
물론 마음의 무게를 잴 수는 없겠지만 마음을 눈으로 확인할 수 없으니 종종 사랑하는 사이에서 셀 수 있는 것들로 서로의 사랑을 가늠하는 실랑이를 벌이곤 합니다. 사람에 따라 다르긴 하겠으나 연애 시절엔 왜 손은 안 잡고 걷는지, 이야기할 때 내 눈은 왜 바라보지 않는지, 사랑한다는 말을 더 자주 하지 않는지 등의 것들도 셀 수 있는 종류에 포함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결혼 후 시간이 지나면서 그보다는 서로의 귀가시간이나 가사노동 혹은 육아에 투자하는 시간, 서로의 생활비 등이 훨씬 더 많은 이야기 대상이 되어갑니다.
 
싸울 때 서로를 마주 볼 확률이 그렇지 않은 부부보다 2.5배나 높았다. 서로를 마주보는 것이 많은 부부의 다툼을 악화시키는 회피나 무시 등의 행동을 막아주기 때문이다. [사진 pixabay]

싸울 때 서로를 마주 볼 확률이 그렇지 않은 부부보다 2.5배나 높았다. 서로를 마주보는 것이 많은 부부의 다툼을 악화시키는 회피나 무시 등의 행동을 막아주기 때문이다. [사진 pixabay]

 
뇌신경학자이자 베스트셀러 작가인 조나 레러는 그의 책 『사랑을 지키는 법』을 통해 사랑에 대해 연구하고 사랑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그는 책을 통해 사랑에 관련된 각종 사례와 실험결과를 전하면서 사랑을 과학적으로 정리했죠. 여러 실험 가운데 하나로 이혼하지 않는 부부의 비밀이 담겨있습니다. 6년간 부부들의 싸움을 관찰한 내용이었습니다. 그 비밀 중 하나는 바로 ‘마주보기’ 에 있었습니다. 이들은 싸울 때 서로를 마주 볼 확률이 그렇지 않은 부부보다 무려 2.5배나 높았죠. 서로를 마주보는 것이 많은 부부의 다툼을 악화시키는 회피나 무시 등의 행동을 막아주기 때문이었습니다.
 
‘침묵 예능'이라는 새로운 컨셉으로 주목받고 있는 ‘아이콘택트’라는 프로그램이 있습니다. 저마다 각자의 사연을 가진 이들이 '눈맞춤'이라는 경험을 통해 진심을 전하는 프로그램이죠. 오랫동안 서먹했던 두 사람이 벽을 마주하고 앉습니다. 마음의 준비를 마치고 신호를 보내면 두 사람을 가로막고 있던 벽이 올라갑니다. 서서히 서로의 모습이 보이기 시작하면 각자는 부자연스러움을 감추지 못하죠. 벽이 다 올라간 후에도 바로 눈을 맞추지 못합니다. 그리고 서로의 눈이 마주하는 순간 하염없이 눈물이 흐릅니다.
 
서운함이 깊어져 말이 줄어든 사람들은 시간이 지나면서 그 서운함을 풀지 못하고 서로를 피했습니다. 큰 아픔을 함께 겪은 사람들은 그 아픔의 크기를 감당하지 못해 서로를 피하기 시작했죠. 때때로 한 번도 만난 적 없는 사이지만 같은 종류의 아픔을 가진 이들이 마주 앉는 경우도 있습니다. 어떤 경우에도 말이 생략된 눈맞춤이 서로에게 더 많은 이야기를 하고 있음을 프로그램은 보여주고 있습니다.
 
조나 레러는 위에서 말한 그는 책에서 전합니다. ‘사랑을 측정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달콤한 말이 아니라 얼마나 기꺼이 참아내는가 하는 것이다.’ 참아낸다는 말이 너무나 현실적으로 다가오지만 억지로가 아닌 기꺼이 참아낸다는 것이 위안이 됩니다. 이미 많은 시간을 부부의 이름으로 살고 있는 사람들은 알고 있죠. 기꺼이 참아내는 것이 달콤한 말보다 훨씬 더 많은 노력을 해야 함을 말입니다.
 
한 해가 얼마 남지 않은 지금 우리 부부 사이는 어떤 셈을 이야기하고 있나요? 기꺼이 서로를 위해 많은 것을 참아온 아내와 남편을 마이너스가 아닌 플러스의 셈으로 마주 보아 주세요.
 
굿커뮤니케이션 대표 theore_creato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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